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8일 밤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15.7.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신 회장과 동행한 신영자 이사장 "아버지, 가만 계세요"
신 총괄회장은 28일 오후 10시10께 일본 하네다에서 전세기를 타고 김포국제공항 입국장을 통해 귀국했다. 신 총괄회장은 말끔한 정장 차림에 두꺼운 담요를 무릎에 두른 채 휠체어를 타고 귀국했다. 신 총괄회장의 두 볼은 최근 사태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것처럼 깊게 파였다. 신 총괄회장은 우리 나이로 95세의 고령이다.
신 총괄회장은 입국장에 들어선 후 수십 명이 넘는 취재진을 응시했다. 신 총괄회장 뒤에는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동행했다. 신영자 이사장도 신 총괄회장과 마찬가지로 표정이 어두웠다. 27일 이들과 일본으로 함께 떠난 신 전 부회장은 28일 따로 귀국했다.이날 신 총괄회장에게 던진 기자들의 질문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직접 해임했느냐' '후계자로 신 회장을 뽑는 것이냐' 등 후계구도에 초점이 맞춰졌다.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6명의 이사 해임 결정이 스스로 내린 것인지를 묻기 위해서다. 신 총괄회장은 건강이상설에 휘말린 상황이다.
신영자 이사장은 신 총괄회장에게 "아버지, 가만 계세요"라며 취재진의 질문에 말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신영자 이사장은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확보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동생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후계자로 굳어지자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앞세워 '형제의 난'을 일으킨 신동주 일본 롯데 전 부회장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15.7.2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롯데 배지 달고 온 신동주, 日 매체 통해 "신 총괄회장 결정"
신 총괄회장이 귀국한 지 하루 만에 같은 장소, 비슷한 시간대에 신 전 부회장이 한국 땅을 밟았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오후 10시25분께 입국장에 들어섰다. 입국장 앞은 신 총괄회장이 귀국할 때 못지않게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신 전 부회장은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질문 공세를 받았지만 시종일관 웃는 표정으로 입을 굳게 다물었다.
기자들은 '롯데 일본홀딩스 이사회의 결정을 인정하느냐'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은 그의 동의를 얻고 일본에 데려간 것이냐' '광윤사 지분은 얼마인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모두 이번 사태의 쟁점과 맞닿은 질문이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의 양복 상의 왼쪽 깃에는 롯데배지가 달려있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일본 롯데의 모든 직책에서 해임됐다. 일명 '형제의 난'을 주도한 그의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물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사태에 대해 가장 할 말이 많은 신 전 부회장이 한국 취재진에게 침묵과 웃음만 보인 궁금증은 하루 만에 풀렸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가 이날 공개됐다. 그는 인터뷰에서 신 회장의 해임은 신 총괄회장의 결정이며 주주총회에서 이사의 교체를 제안할 뜻을 밝혔다.
신 회장은 전일 오후 6시께 한국에 들어오는 비행기 편을 예약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해당 항공 관계자는 "탑승자 명단에 신 회장이 있었는데 탑승하지 않았다"며 "현장에서 신 회장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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