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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韓)문화 특구로 도약하는 은평"…서울의 숨은 보물

[민선6기1주년 인터뷰]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
韓문화특구, 보고 느끼는 체험형 문화관광 단지로
기초단체장 공약실천계획평가 '최고등급'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2015-06-23 07:31 송고
편집자주 7월1일로 민선6기 지방정부 출범 1주년을 맞는다. 뉴스1은 서울시 지방자치의 최일선인 25개 구청장의 지난 1년의 소회와 정책 실천상황을 점검하는 인터뷰를 싣는다. [편집자 주]
김우영 은평구청장이 17일 오후 서울 은평구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6.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김우영 은평구청장이 17일 오후 서울 은평구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6.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북한산 자락을 품은 은평구는 김우영 은평구청장의 말대로 서울의 '숨은 보물'이 유독 많다.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 당시 세계종교지도자 사찰음식 시연회가 열린 천년고찰 진관사를 비롯해 조선시대 정조가 할아버지 영조를 기리며 세운 금암기적비, 조선시대의 굿당 금성당 등 가치있는 역사문화자원이 북한산을 따라 즐비하게 자리해 있다.
  
여기에 지난해 문을 연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기와 올리기가 한창인 한옥마을 등 김 구청장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자원들이 보태져 지난 4월 중소기업청이 '북한산 한(韓)문화 체험 특구'에 지정하는 쾌거를 거뒀다.
  
김 구청장은 17일 뉴스1과 가진 민선6기 1주년 인터뷰에서 "은평구에선 한옥에서 한복을 입고, 한식을 먹고, 한국음악을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며 "체험을 중시하는 요즘 관광패턴이 은평의 역사문화 자원과 맞아떨어져 숨겨진 보물이 세상 앞으로 나올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북한산 한문화 특구는 한류를 직접 보고 느끼는 새로운 체험형 문화관광산업 단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종로구민 및 환경단체의 반대로 수년째 표류 중인 '은평새길' 사업에 대해선 "통일로의 출퇴근길 정체는 물론 미래 '통일한국'을 대비하기 위해 대체도로를 짓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은평구와 도심을 잇는 은평새길로 다가올 통일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서울에서 더이상 개발이 불필요하다'는 논리는 도시기반시설이나 미래 전략에 소외됐던 지역을 배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으로 서울시에 재정문제를 비롯해 여러 권한을 나눠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그는 "현재 서울시와 구청의 예산팀들이 태스크포스(TF)를 짜 시가 구에 이양할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며 "현재 5:5 구조인 각종 보조금사업의 시·구 매칭비를 7:3으로 개선하고 조정교부금 교부율을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관련해선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이 체감하는 매출감소 폭이 50%나 된다"며 "감염에 대한 불안감과 실질적인 경제의 어려움 등을 타개하려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정치인이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소리를 듣고 결단해야 하는데 너무 수세적이고 방어적"이라고 보건 당국의 대처에 아쉬움을 표했다.
 
김 구청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4일 연 메르스 관련 긴급 브리핑에 대해 "1000만 시민을 책임지는 서울시장이 응당 취해야 할 선제적 조치를 취했고 그것이 다시 영향을 미쳐 중앙정보의 정보공개 등을 끌어냈다"고 높게 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은평구가 지난 4월 중소기업청의 '북한산 한(韓)문화특구'로 지정됐다.
▶구청장이 되기 전엔 은평구에 이렇게 좋은 자원이 많다는 것을 잘 몰랐던 것 같다. 북한산, 진관사, 금암기적비, 청담사지(미륵원지) 등 구를 속속 들이 알게 되면서 이런 것들이 바로 '숨겨진 보물', 히든 트레져스(hidden treasures)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세계적으로 한류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한국의 우수한 문화, 뛰어난 자연경관을 보고 즐기려는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서울 4대문을 중심으로 '보는 관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은평구에선 국내외 관광객들이 '한옥'에서 '한복'을 입고 '한식'을 먹으면서 '한국음악'을 즐기는 등 새로운 체험형 문화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해 '한(韓)문화 체험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간 많은 노력을 했다. 그 결실로 지난 4월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은평 북한산 한(韓)문화체험특구'로 지정됐다. 북한산과 한문화를 연계한 특구라는 상징성에 한옥마을 조성, 역사한옥박물관 개관, 금성당 전통문화프로그램, 북한산 韓힐링육성사업, 진관사 韓문화체험사업 등이 더해져 새로운 문화관광의 중심지로 도약하고 미래 관광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선도할 것이다. 
 
