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ATM 앞 울음터뜨린 그리스 연금수령자…"우리는 해답을 찾을 것"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2015-07-04 16:56 송고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의 은퇴한 연금수령자 기오르고스 차치포시아디스(77)가 3일(현지시간) 현금인출기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 AFP=뉴스1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의 은퇴한 연금수령자 기오르고스 차치포시아디스(77)가 3일(현지시간) 현금인출기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 AFP=뉴스1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의 은퇴한 연금수령자 기오르고스 차치포시아디스(77)는 지난 3일(현지시간) 아내를 대신해 연금을 인출할 수 있으리란 기대로 은행 3곳에서 장기간 줄을 섰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4번째 은행을 찾은 그는 연금인출 한도가 120유로(약 15만원)로 제한됐다는 말을 들었고 결국 신분증과 통장을 땅바닥에 내버려둔 채 무너지듯 울음을 터뜨렸다.

차치포시아디스는 AFP통신에 "나의 조국이 이같은 고난에 놓인 상황을 지켜볼 수가 없었다"며 "단순히 나 개인적인 문제 이상으로 느껴져 지쳐 녹초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을 막기 위해 이번주부터 은행 영업을 중단하고 자본 통제에 나섰다. 현금인출기(ATM)에서는 일일 최대 60유로(약 7만4800원)까지 찾을 수 있지만 현금카드를 소지하고 있지 않은 연금생활자는 연금을 수령할 방도가 없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이에 지난 1일부터 정부는 일부 은행 문을 다시 열고 3일간 영업재개를 허락했지만 이들이 받을 수 있는 연금은 120유로로 제한됐다.
차치포시아디스는 "가까운 사람들이 빵 하나를 사기 위해 몇 센트를 구걸하는 모습을,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자살하는 모습을 봤다"며 "이 상황에 놓인 그리스를 지켜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유럽과 그리스는 실수를 저질러왔지만 우리는 반드시 해답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인은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다는 패배감을 느꼈다.

그는 오는 5일 국제 채권단의 개혁안에 대한 국민투표에 참여할 수 있을지 여부조차 확신하지 못했다. 차치포시아디스는 "투표소까지 거리가 80㎞"라며 "자식들이 나를 투표소로 데려다주지 않는 한 나는 그곳까지 갈 돈이 없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5일 구제금융 개혁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진행한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찬성은 44%로 반대의 43%에 근소하게 앞섰으며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12%로 나타났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져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는 그리스가 지난달 30일 국제통화기금(IMF)에 15억3000만유로를 갚지 못한 것 대해 공식적으로 디폴트(국가부도)를 선언했다. 국민투표를 강행하려는 그리스를 압박하는 강수로 해석된다.




yeoulim@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