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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엘리엇에 연이어 '승소'…'주총 표대결'만 남았다

법원 "삼성물산 자사주 매각 문제없어...KCC의 삼성물산 지분 의결권 행사 적법"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5-07-07 16:19 송고 | 2015-07-07 16:20 최종수정
삼성이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법정다툼 2차전에서 또다시 승리한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물산 사옥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서울중앙지법은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KCC를 상대로 낸
삼성이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법정다툼 2차전에서 또다시 승리한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물산 사옥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서울중앙지법은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KCC를 상대로 낸 "삼성물산 자사주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이날 기각했다. 2015.7.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삼성간 법정다툼에서 삼성이 계속 승기를 잡고 있다. 주주총회금지 가처분소송에 이어 자사주 매각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엘리엇은 연이어 패소했다. 
엘리엇의 소송 제기는 처음부터 무리가 있었다. 삼성물산의 합병 이사회나 주주총회 소집, 자사주 매각 등은 모두 현행법에 근거를 둔 합법 행위다. 엘리엇이 주장하는 주주총회 무효, 자사주처분 금지 등은 현행법을 부정하는 주장이다. 

엘리엇이 무리하게 연이은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삼성물산을 압박하고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자신들의 뜻을 전하기 위한 일종의 '시위'다. 결국 진짜 싸움은 주주총회의 '표대결'이다. 엘리엇은 글로벌 주총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를 등에 업고 국민연금을 비롯해 외국인 주주들을 규합하고 있다. ISS는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고 이같은 의견은 외국인 투자자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삼성물산도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소액주주들에게도 일일이 편지와 위임장을 보내 합병에 찬성해줄 것을 종용하고 있다. 엘리엇 측이 주장하는 현물배당 등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주문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합병 주주총회는 이달 17일 열린다. 

◇엘리엇 소송전 2연패...자사주 처분금지 가처분도 '패소'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용대)는 7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측을 상대로 낸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앞서 자사주 899만주(5.76%)를 KCC에 매각한 바 있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3자에게 매각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토록 하기 위한 조치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이 회사나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며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우호관계에 있는 KCC에 매각한 처분은 주주총회에서 합병계약서를 승인하는 결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목적으로 보인다"면서 "일부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볼 수 있어도 회사나 주주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 KCC의 경영진이 배임행위를 하거나 대표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앞서 삼성은 엘리엇 측이 낸 주주총회 소집 통지 및 결의 금지 가처분에서도 승소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합병 결의를 하지 못하게 주주총회 소집을 금지해달라고 가처분을 냈다. 

엘리엇이 삼성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모두 패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탄력을 받게 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오는 17일 주주총회를 열고 9월 1일자로 합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을 결의한 바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0.35대 1의 비율로 합병을 추진키로 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7.12%를 확보한 뒤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며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합병비율 재산정, 현물 배당 등을 주장하고 있다.

◇표대결이 진짜..."ISS 권고냐 vs 위임장 확보냐"

엘리엇이 연이어 소송을 제기한 것은 삼성물산과 삼성물산 주주들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다. 자신들의 입장을 주주들에게 알리고 삼성그룹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결과는 삼성이 승소하면서 엘리엇은 명분을 잃게 됐다. 

소송전에서 삼성측이 승소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진짜 승부처는 주주총회 표대결이다. 삼성물산은 오는 17일 오전 9시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합병 등에 대해 결의한다. 

이날 주총에선 3가지 안건에 대해 의결하게 된다. 합병 결의와 이익배당에 대한 현물배당, 중간배당 정관 변경 등이다. 합병결의는 삼성물산 이사회가 제기했고 현물배당, 중간배당을 위한 정관변경은 엘리엇이 주주 제안으로 상정한 안건이다. 

합병결의는 특별 결의사항으로 주주총회에 과반수 주주가 참석해 참석주주의 3분의1가 찬성해야 한다. 또 찬성한 주식 총수는 전체 발행주식의 3분의1를 넘어야 한다. 

엘리엇의 의견에 동조하는 세력으론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을 꼽을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삼성물산 지분을 엘리엇의 7.12%를 포함해 약 33%에 달한다. 해당 지분이 모두 반대 의사를 표한다면 전체 주식의 3분의1이 반대하는 셈이어서 삼성물산 합병은 무산될 수 있다. 

주주총회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는 엘리엇의 주장에 동조해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또다른 의결권 자문기구인 글라스루이스도 마찬가지 의견을 냈다. 

ISS 등이 제시한 합병 반대 권고는 제일모직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오류가 있다. 또 단기적인 주가 흐름만 감안하고 중장기적인 회사 성장 모델에 대해선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ISS의 의견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합병엔 찬성하고 배당엔 반대하라' 삼성물산 주주에 위임장 의뢰

삼성물산은 위임장 결집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최근 최치훈 대표이사와 이사회 명의로 주주들에게 편지와 위임장을 보내 합병에 찬성해줄 것을 요청했다. 삼성물산은 합병 의결 안건인 1호 안건에 대해선 찬성할 것을, 엘리엇이 제안한 주주제안인 현물배당 정관변경 및 중간배당 중간 배당 등에 대해선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최치훈 사장은 "합병 법인은 매출이 2020년까지 60조원에 달하고 그룹의 대표회사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가급적 빠른 합병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라 판단한 만큼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삼성물산이 최치훈 사장 등 이사회 명의로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내 합병에 찬성해 줄 것을 권유했다. © News1
삼성물산이 최치훈 사장 등 이사회 명의로 주주들에게 편지를 보내 합병에 찬성해 줄 것을 권유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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