 -은평새길 사업은 수년째 표류 중이다.
▶신도시를 개발할 때 도로문제를 선결해야 하는데 은평뉴타운, 경기도 원흥·삼송·지축지구 등을 위한 해결책이 은평새길이다. 은평구와 도심을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시의 설계는 미래를 내다보고 해야 한다. 강남은 경부고속도로가 생기면서 한국의 개발 성장시대 붐을 수용해 성장했다. 그렇다면 수도 서울이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가. 통일시대에 대비해 서울과 평양의 교류를 생각해야 한다. 철로는 경의선이 있다면 육로는 통일로다. 막힌 통일로의 기능을 살리려면 대체도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출구인 자하문터널 쪽의 교통정체와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반대가 심한데 얼마든지 대안을 만들 수 있다.
'더이상 개발은 없다'는 식의 태도는 도시기반시설이나 미래 전략에 소외됐던 지역을 배제하는 시각이다. 나는 토건족이 아니지만 도시의 유지와 미래를 대비하는 개발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은 역대 어떤 시장 보다 강남북 균형발전에 대한 철학을 갖고 있다. 강북의 여러 어려운 점, 특히 경전철 같은 대체 교통수단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통일시대 물류기능과 서울의 수도 기능을 위해 생산적이고 꼭 필요한 개발은 포기해선 안된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이 17일 오후 서울 은평구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6.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김우영 은평구청장이 17일 오후 서울 은평구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6.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수색역세권 개발은 한차례 유찰됐다.

▶수색역은 서울의 관문이자 인천공항과 경의선이 만나는 교통의 요지, 대북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다. 배후에는 상암DMC가 미디어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지만 문화·상업적 기능은 없는 상황이다. 수색역세권을 상암DMC가 갖지 못한 문화·쇼핑·상업 시설 등을 갖춘 '제2의 타임스퀘어'로 조성해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이들이 찾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것이다.
수색역은 일제시대부터 수도 서울산업의 중심적인 유통 기능을 했다. 지금까지 남쪽으로 내려가는 개발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 남북이 협력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성장의 모멘텀 만들기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수색역의 전략적 가치는 매우 크다. 현재 서울시와 코레일이 민간사업자 재공모를 위한 내부협의를 진행 중이다. 빠른 시일내  사업자가 선정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2016년에는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2017년부터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은평구에는 혁신경제의 거점 서울혁신파크가 있다.
▶구(舊) 국립보건원 부지에 들어선 서울혁신파크는 무한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인재들을 길러내는 중추기지로 성장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곳이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사업가들에게 사회투자기금, 기업공간, 공동 전시 판매장 등을 지원해 상주인력 2300명, 대기업 본사 수준 이상의 직장인들이 일하게 될 것이다. 또한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인생이모작 지원센터, 사회적경제, 청소년 직업체험 등 다양한 시설이 완공되면 연간 2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아와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국제기구를 유치해 국제적 네트워크의 베이스캠프로 만드는 것도 구상 중이다. 지난 4월 서울혁신파크에 문을 연 '칼 폴라니 사회경제 연구소'가 그 시작이다.

