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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롯데로?…신영자 이사장 롯데家 '맏딸 권리' 주장할까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함께 나란히 경영권 승계서 소외 '동병상련'
재계 "'동맹' 진짜 의도는 캐스팅보트 넘어선 본인 몫 주장"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5-07-30 06:10 송고
2015.07.29/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2015.07.29/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신영자(74)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이 롯데그룹 후계구도에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신 이사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과 손을 잡고 지속적으로 본인들의 권리를 주장하면 '향후 3개의 롯데로 갈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신 이사장은 그간 후계경쟁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것처럼 보였지만 신동빈(60) 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려 했던 아버지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일본행에 동행하는 등 둘째 동생의 '원톱 체제'에 제동을 걸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경영권 승계의 초점이 신동주(61)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부회장 다툼에 맞춰져 있지만 신 이사장도 만만치 않은 존재임이 확인되며 이 같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30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현재 롯데장학재단, 롯데복지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 등 그룹내 재단 법인을 맡고 있다.

신 이사장은 롯데쇼핑 사장으로도 재직하던 2009년 롯데삼동복지재단을 처음 맡은데 이어 2012년부터는 롯데장학재단과 롯데복지재단도 이사장도 겸임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를 맡으며 일본 롯데그룹을 이끌었던 첫째 동생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한국 롯데에 이어 일본롯데까지 품으려는 둘째 동생 신동빈 회장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 없는 명함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신 이사장을 롯데그룹 후계 경쟁구도에서 사실상 빠진 것으로 봐왔다.

그러나 지난 27일 일본 도쿄를 찾아 둘째 아들인 신동빈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하려 했던 아버지 신격호 회장과 동행하며 경영승계 경쟁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재계에서는 지난 1월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해임과 이달 15일 신동빈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선임 등을 묵묵히 지켜만보던 신 이사장이 그간의 침묵을 깨고 칼을 빼 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일 양국 롯데그룹이 모두 신동빈 회장에게 집중되면서 엄연한 오너일가인 신 이사장 입장에서는 좌시하고 있을 수 만은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일 양국 롯데그룹 실권을 쥐게 된 신동빈 회장은 형제들에게 아쉬울게 없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 이사장은 지금은 서로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 셈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독주하면서 경영권 승계에서 소외된 신 이사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해관계가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졌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미루어 보면 신 이사장이 어떤 식으로든 본인의 몫을 주장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사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오늘날의 롯데를 일구기까지 옆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부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신 이사장은 1973부터 1979년 호텔롯데 부사장을 지낸데 이어 1988년부터 2008년 까지 롯데쇼핑 총괄부사장을 지냈다. 1997년 롯데백화점 부사장, 2008년 롯데면세점 사장,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는 롯데쇼핑 사장으로 있는 등 롯데 경영의 핵심 계열사에 이름을 올려왔다.

롯데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이 한창 어려웠던 2000년대 중반부터 사업을 이끌며 토대를 닦은 분"이라며 "지금도 면세사업에 관심이 많아 정기적으로 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현재 서울 용산 자택과 소공동 롯데빌딩 사무실에 출퇴근하며 열정적으로 업무를 챙기는 등 그룹 사업에 변함없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롯데월드타워 100층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녀는 어렸을 때 생모를 잃고 아버지 없이 성장한 개인적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18세 때인 1940년 같은 마을의 고(故) 노순화 여사를 아내로 맞이해 결혼했고 신영자 이사장은 두 해 뒤인 1942년에 태어났다. 신 이사장이 태어날 당시 신 총괄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유학생활을 시작, 어머니 노 여사는 남편 없이 홀로 신 이사장을 키워야 했다.

홀로 신 이사장을 키우던 노 여사는 1951년 29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 신 이사장은 10살때부터는 고아처럼 지내야 했다. 이 때문에 신 총괄회장은 신 이사장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 이사장은 아버지가 일본에서 국내로 건너온 이후인 1967년 장오식 전 선학알미늄 회장과 결혼해 슬하에 1남3녀를 두고 있다.

이들 중 차녀인 장선윤씨는 호텔롯데 해외담당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셋째 딸 정안씨는 롯데백화점 바이어로 근무했지만 결혼 이후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 재영씨는 롯데그룹에 포장지를 납품하는 인쇄업체 유니엘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로서 기업 경영에 몸담았다면 누구나 욕심이 생기게 마련"이라며 "신영자 이사장 본인은 물론 챙겨주고 싶은 자녀가 있는 가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향후 3개, 그 이상으로 쪼개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의 한 핵심 관계자는 "향후 롯데그룹의 앞날에 대해 여러 시나리오를 그려보고 있지만 경영승계는 오너일가의 일로서 예측불허"라고 말했다.

2015.07.29/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2015.07.29/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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