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7·KB금융그룹)가 3일(한국시간) 끝난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컵을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있다. © 로이터=News1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업을 달성한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꿈에 그리던 목표를 달성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박인비는 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트럼프 턴베리 골프장의 에일사 코스(파72·6410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총상금 3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추가, 고진영(20·넵스·9언더파 279타)을 세 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이로써 박인비는 LPGA투어 역사상 7번째,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기록을 작성하게 됐다.

박인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너무나 기분이 좋다. 꿈꿔왔던 목표를 이룰 수 있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고 운을 뗐다.

지난 2013년 메이저대회 3연승을 달성하며 그랜드슬램 달성을 목전에 뒀던 박인비는 브리티시 오픈에서 번번히 우승에 실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세 번째로 도전한 대회에서 기어이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 골프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박인비는 "대회 전 허리도 안 좋았고, 샷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그 부분이 좀 더 부담감을 덜 안고 경기를 하게 된 계기가 된것 같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대회 전 허리 통증으로 프로암 대회를 기권하는 등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다.

박인비는 그럼에도 최강의 실력을 과시했다. 특히 4라운드에서는 버디 7개와 이글 한 개를 포함해 무려 7타를 줄이는 괴력을 보이기도 했다.

박인비는 "2, 3번홀 연속 버디 후 4, 5번홀 연속 보기를 범하면서 '이번에도 힘든건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긍정적으로 경기에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후배 고진영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박인비는 "고진영이 이번 대회에서 정말 잘했다. 재능이 많은 선수인 만큼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5대 메이저대회 중 4개 대회에서 우승한 박인비는 오는 9월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마저 제패할 경우 '슈퍼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이는 1990년대말~2000년대 초반 역시 5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했던 캐리 웹(호주)말고는 아무도 달성한 적이 없는 대기록이다.

그러나 박인비는 욕심을 내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에비앙이 메이저로 승격하기 전 우승한 경험이 있다. 메이저에서 다시 우승한다면 의미가 있겠지만, 브리티시에서 우승해야 진정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 생각했다"면서 "에비앙에서도 좋은 경기를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인비는 오는 7일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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