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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수가 재난 테러 상황?" …어이없는 청주시 대응 매뉴얼 '빈축'

(세종ㆍ충북=뉴스1) 김용언 기자 | 2015-08-03 20:06 송고
사흘째 충북 청주 일부 지역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3일 오후 상당구 금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비상급수 차량에서 물을 받아가고 있다. 지난 1일 상당구 지북정수장 인근 수도관 연결공사의 완료 시간이 늦어지고 이곳에 매설된 지름 800㎜와 900㎜의 상수도관 이음부에서 두 차례 누수가 발생하면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2015.8.3/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충북 청주시의 사상 초유 ‘단수 대란’과 관련, 시의 부실한 위기 대응 매뉴얼이 도마에 올랐다.
복구 현장에 나간 직원조차 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거나 매뉴얼 존재 여부조차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청주시가 3일 오후 뒤늦게 공개한 ‘식·용수분야 위기대응 행동매뉴얼’에 따르면 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위기대응조치 및 절차는 관심(Blue)→주의(Yellow)→경계(Orange)→심각(Red) 등 4단계로 나눠져 있다.

구체적 상황으로는 ▲장기간 가뭄에 따른 급수제한/중단 ▲상수원의 수질악화 ▲수도시설/설비 파괴 ▲식수시스템 운영중단(불법파업) 등을 부여해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로 명시돼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의 위기대응 매뉴얼은 실전에서 전혀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의 대응 매뉴얼에는 이번 사고 원인으로 지적된 도수관로 연결 작업 중 발생한 파손 등에 대한 예시가 전무하다.  

복구 현장에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날 오후 복구 현장에 투입된 상수도사업본부 공무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지금 4가지 상황 중 어떤 경우에 포함되는지는 매뉴얼을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을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수도시설·설비 파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가 예시로 든 매뉴얼 제3절 ‘수도시설·설비파괴’는 재난 및 테러 등으로 인한 수도시설의 파괴·파손 시 적용되는 대응책이다.

대응 조치는 교통·인원 통제, 안전펜스 설치 등으로 상수도관 공사 중 발생한 이번 사고 대응 방법과는 거리가 멀다.

매뉴얼 부재와 함께 시의 허술한 상황파악과 변명만 늘어놓는 무책임 행정도 빈축을 사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 한 관계자는 “좋은 훈련을 했다”는 발언으로 비난을 자초했다. 

단수 피해 세대 수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피해 축소 의혹마저 일고 있다.

전명우 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처음 1500여 세대에 단수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고 최대 5000여 세대가 피해를 봤지만 일부 물 공급이 재개되면서 현재 2000여 세대가 불편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수 피해가 집중된 상당구 용암동과 금천동 주민들은 "피해 규모는 그 이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whenik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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