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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세계화 온데간데..억지로 공장짓다 예산만 낭비

업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돈들여 공장짓다가 개점휴업 위기

(세종=뉴스1) 이은지 기자 | 2015-07-16 13:23 송고 | 2015-07-16 16:07 최종수정
과거 막걸리사업단 홈페이지. 지금은 없어졌다.© News1 2013.09.10/뉴스1 © News1


세계화를 명분으로 거창하게 시작한 막걸리사업이 총체적 난맥에 빠져들었다. 업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막걸리 공장을 억지로 짓는 바람에 참여업체가 다 빠져나가 세계화라는 명분은 고사하고 돈만 날린 셈이 됐다. 지어진 공장도 막걸리 침체속에 개점 휴업 위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1년 막걸리세계화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그 중 경기도 막걸리 업체 13곳을 모아 막걸리사업단을 만들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였다. 총 47억원의 예산이 배정됐고 현재까지 40억원이 집행됐다.

사업단은 새로운 막걸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사업과 교육·홍보사업을 벌여왔다. 그러다 지난해 막걸리 공장을 짓기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정부와 업체가 공동 출자해 사업단 자회사로 경기합동주조를 설립하고 막걸리 공장을 자체 운영하자는 계획이다.

기존에 각자의 공장을 운영하며 독자사업을 하고 있던 업체들이 반대하면서 8개 업체가 사업단을 탈퇴했다. 사실상 경쟁자가 하나더 생기는 셈이었기 때문이다(관련기사=[단독]막걸리공장 넘치는데 공장건립 '술취한 행정')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막걸리세계화사업단은 해체 위기에 처했지만 농식품부는 지난해 9월 20억원을 들여 공장설립을 강행했다. 지난 6월 공장을 완공했지만 정상운영은 불투명하다.

사업단에 2개 업체밖에 남아있지 않아 경기도의 막걸리 사업을 세계화한다는 명분은 이미 잃은 상태다. 여기에 기존 막걸리 공장을 운영중이던 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예산을 특정업체에 지원하면서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A막걸리업체 대표는 "경기도막걸리사업단의 당초 사업계획에는 9억원을 들여 입국(미생물)공동이용시설을 만들기로 돼 있었는데 몇몇 업체 주도로 20억원짜리 공장을 세우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며 "대부분 막걸리공장 가동률이 20~50%인 상황에서 또 공장을 세우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문제를 키운 것은 농식품부가 업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장설립을 강행하면서다. 다수 업체가 사업단을 탈퇴하면서 명분을 잃게되자 새로 세운 공장 법인에 쌀농가들을 전체 지분의 절반 이상 참여시키는 조건으로 공장 설립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결국 현재 공장법인에 참여한 농가 지분은 0%다. 그나마 남아있던 5개 막걸리업체 중 공장법인에 참여한 곳은 S탁주, H양조 등 막걸리업체 2곳뿐이었다. A양조는 1억원을 출자했지만 사업단 미래가 불투명해 출자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막걸리 세계화 사업에 투입된 47억원의 예산은 2개 업체가 독식하는 모양새가 됐다. 공장도 10년 후에 업체들 소유가 된다.

S탁주 권모 대표와 그의 남편이 경기합동주조에 총 1억8000만원을 출자해 50% 가량 지분을 차지, 개인이 경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최근 사퇴한 유병우 경기도막걸리사업단장은 "권 대표가 자회사에 갖고 있는 지분이 과도하게 많고, 자회사가 원래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지만 이를 통제한 권한이 사업단에 없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경기도의 승인에 따라 사업단 CEO로 발령이 되고 이후 사업단장까지 3년이 지난 뒤다.

권 대표는 "자회사에 참여한 업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공장 완공을 위해 개인적 투자금이 많아졌다"며 "앞으로 다른 업체가 추가로 들어오면 지분을 양도하고 사업단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막걸리 세계화라는 목적 달성도 어렵게 됐고 업계가 반발하는 가운데 농식품부는 뒤늦게 사태 수습책을 고민 중이지만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임영조 농식품부 국가식품클러스터추진팀장은 "공장설립의 전제 조건을 갖추지 못한 채 집행된 예산을 어떻게 처리할 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사업단에 행정처분을 내릴지, 예산을 회수할 지 등 여러 방법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전통주전문가로 불리는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경기도 막걸리사업에 대해 "하드웨어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예산을 투입해 막걸리 활성화 방안을 찾았어야 했다"고 말해 정책실패를 시인했다.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에 조성된 경기합동주조 막걸리공장 전경. © News1



l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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