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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롯데에 불매운동 확산…재계, 반기업 정서 불똥튈까 '전전긍긍'

'불투명한 지배구조' 기업 불신감 증폭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5-08-04 06:40 송고 | 2015-08-04 10:36 최종수정
가족간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면담을 갖기 위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2015.8.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가족간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면담을 갖기 위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2015.8.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재계가 숨죽이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승계 분쟁에서 촉발되고 있는 불매운동이 반(反) 기업 정서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권 승계 문제가 불거질때 마다 '탐욕스럽다', '있는 사람들이 더한다'는 등 부정적인 견해가 많긴 했지만 이번처럼 국민들이 격한 감정을 쏟아낸 적은 드물었다.

국내 재벌기업들이 손가락질 당하는 불투명한 밀실경영이 롯데를 계기로 도마위에 오르면서 광복절 특별사면, 노동시장개혁 등 재계 차원에서 추진해 온 각종 현안에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비상장 일본 내 계열사가 한국 롯데도 지배 '대기업 불신감 최고조'

롯데그룹은 일본 내 비상장 계열사가 한국의 핵심 계열사 지분을 움켜쥐고 지배하는 불투명하면서도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도쿄 신주쿠에 사무실을 둔 광윤사가 롯데홀딩스의 지분 33%(추정치)를 소유한 최대주주이며, 롯데홀딩스는 다시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지분을 19.07%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일본과 한국의 전 계열사들을 손아귀에 넣고 있다. 

이 광윤사와 롯데홀딩스의 주주는 신격호(94) 총괄회장과 신동주(61)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본인들이다.

때문에 이번 경영권 승계 다툼의 승패는 일본인 주주들이 신격호·신동주 편에 서느냐 아니면 신동빈 편에 서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경영주의 운명, 롯데그룹의 앞날이 일본 주주들에게 달린 셈이다.

롯데의 이러한 지배구조는 국민들에게는 '과연 롯데가 한국기업이냐, 일본 기업이냐'는 논란을 낳았다. 롯데의 경영권 분쟁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는 "국민들의 애국심을 이용해 돈벌어 일본으로 빼가는 무늬만 한국기업, 불매운동 전개하자", "롯데는 일본이 우리나라에 꽂아놓은 빨대" 등 부정적인 내용이 댓글이 줄줄이 달리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의 댓글들은 '공감' 최상위권에 오르는 등 높은 호응을 얻으며 반 롯데 정서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신동빈, 한국말 인터뷰 수습 나섰지만 반응은 '싸늘'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3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롯데는 일본 기업이냐'는 질문에 "우리나라에서 매출의 95%가 발생하는 한국기업"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일본에서는 일본 기업으로 말하지 않겠냐", "한국어나 좀 잘해라"는 등의 부정적인 견해의 댓글들을 줄줄이 달았다.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은 다음 일정으로 제2롯데월드를 찾았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특히 과거 이명박 정부시절 인근 성남시 소재 서울공항 활주로 각도를 변경하면서까지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받아낸 것을 새삼 회자하며 "정권과 결탁해 국가안보는 신경도 안쓰는 기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지배구조도 문제지만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이 일본어가 훨씬 더 익숙한 것에 국민들은 적지 않은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한국 태생이지만 신동주, 신동빈 두 아들은 일본인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88) 여사와의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다. 일본어로 경영권 승계 문제를 상의하는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육성녹음은 두 형제의 정서가 일본인에 가까울 수 밖에 없다는 추측이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언어는 민족의 정서를 표현하고 가늠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확실한 척도이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한국어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지만 '형보다 좀 더 낫다'는 정도였다.

◇'롯데=일본기업' 이미지 타격 불가피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젊은 시절 껌을 팔아 일으킨 소비재 중심 기업이다.

제과, 푸드, 칠성음료 등의 식품과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유통을 주력 계열사를 두고 있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매움직임은 기업 경영전반에 적지 않은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실제 불매운동이 노골화되지는 않더라도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면 과거 우리나라를 식민 지배했던 일본에 감정이 좋지 않은 국민정서상 경영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재계는 국민들의 반 롯데 움직임이 반 기업 정서로까지 확대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민정서가 반기업으로 흐르면 이달 15일 광복절을 기업인 특별사면이 불가능해질 수 있고 노동시장개혁과 같은 주요 현안들도 '올스톱' 될 수 있다.

특히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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