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할 일 했을 뿐"…지하철 추락 노인 구한 '아름다운 청년들'

[단독 인터뷰] 20대 3명 "스크린 도어 설치됐으면"
광주도시철도공사, 시민상 표창 예정

(광주=뉴스1) 윤용민 기자 | 2015-06-04 15:05 송고
지난 2일 지하철에서 추락한 80대 노인을 구조한 20대 청년들이 화제이다. 왼쪽부터 이정욱(24), 김영택(27), 공익근무요원 이지혁(23)씨. 2015.6.4/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지난 2일 지하철에서 추락한 80대 노인을 구조한 20대 청년들이 화제이다. 왼쪽부터 이정욱(24), 김영택(27), 공익근무요원 이지혁(23)씨. 2015.6.4/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광주의 한 지하철에서 열차가 들어오기 직전 선로에 추락한 80대 노인을 구조한 20대 청년들이 화제다.
지난 2일 오후 1시25분께 광주 서구 지하철 1호선 쌍촌역 플랫폼에서 이모(84)씨가 발을 헛디뎌 떨어졌다.

불과 2분 후면 지하철이 도착하는 긴박한 순간이었지만 김영택(26), 이정욱(24), 이지혁(22)씨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선로로 뛰어들어 이씨를 구조했다.

뉴스1은 4일 오후 광주시 서구 쌍촌역에서 이 아름다운 청년 3명을 만나 당시 상황 등을 들어봤다.

지난 2일 지하철에서 추락한 80대 노인을 구조한 20대 청년들이 화제다. 왼쪽부터 공익근무요원 이지혁(23)씨와 김영택(26), 이정욱(24)씨. 4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쌍촌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6.4/뉴스1 2015.06.04/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지난 2일 지하철에서 추락한 80대 노인을 구조한 20대 청년들이 화제다. 왼쪽부터 공익근무요원 이지혁(23)씨와 김영택(26), 이정욱(24)씨. 4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 쌍촌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6.4/뉴스1 2015.06.04/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일이 너무 커져버린 것 같아요"

김영택씨는 소감을 묻자 "그냥 본능적으로 뛰어들어 구조했다"며 "정말 일이 너무 커져버린 것 같다. 언론의 관심에 왠지 부답스럽다"고 쑥쓰러워했다.

이정욱씨는 "여자친구랑 통화를 하고 있는데 '쿵'하는 소리에 놀라 반대편을 바라보니 어떤 남자분이 기타가방을 풀고 선로로 뛰어드는 모습에 정신이 번쩍들었다"며 "저도 아무생각도 없이 바로 달려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제대를 3주가량 앞둔 이지혁 공익근무 요원은 "만약 혼자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선로로 뛰어들 용기가 나지 않았을텐데 여기 옆에 계신 형님들이 뛰어드시니까 제 몸도 따라가게 됐어요"라고 구조 당시를 회상했다.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가수 지망생인 김영택씨는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광주에도 스크린도어가 설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언론의 관심이 부담스러워요. 그런데도 이렇게 인터뷰에 응하는 것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저희들이 이렇게 화제가 되는 것보다 오히려 이런 일이 없도록 광주에도 스크린 도어를 설치했으면 좋겠어요"

이정욱씨와 이지혁씨의 의견도 마찬가지.

구조된 이후 주위에 쏟아지는 관심들에 대한 본인들의 반응도 궁금했다.

김영택씨는 "우리는 정말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에요. 저는 그래서 부모님이나 주위사람들에게도 이 사실을 말하지 않았아요. 아마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그 곳에 있었더라도 우리처럼 했을 거에요."라며 겸손해했다.

이정욱씨는 "SNS를 통해서 많이 알려져서 전화가 이 곳, 저 곳에서 오고있다"며 "여자친구와 엄마가 굉장히 자랑스러워해 한편으로 참 뿌듯하다"고 전했다.

김영택씨와 이정욱씨는 알고보니 같은 교회를 다니고 있는 사이였다. 이 둘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로 호형호제를 하기로 했다.

이제 곧 제대인데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지혁씨는 "정확히는 소집해제에요.(웃음) 사회로 본격적으로 나가기 큰 가름침을 받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용기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할거에요"라며 웃어보였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러한 청년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봤다. 

한편 광주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이들 청년 3명에 대해서는 곧 시민상 표창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일 오후 1시25분께 광주 서구 지하철 1호선 쌍촌역 플랫폼에서 이모(84)씨가 발을 헛디뎌 떨어졌지만 이를 발견한 김영택(26), 이정욱(25), 공익근무요원 이지혁(22)씨가 선로로 뛰어들어 힘을 합쳐 이씨를 구조했다. (광주MBC 유튜브 영상 캡쳐) 2015.6.2/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2일 오후 1시25분께 광주 서구 지하철 1호선 쌍촌역 플랫폼에서 이모(84)씨가 발을 헛디뎌 떨어졌지만 이를 발견한 김영택(26), 이정욱(25), 공익근무요원 이지혁(22)씨가 선로로 뛰어들어 힘을 합쳐 이씨를 구조했다. (광주MBC 유튜브 영상 캡쳐) 2015.6.2/뉴스1 © News1 신채린 기자



salchi@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