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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형제의 난' 방관 신격호 속내는?…'오락가락' 행보 의문 증폭

1월 신동빈 회장 손들어주고, 7월 신동주 전 부회장 행동 방관
"형제간 분쟁 지켜볼 사람 아닌데"…'건강 이상설'까지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5-07-29 14:02 송고
2015.07.29/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2015.07.29/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롯데그룹이 형제간 분쟁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이 와중에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누구의 손을 잡고 있는지, 그리고 건강상태가 정상인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른바 '장남의 쿠데타'로 불리는 이번 일은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고령의 부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을 압박해 동생인 신동빈 롯데 회장을 내치려 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정리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나오면서 의혹을 낳고 있다. 무엇보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과연 알려진 것처럼 차남인 신동빈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인해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힘들다는 '건강이상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1월엔 차남, 7월엔 장남…신격호 총괄회장의 속내는?

올들어 롯데그룹은 후계구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을 일본롯데 주요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하면서부터다. 이로 인해 '장남은 일본, 차남은 한국'이라는 후계구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한국과 일본 모두 신동빈 회장이 거머쥐게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반발할 것이라는 분쟁의 소지는 다분했고, 결국 27일과 28일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 해임 사태라는 모습으로 터졌다.

표면적으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압박해 신동빈 회장 등을 해임하려 했다가 신동빈 회장이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역시 이번 사태를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과는 관계없이 신동주 전 부회장이 몇몇 친족들과 함께 독단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27일 1차 해임 사태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이 동석했음에도 신동주 전 부회장의 독단을 지켜보고만 있었다는 것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알려진대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 신동빈 회장에게 가 있다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 등을 해임하려 했을 때 대노하며 말렸을 것이라는 뜻이다. 아예 장남과 일본행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때문에 올들어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 아닌 신동빈 회장의 독단일 수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일본롯데의 이사진들을 설득해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을 내쳤고, 이에 신격호 총괄회장이 반발해 신동주 전 부회장을 복귀시키려 했지만 무산됐다는 의혹이다.

이 역시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해임된 것이 올해 1월인데 7월에서야 신격호 총괄회장이 나섰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 2015.01.13/뉴스1 © News1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 2015.01.13/뉴스1 © News1
◇형제간 분쟁 방관, 신격호 총괄회장 '건강이상설'까지

이러다 보니 신격호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힘들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연초에는 차남의 손을 들어줬다가 이번에는 장남과 함께 일본에 가서 장남의 행동을 지켜보기만 하는 등 갈지자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측은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나신 후에도 사장단 보고 등은 계속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 아들들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상하다는 것이 재계의 반응이다. 특히 평소 형제간의 우애 등을 강조하고, 90이 넘어서까지 그룹 주요 사안들을 직접 챙기던 신격호 총괄회장이 이번 일에 대해 방관하는 것은 건강이 안좋기 때문 아니냐는 소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그동안 성정 등을 감안하면 절대 가만히 계실 분이 아님에도 이번에는 의아하다"며 "떠도는 루머라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건강 이상설'이 많이 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는 보유 지분 문제 뿐만 아니라 정통성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신동주·신동빈 형제에게 중요한 사안이다. 만약 신격호 총괄회장이 소문대로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이라면 형제간 분쟁은 지분 싸움 등 더 크게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측은 "나타난 현상 이외의 판단은 자제를 부탁한다"며 "사안이 과장되지 않도록 바란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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