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의화 국회의장,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 등 의사일정 논의를 위한 회동을 마친 뒤 국회의장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2015.6.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9일 자신의 거취 문제를 논의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제가 말씀드린 것은 오늘 최고위원들 말씀을 잘 경청했고 제가 잘 생각해보겠다는 것이 전부였다"고 밝혔다.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정의화 국회의장,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청원 최고위원이 "(유 원내대표가) '기회를 달라'는 것 그게 (긴급 최고위원회의의) 결론이었다"고 말한 것과 관련, "그런 말한 적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의원총회 개최 여부에 관한 최고위원회의의 결정을 두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 통일이 안 됐으니까 누가 어떤 말했든 제가 말을 아끼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또한 서 최고위원이 "김무성 대표 본인도 종국적으로 그렇게(유 원내대표 사퇴) 방향이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했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도 "그거는 제가 말씀 안 드리는 게 낫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유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입장이 바뀔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회의에서) 고민해보겠다. 그 말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입장을 언제까지 정리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아직 없다"고 했다.그러면서 '의원들의 의견을 더 들어볼 계획이냐'는 물음에 "더 들어봐야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최고위에서 사실상 자진사퇴를 촉구받은 것이냐'고 묻자 "최고위원들마다 의견이 좀 달랐다"고 답했다.

◇이어진 사퇴 요구에도 유승민 '담담'…거취 두고 농담도

유 원내대표는 이날도 이어진 친박(親박근혜)계 사퇴 요구에도 평상시와 다름 없이 동요 없는 표정으로 업무를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 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5년 국회 정책 토론회-대학재정회계 투명성 제고 방향과 과제'에 참석해 자신의 거취 문제를 두고 참석자들에게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 반갑다"고 운을 뗀 뒤 "혹시 아침 조간 신문에서 저를 보신 분들은 저 사람이 아직 목이 붙어 있나(했을 것)"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토론회 주제와 관련, "이 중요한 주제를 보니까 딱 10년 전 저희들이 야당 시절 사학법 때문에 추운 날 거리에서 장외 투쟁하면서 명동에서 열심히 전단을 돌리던 생각이 난다"며 "오늘 제2연평해전 13주기인데 아주 뜻깊은 날에 나라를 지키는 방법도, 길도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오늘 이 중요한 문제의 좋은 결론을 내주면 저희들이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이 중 '나라를 지키는 방법도, 길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그의 발언은 자신의 거취 문제가 당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과도 연결돼 눈길을 끌었다.

유 원내대표는 오전 경기 평택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도 기자와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등 평소와 다름 없는 태도를 보이기 위해 애썼다. 공개 발언은 물론이고 거취 등과 관련한 질문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김태호 최고위원이 "당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유 원내대표가 용단을 내리고 풀어야 한다"며 자신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자 유 원내대표는 정면을 바라보며 입술을 굳게 깨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가 회의가 예정 시간보다 지연되자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가리켜 "늘 이야기를 많이 들으러 왔는데 김 최고위원이 협조를 안해서 3분씩 밖에 못 듣겠다"며 농담섞인 핀잔을 주자 유 원내대표는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미소를 띠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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