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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총선 보수 야당 승리…유럽을 휩쓰는 반이민 물결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5-06-19 11:16 송고
덴마크 총리를 지낸 야당 자유당의 라르스 로케 라스무센 전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실시된 조기총선에서 코펜하겐 소재 니보데르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 News1 
덴마크 총리를 지낸 야당 자유당의 라르스 로케 라스무센 전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실시된 조기총선에서 코펜하겐 소재 니보데르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 News1 

덴마크 총선에서 보수 야당연합이 승리하면서 유럽에서 반이민 반무슬림 정서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덴마크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덴마크국민당은 21% 득표율로 창당 20년만에 처음으로 제2당 자리에 올랐다. 보수 야당 연합을 이끄는 자유당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하면서 덴마크의 차기 정권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국민당이 내세우는 반이민 반무슬림 정책이 보수 유권자들을 결집시켰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덴마크 국민당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추진하는 유럽연합(EU) 개혁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어 반EU 분위기까지 짙어질 수 있다.
◇ 보수 야당 승리…라스무센 자유당 대표, 차기 정부 총리 복귀

19일 새벽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자유당이 이끄는 보수 야당연합은 사회민주당이 주도하는 집권 진보연합을 누르고 승리했다. 전체 179석 가운데 보수 연합은 90석, 진보 연합은 85석을 차지했다.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와 페로제도의 4석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보수 야권의 승리로 굳혀지는 모양새다.

사회민주당의 헬레 토르닝-슈미트 총리는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사퇴를 공식 선언했고 자유당의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대표는 "덴마크을 이끄는 기회를 얻었다"며 차기 정부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사회민주당은 26.3% 득표율로 47석을 얻어 제1당 자리를 차지했지만 나머지 진보 연정 파트너들의 부진으로 결국 보수 연합에 패배했다. 특히 제2당 자리에 오른 덴마크 국민당은 이번 총선의 최대 돌풍이라는 평가다. 덴마크 국민당은 21.2% 득표율을 기록해 지난 선거보다 15석 많은 37석을 확보했다.

보수 야당연합을 이끄는 자유당보다 많은 의석을 가져갔다. 3당 자리로 내려 앉은 자유당은 득표율 19.5%로 13석 적은 34석을 차지했다. 자유연합과 보수국민당은 각각 13석, 6석을 가져갔고 덴마크 국민당과 자유당 의석까지 포함하면 보수 연합은 모두 90석을 확보했다. 진보 연합에서는 사민당 47석, 적록당 14석, 대체당 9석, 사회자유당 8석, 사회인민당 7석을 포함해 모두 85석을 얻었다.

◇ 극우 덴마크국민당 돌풍…창당 20년래 최초로 제2당 차지

보수 야당 연합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반이민 반무슬림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라스무센 자유당 대표는 선거에 앞서 승리할 경우 이번 여름에 임시의회를 열어 미취업 이민자에게 영구거주허가증 발급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해 무더기 난민 유입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라스무센 대표는 "(이민자 유입) 통계를 보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당장 이번 여름이 지나면 엄청난 이민자들이 유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회가 여름 휴회를 마치고 복귀하는 10월까지 마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분쟁이 심해지면서 지난해 덴마크에 망명을 신청한 이들은 전년 대비 두 배가 넘어선 1만4000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유럽 전체에서 망명 신청자들은 66만4000명이며 덴마크의 경우 인구 대비 망명 신청자 비중이 유럽에서 5번째로 높다. 인접한 스웨덴의 경우 망명자가 8만명을 넘어 인구 대비 망명자 비중이 유럽에서 최고로 높았다.

◇ 英총리 최대 수혜자…반이민·반무슬림·반EU 정서 확산

특히 덴마크 국민당이 2당 자리를 차지하면서 강력한 반이슬람 정책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덴마크 국민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이슬람을 흑사병에 비유하고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를 폐쇄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크리스티앙 툴레센 다흘 DF 대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무슬림이 우리 사회를 바꾸고 있다"며 "무슬림이라는 이유가 문제가 아니다. 이들이 덴마크로 들어와 덴마크에 거주한다면 덴마크 사회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이번 덴마크 총선의 또 다른 최대 수혜자라는 분석이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캐머런 영국 총리가 덴마크 총선의 또 다른 승자"라며 "유럽 개혁과 관련해 덴마크의 차기 보수 연정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총선 1주일 전 덴마크의 보수 야당 연합은 승리하면 캐머런 총리의 EU 개혁안을 공식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덴마크 국민당은 영국처럼 EU 탈퇴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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