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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톡톡]에펠탑 셀카 올리면 벌금? EU의 '황당법안' 논란

(서울=뉴스1) 김진 인턴기자 | 2015-07-06 16:33 송고

# "김치~!"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A씨는 각국의 명소를 배경삼아 셀카를 찍었다. 에펠탑이 환하게 빛나는 프랑스 파리의 야경, 벨기에 브뤼셀의 랜드마크 아토미움, 이탈리아 트레비 분수에 빠진 동전들…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증샷을 올렸다.

몇달 뒤,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A씨는 한 우편물을 받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귀하는 유럽연합(EU)의 유명 랜드마크 저작권 관련 법안을 위반한 혐의로 OOO원 이하의 벌금형 또는 O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합니다."

유럽 각국의 랜드마크에서 촬영한 사진을 온라인에 올릴 수 없도록 한 유럽연합의 법안 조항이 논란을 빚고 있다. 벨기에는 조만간 수도 브뤼셀의 랜드마크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법률 개정을 할 방침이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유럽 각국의 랜드마크에서 촬영한 사진을 온라인에 올릴 수 없도록 한 유럽연합의 법안 조항이 논란을 빚고 있다. 벨기에는 조만간 수도 브뤼셀의 랜드마크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법률 개정을 할 방침이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유럽 각국의 유명 랜드마크를 촬영한 사진을 허가없이 온라인에 게시할 수 없도록 하는 유럽연합의 법안 조항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의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벨기에는 조만간 수도인 브뤼셀의 랜드마크에서 셀카를 금지하는 법률 개정을 실시할 방침이다. 

문제의 조항이 포함된 유럽연합의 법안은 지난 2001년 발의됐다. 강제 조항이 아니었기 때문에 영국, 독일 등 대부분의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해당 조항을 적용하지 않았다. 반면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는 해당 조항을 적용했고, 최근 벨기에는 한발 나아가 사진 촬영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 개정을 검토하고 있어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조항의 근거는 '저작권'이다. 저작권이란 창작물에 대한 배타적·독점적 권리를 뜻한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랜드마크의 저작권은 이를 관할하는 기업에 속한다. 에펠탑의 경우 건축물 자체에 대한 저작권은 기간 만료로 1889년 소멸했으나, 밤에 점등하는 조명의 저작권은 관리업체인 에펠탑경영회사(SETE)에 속해있다. 즉 낮에 찍은 에펠탑 사진은 자유롭게 온라인에 올릴 수 있지만, 야경사진은 SETE의 허가를 받아야만 하는 식이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죠**** 당황스럽네요. 대체 왜 저런 법안을?
simr**** 예전에 촌놈이 상경해서 63빌딩 쳐다보면 사기꾼들이 돈 받던 개그가 생각나네요.
omir**** 그런 식으로 하면 랜드마크의 의미가 있나? 배짱 장사네.

법안의 핵심은 사진 촬영이 아닌 '온라인 배포'에 있다. 사진을 찍는 것은 자유지만 온라인에 허락 없이 사진을 게시하는 것은 불법 행위다. 허가를 받는다 해도 개인 웹사이트에만 올릴 수 있고, SNS 게시는 불법으로 간주된다. 상업적 사진작가들이 무단으로 건물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하지만 순수한 의도로 사진을 게시한 일반 관광객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어 반대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SNS를 추억을 저장하는 장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후니**** 개인의 SNS에 사진을 올린다고 벌금을 매기다니. 저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이**** 상업적 이득도 아니고 SNS를 막는다니… 관광객 줄이는 법안 아닐까.
공감**** 어찌 보면 관광객 사진으로 유명해진 것인데, 이걸 문제 삼는다니 이해가 안 되네요..
율**** 이득 보자고 SNS에 올리는 것도 아니고, 좋은 경험과 추억 공유하고 싶은 건데ㅠㅠ 요즘처럼 SNS 파급력이 대단한 상황에서 관광지 홍보와 유인책이 될 수 있을텐데…

일각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억압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독일 대안 정당 의원인 줄리아 헤지는 "사진 촬영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수백만 명의 유럽 국민과 저작권자간의 갈등을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독일의 한 사진연합협회 관계자는 "유럽 내 모든 건물들의 사진을 찍고 쓰는데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법안은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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