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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과 여의도 아우르는 新개념 '관광 면세점' 기대하세요"

[뉴스1초대석]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 "서울 랜드마크 63빌딩을 면세점으로"
"한강과 여의도,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관광명소로 만들 것"

(서울=뉴스1)대담=김정태 산업2부장, 정리=김효진 기자 | 2015-06-17 18:53 송고 | 2015-06-26 20:03 최종수정

총 3장의 서울 시내면세점 티켓을 놓고 출사표를 내건 총 21개 업체들의 수 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국가적 정책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 각자 입지 선택부터 합종연횡 등 최선의 패를 들고 '시내면세점 전쟁'에 돌입한 이들 기업들의 전략과 차별점, 그리고 국내 면세점 산업의 비전과 전망을 CEO에게 직접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한화 갤러리아 면세점 부지 여의도 63빌딩 전경. 2015.6.15/뉴스1 2015.06.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한화 갤러리아 면세점 부지 여의도 63빌딩 전경. 2015.6.15/뉴스1 2015.06.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63빌딩을 면세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 자체가 차별화된 요소다. 한강과 여의도는 지금까지 '다듬어지 않은 원석'과도 같았지만 앞으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꼭 방문해봐야 할 새로운 관광명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도전하는 한화갤러리아는 여러모로 자신감에 차있다. 63빌딩은 황금색을 선호하는 중국인 사이에서 일명 '골드바'로 통한다. 자체 관광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한강과 여의도의 관광 자원까지 접목하겠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단체 중국인 관광객을 받아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이미 유명세를 탔다. 명품관 운영 노하우와 보유 중인 2만명의 중국인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면세점 운영 능력은 검증받았다. 지난해 6월 오픈한 제주국제공항 면세점은 사업 첫해 흑자를 달성했다. 면세점 운영에 대한 법규수행능력평가 'A등급'을 획득했으며 무사고·무과징금·무감점 등 '3무(無) 기록'을 세웠다. 무안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국민산업에는 국산브랜드 입점 등 업무를 지원한 경험도 있다.

    

상생방안은 이미 실천해 왔던 터라 조급해 하지 않았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5% 수준에 달하는 금액을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했다. 대기업군 입찰에 나선 기업들 중 최고 수준이다. 협력업체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2011년부터 가동하고 있다. 이번 시내 면세점 사업권 참여를 계기로 상생펀드 규모를 2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혀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다만 중국인의 한국 재방문 비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갤러리아 또한 고민이 깊다. 서울 중구 태평로에 있는 한화빌딩 집무실에서 만난 황용득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대표(사진·60)는 "결국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며 면세점 사업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갤러리아는 단순 면세점 운영이 아닌 한국 관광산업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세우고 있다. 황 대표는 머릿속에 면세점 청사진을 그려놓은 듯 앞에 놓여진 참고자료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은채 이야기를 술술 풀어놨다.

15일 뉴스1이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를 인터뷰했다. 2015.6.15/뉴스1 2015.06.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15일 뉴스1이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를 인터뷰했다. 2015.6.15/뉴스1 2015.06.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한화갤러리아가 면세점을 운영하게 되면 기존 면세점들과 어떻게 차별화 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이러한 질문을 가장 먼저 해야할 것 같다.

    

▶면세점도 지금까지의 쇼핑 일변도에서 벗어나 한국 관광산업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면세점은 단순 쇼핑을 하는 공간이 아닌 중국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참모습을 알릴 수 있는 곳임을 먼저 강조하고 싶다. 예전에는 경복궁, 덕수궁, 국립박물관 등이 한국의 대표 관광명소였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청와대, 국회를 비롯 노량진 수산시장, 여의도 IFC몰 등 새로운 관광명소가 많다.

