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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봉 날아가고 방패까지 등장…삼성테크윈, 8시간 주총 '난투극'

소액주주·금속노조원들 "날치기 표결 반대, 가처분 신청하겠다"
금속노조 윤종균 지회장 의사봉 던지며 반대 시위 격렬히 벌여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15-06-29 19:30 송고
김철교 삼성테크윈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29일 오후 경기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삼성테크윈 임시주주총회에서 노조원들의 격렬한 반대 속에 회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하는 안을 의결하고 있다. 2015.6.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김철교 삼성테크윈 대표이사 사장(왼쪽)이 29일 오후 경기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삼성테크윈 임시주주총회에서 노조원들의 격렬한 반대 속에 회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하는 안을 의결하고 있다. 2015.6.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삼성테크윈이 우여곡절 끝에 한화로 간판을 새로 달았다. 삼성테크윈은 8시간에 걸친 주주총회 끝에 사명변경 및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가결했다. 7개월에 걸친 한화와 삼성의 빅딜이 마무리되는 순간이다. 

노사 갈등의 씨앗은 여전히 남았다. 주주총회 시간 내내 노조는 격렬하게 반대했다. 새벽부터 시위를 벌이고 3차례 정회를 끌어 냈다. 노조위원장과 사장의 면담이 이어졌으나 성난 노조원들의 마음까지 달래지 못했다. 결국 막판에 기습적인 표결 처리로 주주총회는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들은 의사봉을 빼앗아 집어던지기도 했고 주주총회 단상엔 방패까지 등장했다. 한화테크윈으로 이름을 바꿨으나 여전히 갈등의 씨앗이 남아있다. 

삼성테크윈은 29일 오후 5시 임시 주주총회를 마무리하며 한화테크윈으로 사명변경 및 이사 선임 등 주요 주주총회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화그룹은 삼성그룹에 삼성테크윈 지분 매각 1차 분할대금을 납입하고 해당 주식을 수령했다. 삼성테크윈 매각가는 8232억원이며 이중 1차 분할대금은 4719억원이다. 

삼성테크윈은 당초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사명변경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밤 11시부터 철야농성을 펼친 창업사업장 소속 삼성테크윈지회 조합원 및 소액주주들의 단체행동으로 주주총회는 파행을 맞았다. 
삼성테크윈 주주이면서 노조원인 주주 조합원들은 이날 새벽 5시부터 약 3시간동안 주총장 입장을 위해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  주주 조합원들은 사측과 협상 끝에 오전 8시부터 차례대로 주총장에 입장했다. 시위 과정에서 주주 조합원 146명이 수원 서부경찰서로 연행됐다. 

주주 조합원을 포함해 주주들이 입장했지만 주총은 제 시간에 시작되지 못했다. 이번엔 노조원들이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김철교 사장의 진입을 막았다. 김 사장은 사측 직원들에 둘러싸여 주총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조합원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발걸음을 멈췄다. 

원활한 주주총회 진행을 위해 사측과 조합원 실무진들이 별도 협상을 벌였고 김철교 사장과 직원들이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하는 조건으로 주주총회를 속개키로 했다. 주주총회는 예정보다 2시간 가까이 늦은 오전 11시께 다시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우리가 한화에 매각되더라도 독립된 회사로서 떳떳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는다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윤종균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장은 주주총회 의결을 반대하며 의사봉을 빼앗아 집어던지기도 했다. 삼성테크윈 주주총회는 속개와 정회를 반복했다. 주주총회는 오후 3시, 4시30분 두차례 더 정회했다. 이때 국민연금 등 일부 주주들로부터 위임을 받은 삼성테크윈 직원이 주총장에 입장하는 것을 두고 노사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주주 조합원들은 해당 직원을 향해 "나가라"고 큰소리로 항의했다.

사장과 질의응답에서도 만족할만한 답을 듣지 못한 노조원들은 주주총회장을 장악했다. 그 사이 김철교 사장과 윤종균 지회장은 개별면담을 갖기도 했다. 밤샘 시위에 지친 노조원들은 주주총회장에 누워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긴 대치 끝에 삼성테크윈은 오후 5시께 주주총회에 안건을 상정하고 표결을 붙였다. 노사가 출입문 앞에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철교 사장은 의사봉을 들고 정관변경, 사내이사 신규선임 등의 안건을 기습적으로 표결에 부쳤다. 이를 본 주주 조합원들이 순식간에 김 사장이 있는 의장석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사측 직원들이 막아섰다.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은 아수라장속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안건 가결을 선언했다. 

주주총회가 일단락 된 뒤에도 현장에 있던 조합원들은 단상 위로 올라와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측 직원과 주주 조합원들이 바닥에 넘어지기도 했다.

윤종균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장은 "회사 측은 분명히 오전까지만 해도 밤을 새워서라도 토론하고 주주총회를 진행하겠다고 했었다"며 "회사가 우리를 또다시 배신해버렸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이어 "이같은 날치기 안건 통과는 무효"라면서 "주주총회 안건 무효 가처분신청도 제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테크윈은 이날 주주총회가 마무리된 뒤 노조원들에게 위로금조로 약 4000만원씩을 일괄 입금했다. 판교사업장은 이날 오전부터 한화테크윈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고 창업 및 판교 옥외 간판도 '한화테크윈'으로 일제히 교체된다. 

김철교 삼성테크윈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29일 오후 경기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삼성테크윈 임시주주총회에서 노조원들의 격렬한 반대 속에 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하는 안을 의결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8시간여에 걸친 노사 대치 끝에 '한화테크윈'으로 사명을 변경을 의결하게 되면서 탈레스 등 방산부문 계열사는 공식적으로 한화그룹에 편입됐다. 2015.6.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김철교 삼성테크윈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29일 오후 경기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삼성테크윈 임시주주총회에서 노조원들의 격렬한 반대 속에 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하는 안을 의결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8시간여에 걸친 노사 대치 끝에 '한화테크윈'으로 사명을 변경을 의결하게 되면서 탈레스 등 방산부문 계열사는 공식적으로 한화그룹에 편입됐다. 2015.6.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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