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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검토… 금융공룡 탄생하나

통신·인터넷·BC카드 등 고객 수천명.. 금융+ICT 시너지 기대
대기업 집단으로 은산분리 예외 적용 안되는 것이 걸림돌 예상

(서울=뉴스1) 송기영 기자 | 2015-07-31 19:27 송고 | 2015-07-31 19:29 최종수정


서울 세종로 KT 본사 © News1
서울 세종로 KT 본사 © News1


'통신공룡' KT가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동전화 가입자만 1800만명이 넘는 데다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까지 수천만명을 확보하고 있는 KT가 인터넷 전문은행에 진출했을 경우 핀테크(FinTech) 시장의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특히 KT는 BC카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이를 활용했을 경우에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간의 융합으로 새로운 사업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신광석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관련 컨퍼런스콜에서 "핀테크 사업 활성화를 위해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KT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설은 파다했지만 KT가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점에서 KT의 '검토'는 단순히 검토 차원을 넘어 사실상 진출을 확정지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T가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눈을 돌리려는 것은 포화상태인 통신시장에서 벗어나 금융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으려는 것이다.  KT는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위해 지난달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최근 증권사와 은행 등과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오는 9월30일과 10월1일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 일괄 신청을 받기로 했기 때문에 조만간 KT 컨소시엄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핀테크로서 역할을 하려면 이동통신사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KT의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 선언도 좋은 현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KT가 금융업에 본격 진출하면 이동통신 사업과 적잖은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6월말 기준 1847만명의 이동전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유선전화 1720만명, 초고속인터넷 815만명의 고객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고객수를 기반으로 이미 자회사 KTH를 통해 전자상거래, 간편결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KTH는 지난 21일 T커머스(TV를 이용한 전자상거래) 업계 최초로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KT는 BC카드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BC카드 가입자 2600만명, 가맹점수는 300만곳에 달한다. KT가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해 BC카드와 협업할 경우에도 상당한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 KT는 이미 BC카드와 함께 간편결제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KT의 최대 강점은 '빅데이터'다. 이동통신 고객과 BC카드 고객의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기존 금융사들이 만들지 못한 다양한 금융상품들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KT가 자회사들의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고객 정보를 분석해 다양한 금리의 대출상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점이 기존 금융사와 차별화된 경영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KT는 상호출자제한에 속해 인터넷 전문은행 지분을 4%에서 50%로 확대하는 은행법 개정안(은산분리 완화)이 국회에 통과되더라도 혜택을 받지 못한다. 현행법상 KT는 자력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KT가 은산분리에서 자유로운 금융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회 은행법 개정 과정에서 오너가 없는 대기업의 경우 은산분리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이 도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 경우 오너가 없는 KT는 인터넷 전문은행 지분을 50%까지 보유할 수 있다. 그러나 야당이 은산분리 완화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실제 이같은 예외조항이 반영될 지는 미지수다.


rck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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