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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타임 성매매를 아시나요?" 대기업 다니는 여성까지…

여대생 비율도 30% 넘어...해외여행 경비 쉽게버는 수단으로 여겨
전문가 "동성사회성 원인…남성들의 가치관 바뀌어야 근절 가능"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김일창 기자 | 2015-07-08 06:20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새벽시간 외지고 허름한 여관의 성매매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서울 강남의 한복판, 그것도 벌건 대낮 성매매가 호황이다.

이제 남성들은 오후 시간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5분만에 예약을 마치고, 역 근처에 위치한 오피스텔로 들어가 성관계를 맺고 당당하게 자신의 일터로 복귀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 소속 경찰관 수십 명이 서울 강남역에서 불과 250m 떨어진 한 오피스텔을 급습했다. 이른바 '오피스텔 성매매(이하 오피방)'라는 성매매가 활개를 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이 오피스텔 총 168세대 중 19개 호실에서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경찰의 단속이 비껴갔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이 오피스텔에서는 더 많은 성매매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청은 이번 집중단속을 위해 일선 경찰서 단속반 총 70여명으로 합동단속반을 만들어 강남권 오피스텔을 무대로 대규모 영업을 하거나 변태 성매매를 알선한 성매매업소 중 144개를 단속, 업주 124명과 성매매여성 159명, 성매매남성 64명, 외국인 성매매여성 9명을 포함한 총 366명을 검거했다.

단속 결과 성매매업소는 주로 기업들이 많은 강남역과 선릉역 주변에 위치한 오피스텔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마포역과 공덕역 주변은 뒤를 이었다.

강남역 주변 A오피스텔의 경우 총 340세대 중 27개호실, B오피스텔은 288세대 중 18개 호실, 마포구 소재 C오피스텔은 662세대 중 13개 호실이 성매매 장소로 사용됐다.

이들 업소는 대부분 인터넷 사이트(밤의 전쟁, 아찔한 밤, 섹밤, 야밤 등)와 명함형 전단지로 광고를 한 후 예약한 남성만을 종업원(영업실장 등)이 안내하는 특정장소에서 사전 접촉해 성매매 대금(10만∼15만원)을 지불하면, 성매매여성이 대기하고 있는 오피스텔과 호실을 알려주는 등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방식으로 은밀한 성매매를 알선했다.

일부 업소는 단속에 대비하기 위해 한 업주가 각기 다른 오피스텔에 최소 2~3개, 최대 11개 호실을 월세로 임차한 후 오피스텔별 성매매 여성을 관리하는 영업실장을 고용하는 등 조직적이고도 대규모로 운영했다. 또 다른 업소는 시간당 30만원의 고액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속 결과 이들은 새벽시간 뿐만 아니라 낮 시간을 이용해서도 성매매를 해왔다. 과거 주로 밤 시간을 이용해 영업을 해오던 이들은 '주간 타임'과 '야간 타임'으로 나눠 영업을 하고 있었다.

주간 타임에 속해 있는 성매매여성들은 낮 12시쯤 출근해 오후 8시쯤 퇴근하고, 야간 타임에 속해 있는 여성들은 반대로 오후 8시쯤 출근해 새벽 4시쯤 퇴근한다.

화대는 성매매여성들의 나이에 따라 달라졌다. 20대 여성들이 성매매여성으로 나설 경우 화대는 20만원 수준에 달했으나 여성의 나이가 많아질 수록 화대는 점차 내려갔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성매매여성들 역시 달라졌다. 해가 진 시간에 집을 나와 성매매에 하루를 쏟던 과거와 달리 요즘 성매매여성들은 방학을 맞아 등록금이나 해외여행 경비를 단시간에 마련하려는 대학생부터 전문직 여성까지 다양해졌다.

성매매 단속에 나섰던 한 경찰 관계자는 "국내 굴지 대기업에 다니는 한 여성은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성매매업소의 이른바 '마담'의 연락을 받고 업소의 술자리에 합석했다"며 "이후 마담에게 접대 요청을 받고 이 여성은 '용돈도 벌고, 기분도 풀고' 라는 생각에 함께 술을 마시던 남자에게 돈을 받고 성관계를 맺었다"고 귀띔했다.

성매매여성들 중에 대학생들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한 경찰은 "성매매 여성들 중 30% 이상을 여대생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중에는 며칠 바짝 돈을 벌어 해외여행을 가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어와 중국어, 영어에 능통하며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대학에 다니는 엘리트 여대생들도 있다"며 "이들 중에는 성매매를 했다는 것에 죄의식이 없는 이들도 있어 조사할 때 깜짝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성매매 수법이 점차 진화하는 것에 대해 "예전에는 모텔이나 여관 사장 등이 성매매 여성들을 직접 알선했지만 이제 이런 사례는 거의 없다"며 "인터넷 등을 통해 간편하게 성매매를 예약하고 성매매 장소로 들어갈 때 사람들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신종 성매매가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성매매가 점차 진화하고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유로 남성들의 '동성 사회성'을 꼽았다.

노명우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에 따르면 '동성 사회성'이란 미국의 여성 비평가 이브 세지윅(Eve Sedgwick)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같은 성(性)끼리 독특한 가치 문화 체계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 교수에 따르면 남성들은 성매매에 대해 도덕적으로 나쁘게 판단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동성 사회성'을 바탕으로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성매매에 대해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노 교수는 "성매매 근절에 있어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단속이 결코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 현재 중간 단계에서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평가"라고 밝혔다.

그는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목표를 위한 정책수단으로써 꾸준한 단속이 이뤄져 왔지만 사라지지 않는다면 '단속'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며 "목적 달성을 위해 행정편의적 방법을 사용할 게 아니라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될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성 사회성'을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남성들의 가치관이 바뀌지 않는다면 죄의식 없이 성매매를 하는 남성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그에 따른 공급도 끊이지 않아 '근절'은 어려울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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