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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병원 가지마"…전염병처럼 도는 '메르스 괴담'

SNS 타고 "긴급재난 1호" 유언비어 확산…학부모들 "학교 보내도 되나" 걱정도

(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2015-05-29 14:43 송고 | 2015-05-29 15:49 최종수정
YTN 방송화면
YTN 방송화면


 “[긴급전달] 평택, 수원에 지금 메르스 바이러스 확진자들이 좀 나왔는데 굉장히 전염이 잘 되고 치사율이 무려 40%, 백신 없고 치료법 없고 접촉만으로도 감염된답니다. 손발 등 잘 씻고 외식은 되도록 하지 말고 양치도 밖에서 웬만하면 하지 마세요"
29일 오전 신종바이러스 질환인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2명 늘어 총 9명으로 밝혀진 가운데 이와 관련된 근거 없는 괴소문이 SNS를 타고 급속히 퍼지고 있다. 

SNS에서는 또 "당분간 OO병원에 가지 마세요. 6번째 환자가 오늘 새벽 OO병원에 왔다가 메르스 확진 나서 지정 격리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OO병원 집중치료실(ICU)이 폐쇄됐다고 하니, 혹여나 병원 근처엔 안가는 것이 좋겠습니다"라는 글도 확산되고 있다.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메르스 괴담 병원인 A병원은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A병원 관계자는 "병원에 6번째 메르스 환자가 와서 확진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바로 국가지정병원으로 옮겨졌고 병실은 모두 정상 운영 중"이라며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료진 및 환자 등 24명도 자택에서 격리돼 감염을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르스에 감염돼 치료하지 않았을 때 사망률이 40%이지만 치료를 하면 사망률이 그렇게까지 높지 않다"며 "괴담이 확산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의 걱정도 크다. 온라인상의 '지역맘' 카페에서는 메르스 발병 지역과 환자 입원 병원 등의 정보가 공공연하게 퍼지고 있다. 근거 없는 정보임에도 "자녀를 학교에 보내도 괜찮냐"는 해당 지역 학부모들의 질문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6번째 메르스 환자는 28일 확진된 B씨(71)다. 그는 첫 번째 감염 환자(68)와 같은 병동이지만 10m 떨어진 다른 병실에 입원했던 환자다. ‘긴밀 접촉자’에 해당되지 않아 보건당국의 자가 격리 등 감시에서 벗어나 있던 환자였다.  

하지만 해당 병원 측은 “B씨가 온 것은 맞지만 ICU(집중치료실) 폐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세 번째 감염자인 C씨(76)가 지난 16일 첫 번째 감염자인 D씨와 평택의 한 병원에서 2인실을 사용하다가 수원의 병원으로 이송, 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부터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 등을 통해 시민들은 불안감을 나타내면서 각종 허위사실과 함께 모 병원이 지목돼 아무런 근거없이 이 병원을 기피해야 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SNS에선 아울러 “해외에서 우리나라가 긴급재난 1호 상황이라고 실시간 뉴스 뜨고 있답니다. 에볼라나 사스보다 심각할 거라 예상된다고 하니 조심하십시오. 널리 퍼트려 주세요”라는 황당한 글도 유포되고 있다.

출처가 불분명한 글이지만 메르스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며 이 같은 괴담이 SNS를 통해서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와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거나 이를 회사 근무와 연결하는 ‘우스개글들’도 난무하고 있다. 다음은 대표적인 예다.  

"부장님, 제가 열이 좀 나고 감기기운 같은 게 있는데 메르스인 것 같은 의심이 듭니다. 해외출장 취소해도 될까요?" "내일부터 나오지 말게." 

한 네티즌은 “메르스는 비교적 새로운 병으로, 아직 '직접 접촉' 이외 이렇다 할 감염 경로마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새로운 질병의 등장에 혼란이 일어날 순 있지만, 확인되지도 않은 카더라를 사실인양 공유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니, 치사율 높은건 알겠는데 뭐 그렇게 무서운 병이라고 메르스 메르스 난리들임. 2012년 첫 발병 이후 전세계에서 2천명도 안걸린 병이고, 발병률 자체가 엄청 낮은 병이라고요 이 사람들아. 60억분의 2천이야 계산기 두드려봐. 웬만하면 안 걸린다고 보는 게 맞는 거지. 신종인플루엔자 기억나요? 그때도 다 죽네 뭐니 난리치다가 그냥 지나갔잖아요.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만 불안감은 조장하지 맙시다"라고 말했다. 


k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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