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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韓·日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신씨 형제' 지분싸움 본격화

신동주, 아버지 앞세워 '반란'…신동빈, 해임안건 처리 '초강수' 대응
신동빈-신동주 롯데홀딩스, 롯데쇼핑 등 핵심계열사 지분 호각세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5-07-28 19:28 송고
2015.07.28/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2015.07.28/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신동빈(60) 회장과 신동주(61)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간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일본 롯데계열사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서 해임되는 등 시종일관 밀리고 있었던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앞세워 반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주이자 두 형제의 아버지인 신격호(94) 총괄회장은 최근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에 선임된 차남 신동빈 회장의 편에 서 있는 듯 했다. 하지만 돌연 장남 신동주 회장과 일본까지 날아가 일본롯데홀딩스 대표 복귀를 도우려 하는 등 예측불허의 행동을 보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이 한국과 일본으로 갈라서거나 과거 현대처럼 여러개로 쪼개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장남 신동주, 아버지 내세워 '쿠데타'…신동빈 재빠른 반격

2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전날인 27일 신동주 전 일본롯데부회장을 비롯한 친족들 손에 이끌려 일본 도쿄로 건너갔다. 신 회장은 곧바로 일본롯데홀딩스를 찾아 본인을 제외한 일본롯데홀딩스 임원 6명을 모두 해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신동빈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와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 이사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는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은 결정이라며 반발, 28일 오전 정식 이사회를 열고 일본롯데홀딩스 기존 임원들의 지위를 재확인했다. 이어 신격호 총괄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는 대신 명예회장으로 추대키로 했다.

한국 롯데그룹은 이같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행위가 신 총괄회장의 실제 의사와는 무관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은 일본롯데홀딩스의 신 총괄회장 대표이사 해임에 대해 "경영권과 무관한 분들이 대표이사라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법적 지위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담을 덜기위한 조치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여기서 '경영권과 무관한 분들'은 올초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롯한 친족을 가리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신동빈 회장측이 재빠른 반격으로 급한 불은 일단 끈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일련의 해임사태는 고령인 신 총괄회장이 결정을 얼마든지 번복할 수 있도 있다는 여지를 보여준 사례다.

신 총괄회장은 최근 신동빈 회장에 한일 양국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물려주는 행보를 보여왔다. 이번 반란을 주도한 신동주 전 일본롯데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26일 롯데, 롯데상사, 롯데아이스에서 해임된 데 이어 올 1월 8일에는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도 해임됐다.

이후 일본 롯데그룹은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다 이달 15일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한일 롯데그룹 모두를 아우르는 독주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이 같은 신동빈 회장 원톱 체제 구축을 음으로 양으로 도운 것으로 알려져 왔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과 한국롯데 첫협력사업으로 일본롯데홀딩스와 호텔롯데의 내년 3월 태국 방콕 시내면세점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등 통합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돌연 이번 일본롯데홀딩스 해임건이 터진 것이다. 이번처럼 신격호 총괄회장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이제 막 시작된 신동빈 회장의 원톱체제도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 2015.01.13/뉴스1 © News1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 2015.01.13/뉴스1 © News1

◇결국은 지분 싸움…광윤사·일본롯데홀딩스·롯데쇼핑 등 지분 호각세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롯데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이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광윤사(日)→일본롯데홀딩스(日)→ 호텔롯데(韓)→롯데쇼핑(韓) 등으로 단순화시킬 수 있다. 

광윤사는 도쿄 신주쿠에 연고를 둔 조그만한 포장제 회사로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을 27.56% 보유한 최대주주다.일본롯데홀딩스는 일본내 34개, 해외 17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뿐만아니라 일본롯데홀딩스는 한국의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신동빈 회장은 이처럼 한일 롯데그룹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일본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직을 맡게 돼 일단 실권을 손에 쥐게 됐다.

그러나 지분율로 보면 경영권 승계를 확실히 장담할 수 없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광윤사 지분을 똑같이 29%씩 보유하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광윤사 3% 지분 향배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

일본롯데홀딩스도 보유 지분으로 보면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모두 19% 안팎을 보유해 호각세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두 아들 보다 많은 28% 가량의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을 갖고 있다.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호텔롯데는 여전히 신격호 총괄회장이 대표이사다. 호텔롯데 임원에는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뿐만 아니라 첫째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도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한국 롯데그룹의 핵심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이 13.46%를 보유하고 있고 신동주 전 부회장은 13.46%로 불과 0.01%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롯데쇼핑 0.93%, 신영자 이사장은 0.74%의 롯데쇼핑 지분을 갖고 있다.

이처럼 호각세인 상황에서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은 보유 지분과 지배구조상 여전히 롯데그룹의 최정점에는 있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다. 신 총괄회장은 최근에도 한국은 물론 일본 계열사의 보고를 받는 등 경영 일선에 관여하고 있지만 부쩍 노쇠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22년 생인 신 총괄회장은 지난 5월 롯데월드타워를 찾았지만 휠체어에 의존했다.

롯데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예전에는 전 계열사 보고에 한달 정도가 걸렸다면 최근에는 그 갑절 이상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신동빈 회장이 실권을 쥐고 있지만 신 총괄회장을 비롯한 신영자 이사장 등 가족들이 누구와 손을 잡느냐에 따라 상황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며 "최근 일련의 사태는 그간 중심을 잡아왔던 신 총괄회장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15.07.28/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2015.07.28/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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