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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열음 "하프시코드서 얻은 아이디어, 피아노에 적용"

(평창=뉴스1) 박정환 기자 | 2015-07-26 07:30 송고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저명연주가 시리즈2에서 하프시코드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를 지난 24일 독주하고 있다. (사진제공 제12회 대관령 국제 음악제 조직위원회)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피아노의 조상격인 하프시코드로 J.S.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를 지난 24일 들려줬다. 이 독주회는 제12회 대관령 국제 음악제에서 관심을 가장 많이 끌었다.

지난 25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만난 손열음은 전날 하프시코드 연주에 집중한 탓으로 지쳐 있었다.

그는 바흐가 생존할 당시의 악기로 연주하면서 작곡가의 의도를 더 선명하게 이해했으며 피아노에 적용하기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고 밝혔다. 또한, 하프시코드를 연주할 때에는 필요없는 피아노 기법이 저절로 나오거나 2단으로 된 하프시코드 건반의 형태때문에 오른팔이 벌을 받는 것처럼 아팠다고 소감을 말했다.

손열음은 강렬한 타건과 화려한 기교, 냉정과 열정을 오가는 연주로 피아니스트계의 젊은 거장 혹은 천재로 불리며 수많은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아리에 바르디에게 사사하고 있다.

하프시코드는 피아노의 전신으로 현을 뜯어서 소리를 낸다. 피아노는 현을 해머로 때리는 방식인데 하프시코드는 깃대로 현을 튕겨 피아노보다 청아하며 정감 있는 소리를 낸다. 건반이 2단으로 돼 있고 피아노보다 폭이 좁다. 16~18세기 주로 연주되던 악기로 쳄발로로 불리기도 한다.

손열음은 하프시코드를 연주한 '저명연주가 시리즈 2'가 아니더라도 제12회 대관령 국제 음악제를 종횡무진으로 활동하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는 저명연주가 시리즈 1·2·4·8·10에 출연해 다수의 연주자와 협연했다.

지난 23일 '저명연주가 시리즈 1'에서 김다솔과 함께 풀랑의 '가면무도회'중 카프리치오 엘리지 '시테르 섬을 향한 출발'을 시작으로, 24일에는 J.S.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 전곡을 하프시코드로 연주했고, 25일에는 저명연주가 시리즈 Ⅳ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함께 비에니아프스키 구노의 파우스트 주제에 의한 화려한 환상곡 op. 20을 협연했다.

또한, 오는 29일 '저명연주가 시리즈 8'에는 슈베르트의 '강 위에서' D. 943, op. posth. 119를 소프라노 황수미, 첼리스트 고봉인과 함께 연주하고, 31일 '저명연주가 시리즈 10'에서는 다시 김다솔과 함께 슈베르트의 환상곡 F단조, D. 940, op. posth. 103을 협연한다. 8월1일 저명연주가 시리즈 XI에서는 브람스의 두 개의 노래, op. 91를 메조소프라노 김선정과 비올라 연주자 막심 리자노프와 함께 들려주고 쇼송의 피아노 4중주 A장조, op. 30를 폴 황(바이올린), 헝-웨이 황(비올라), 송영훈(첼로)와 협연할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저명연주가 시리즈2에서 하프시코드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를 지난 24일 독주했다. (사진제공 제12회 대관령 국제 음악제 조직위원회)


-하프시코드로 연주한 소감은?
▶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예민했고 익숙하지 않은 악기라서 힘들었다. 하프시코드는 피아노보다 폭이 좁고 음이 깊지가 않아서 세밀하다. 바이올린이나 피리처럼 작은 손놀림에 음정이 확 차이가 나는 악기 연주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평소 피아노 연주처럼 에너지를 역동적으로 발산하면 좋겠는데 하프시코드라는 악기 자체가 조용해서 음악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털어버릴 수도 없었다.

-이번 하프시코드 연주로 얻은 점은?
▶ 처음 예상보다 많이 얻었다. 피아노에 이런 기법을 적용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많이 떠올랐다. 또한, 피아노보다 한정된 키보드에서 패시지(중요한 멜로디 흐름을 연결하는 악곡의 짧은 부분)을 생각하다 보니 '바흐가 원했던 것이 이렇게 화려한 것이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세부적인 음악적 내용과 작곡가의 의도가 선명하게 보이는 부분들에 대해서 더 생각하게 됐다.

- 하프시코드의 특징은?
▶ 하프시코드는 피아노처럼 발로 눌러서 강약을 조절하는 페달이 없다. 연주자가 건반을 눌러 나오는 음을 그대로만 받아들여야 한다. 셈여림을 표현할 수 없지만, 손으로 악기를 조작해 하나의 건반으로 5가지 정도의 다양한 음색이 가능한 화려한 악기다. 이런 차이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피아노로 연주하면 철학적인 곡이 되는데 하프시코드로 연주하면 화려한 곡이 된다.

-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을 선곡한 이유는?
▶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특이한 곡이다. 변주곡은 기악곡의 꽃으로 악기의 역량을 최대한 펼쳐놓는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30곡이 넘는 다양한 모습으로 하프시코드의 모든 역량을 하나하나 보여준다. 다른 곡을 하프시코드로 연주해볼 생각은 없다. 또한, 옛날 악기나 연주에 관심이 별로 없다. 그 시대 사람들은 그 당시 발전한 악기가 없어서 그 시대 악기로 연주한 것인데 피아노를 접했다면 좋아하셨을 거로 생각한다

-연주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 날씨였다. 하프시코드는 습기에도 취약해 온습도를 세심하게 살펴야 하는 허약한 악기다. 음을 맞춰놔도 연주 중에 풀리기도 했다. 또한, 건반이 2단으로 돼 오른팔을 위로 올리고 있어야 했다. 수월할 줄 알았는데 손의 위치가 헷갈렸고 오른팔이 계속 위에 있으니 벌 받는 것처럼 팔이 아파 힘들었다.

-향후 계획은?
▶ 광복70주년 기념 광복절 음악회에서 서울시향과 협연하는 것 이외에는 외국에서 공연한다. 대관령이 끝나면 스웨덴으로 건너가서 연주하고 일본, 중국, 유럽에서 연주가 잡혀 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저명연주가 시리즈2에서 하프시코드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를 지난 24일 독주했다. (사진제공 제12회 대관령 국제 음악제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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