    

한화갤러리아가 내세우고 있는 63빌딩도 마찬가지다. 63빌딩 안에는 아쿠아리움, 전망대, 3D 아이맥스 영화관 등 이 있어 관광인프라 그 자체다. 한강 유람선을 타고 서울의 쾌적함을 느껴볼 수도 있다. 면세점이 관광지가 되고 문화와 쇼핑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복합적인 면세점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63빌딩이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고층부에는 오피스가 위치하고 있어 실제 면세점을 어떻게 꾸밀지 궁금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말씀하신대로 63빌딩 고층부에는 오피스, 저층부에는 컨벤션 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국제 회의를 할 수 있는 시설과 연회장, 결혼식장, 수족관, 영화관 등이 자리잡고 있다. 바닥면적이 1만평이 넘는다. 그리고 지하에 대형 뷔페식당인 파빌리온이 있다. 이쪽 식음료장을 정리해서 면세점 공간을 마련하려고 한다.

영업면적으로 3000평이 조금 넘는 공간인데 고객의 효율적인 동선을 생각하면 딱 적당하다고 본다. 별관 같은 형식으로 보면 된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3층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 중 450~500평 가량은 중소기업 제품 전용존으로 꾸밀 생각이다. 4층에 올라가면 한강 테라스도 즐길 수 있다.

    

-최근 서울시까지 나서 면세점 입찰 평가시 주차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요구했다. 한화갤러리아도 이에 대한 계획을 세웠으리라고 생각한다.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에 진출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도심은 벗어나야 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면세점이 들어서 있는 명동이나 광화문 부근은 관광버스로 인해 시내교통 체증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배제하는 면세점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이쪽 지역은 처음부터 안된다고 생각했다.

결국 한화가 소유하고 있는 빌딩 중에서 비교하다 63빌딩을 선택했다. 건물의 상징성이 있고 관광인프라도 충분하다. 주변에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은 한강유람선, 노량진 수산시장, IFC몰도 있다. 무엇보다 도심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어 교통체증을 유발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주차공간은 여의도 성모병원 옆 공터를 임대 계약을 체결해 추가로 확보했다. 대형버스는 동시 40~50대 주차가 가능하다. 하루 평균 300대의 버스가 들락날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고객 수로 따지면 1만2000명에 달한다. 만약에 대비해 한강둔치를 활용할 계획도 세웠다. 이 경우 최대 100대까지 동시 주차가 가능하다.

    

여의도 지역주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시뮬레이션도 했다. 한강 고수부지에서는 고객이 300m만 이동하면 면세점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다. 지역주민에게는 일자리 창출 또는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해 보상을 하는 방안도 생각을 하고 있다.

    

-말 나온김에 계획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은 어떤 것이 있나

    

▶영등포구 대림동에만 조선족이 4만명 정도 산다고 한다. 면세점 수익은 상당부분 중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한국계 중국인들에게 일정 부분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등포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는 저소득층 자녀,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에 우선 관심을 둘 예정이다. 한화갤러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4.7% 수준이다. 이번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 중 가장 높다.

    

한화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사업을 전 세계적인 규모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아원이나 양로원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해 전기부담을 덜어주고 공해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본사 1층에도 있지만 계열사에서 '빈스앤베리스'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수익금 전부를 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쓴다.

    

-지금까지 입지, 주변관광지 연계안, 사회공헌 등 얘기를 들어봤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자. 면세점 내부의 컨셉트는 어떻게 잡았는가.

    

▶우선 해외 명품 브랜드들을 유치해야 한다.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은 우리나라 명품관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 브랜드에게는 면세점을 유치할 경우 적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얘기해놓은 상태다. 또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화장품 브랜드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들여놓아야 한다.

    

특히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은 1개층 전체를 중소기업 전용관으로 만들 예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제주공항 면세점은 이미 전체 면적의 40%를 중기제품 판매를 위해 할애하고 있다. 63빌딩 면세점은 1개층 외에도 각층마다 중소기업 제품을 파는 코너를 만들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공간의 3분의 1을 중기 브랜드를 위해 쓰게 된다.