-메르스 관련 은평구의 대책은
▶세월호 때도 경제심리가 많이 위축됐지만 슬픔을 간접체험했던 세월호 사건과 달리 메르스는 나도 걸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현재까진 병원내 감염으로 통제되고 있어 나름대로 주민을 안심시킬 근거가 있지만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되면 불안감이 더 커질 것이다. 감염병 문제는 처음부터 울타리를 크게 쳐서 빠져나가는 구멍을 메웠어야 하는데 정부가 '불안감을 조성한다'며 수세적 대응으로 사태를 키웠다. 우리 지역 전통시장은 매출 감소가 최대 50%라고 말한다. 시민의 불안감과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하려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정치인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소리를 듣고 결단해야 한다. 
보건당국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자 박원순 시장이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통해 1000만 시민을 책임지는 서울시장으로서 응당 취할 선제적 조치를 취했고, 그것이 다시 영향 미쳐 정보공개 등으로 이어졌다. 굉장히 진실한 자세였다고 본다.   
 
-지방자치 20주년을 맞아 서울시 및 중앙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방자치를 실시한지 이제 20년이 됐지만 최근 기초연금, 무상보육 등 복지정책 확대에 따라 사회복지비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기초단체는 손발이 묶였다. 지방정부 재정위기의 근본원인은 우선 국세 대 지방세 8:2 구조에서 보듯 영세하고 취약한 세입구조에 있다. 하지만 서울시도 자치구 재정위기에 자유롭지 않다. 서울시와 자치구 지방세 비중은 86:14 구조다. 서울시가 자동차세·담배소비세·취등록세 등 보통세를 걷어 구에 조정교부금을 나눠주는데 그러면 67:33이 된다. 세입이 약 7대 3인건데 그렇다면 시·구비 매칭도 비슷해야 하지만 대부분 5:5 구조다.
이를 7:3으로 바꾸고, 기준 재정수요 충족도가 100이 될 수 있도록 조정교부금을 현행 21%에서 24%로 올려줘야 한다. 현재 서울시와 구청의 예산팀들이 지방분권정책협의회 만들어 시가 구에 이양할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곧 서울시와 자치구가 자치분권 혁신방안을 공동 발표할 것이다.
 
-민선6기 1주년 소회는.
▶민선5기는 행정의 영역 속에 주민의 참여를 끌어들이는 시간이었다. 참여행정의 경험이 없는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일선 현장에서 업무를 추진하는 직원들을 설득하는 시간이었다. 이러한 시간들이 있어 주민참여예산제, 은평누리축제, 마을공동체 사업 등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민선6기엔 주민참여 행정이 뿌리를 내리고 튼튼한 나무로 자랄수 있도록 할 것이다. 민선6기 공약도 설계단계부터 주민참여 속에 이루어졌다. 환경·교육·행정 등 각종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정책평가자문단과 11회에 걸친 논의 끝에 공약을 설계했고, 사회단체와 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했다. 이런 소통의 과정과 지역전체를 아우르는 종합발전계획, 실행가능성 등이 인정받아 지난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평가하는 '민선6기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실천계획서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A'를 받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에 대한 평가는
▶박 시장은 정말 일하기 좋아하고 실용적이다. 다른 정치인과 언어, 사고체계가 완전히 다르다. 어떻게 하면 보도블록을 잘 깔까, 서울역 고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이 아주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공무원들에게도 끊임없이 아이디어와 생산성을 요구한다. 그런면에서 특별하다.
무엇보다 실용이 중요하고, 주민들 삶의 문제를 다루는 구청장들 입장에선 치열한 대화가 가능해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시민들도 박 시장이 시대의 새로운 흐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지만 서울시의 뉴타운 정책은 문제가 많다. 조합에 도장을 맡긴 주민이 70%인데 '주민동의 50%가 넘어야 구역지정을 해제할 수 있다'는 식이다. 사업 진척이 비교적 초기라면 해제가 쉽지만 상당구역 진행이 돼 문제가 더 복잡한 동네는 불가능한 해법이. 박 시장이 서민들에게 삶의 문제인 뉴타운 해법을 찾기 위해 더 선제적인 대응을 했어야 한다.
 
◇김우영 은평구청장 프로필
▲1969년생(강원 강릉)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객원연구원 ▲이미경 국회의원 입법보좌관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민선5·6기 은평구청장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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