    

또한 지난달 22일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한 뒤 충청지역 농수산물을 보기 좋게 포장, 디자인해서 갤러리아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농수산물을 보다 가치있게 보일 수 있도록 명품화하고 판로를 확보해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면 시내면세점에서도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국산 명품'으로 소개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앉은뱅이술'로 알려진 전통주인 '한산 소곡주', 홍삼을 9번 찐 흑삼 등이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고 무안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국민산업에 브랜드 입점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면세점 운영 노하우는 충분하다고 보나.

    

▶제주공항 면세점은 지난해 6월 오픈한 후 8개월만에 흑자전환했다. 국내 면세 사업자 중 최단 기간에 이룩한 성과다. 면세점 운영 능력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내면세점은 공항면세점과 다르다. 다만 면세점에는 중국인 관광객만큼 해외로 나가는 국내 소비자들도 맣다. 갤러리아 명품관 VIP 중에서 연매출 기준 상위 5000~1만명을 대상으로 면세점에서 물품 구입시 혜택을 주려고 한다. 국부 유출을 막아보자는 취지다.

    

갤러리아 명품관에는 개별적으로 찾아오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많다. 현재 갤러리아 카드를 갖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3만명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한국에 오는 사람들이다. 이 중 70% 정도가 중국인이다. 이미 2만명이 넘는 중국인 관광객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는 셈이다. 개별 중국인 관광객들은 단체 관광객보다 씀씀이가 3~4배 정도 크다.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재방문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메르스 사태의 직격탄 또한 맞고 있다. 한화갤러리아가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면 어떤 부분에서 차별화할 수 있을까.

    

▶언론 보도를 보니 인천공항을 통해 하루 2만명 넘게 입국하던 중국인 방문자수가 400명으로 뚝 떨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사실은 지금처럼 중국인 관광객을 대할 경우 아예 외면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세가지로 본다. 여행사가 짜는 관광일정이 쇼핑 일변도인 탓이 크다. 중국인 관광객이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에 들어오면 면세점, 토산품점을 들렸다가 돌아가는 것으로 끝난다. 한국 재방문율은 20%에 불과하다. 가이드들도 한국을 알려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커미션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일한다. 이러한 일들을 바로 잡아야 한다. 면세점 매출이 매년 30%씩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처럼 하면 성장세가 이어질 수 없다.

    

이런 부분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면세점을 다변화해야 한다. 경쟁체제가 형성되야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관광산업을 선도하는 새로운 개념의 면세점 사업을 하고 싶다.

    

-시내면세점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데 수치적으로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사업성 검토를 해보니 면세점 운영이 잘될 경우 첫 해에도 매출 5000억원, 못해도 3000억원 수준은 될 것 같다. 7월 중순경 사업자가 선정되면 내년 2월에는 오픈을 해야한다. 6개월 투자해 이러한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면세점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면세점 사업의 앞으로 전망은 어떤가.

    

▶한화갤러리아가 하기 나름이라고 본다. 중국인 관광객을 대하는 서비스와 자세를 바꿔야 한다. 지금과 같은 행태가 계속되면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2017년에는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800만~1000만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그러나 이 것은 우리의 바람이다. 중국인들이 한국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앞으로 면세점 사업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준비 과정에서 63빌딩을 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하고 내부적으로 조율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호텔과 리조트 사업장이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면세점을 운영할 경우 기존 사업과 인력의 전환배치 문제가 있었다. 처음 면세점 영업면적으로 얻어낸 평수가 2500평인데 500평을 추가로 얻어내는데도 몇 개월이 더 걸렸다. 기존 사업장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양해를 구해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서 6개월만에 면세점을 오픈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완벽하게 준비를 해놨다고 강조하고 싶다.

대담=김정태 산업2부장, 정리=김효진 기자

63빌딩 면세점 외관투시도 © News1
63빌딩 면세점 외관투시도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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