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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한미군기지 포함 9개州에 탄저균 배달…처리완료"(상보)

"감염의심자 없다"면서도 민간인 4명에 항생제 투약 권고
美, 과거에도 탄저균 등 위험 생화학물질 배달사고

(워싱턴 로이터=뉴스1) 이준규 기자 | 2015-05-28 07:51 송고
현미경으로 본 탄저균의 모습.© 로이터=뉴스1
현미경으로 본 탄저균의 모습.© 로이터=뉴스1


미군 시설에 보관 중이던 살아있는 탄저균이 실수로 미국 내 9개 주(州)와 주한 미군기지에 보내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 국방부는 27일(현지시간) 유타주의 미군 생화학 병기 실험소에서 보관하고 있던 탄저균이 실수로 주한미군 오산기지와 미국 내 민간 연구소에 보내졌으며 아직까지 이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스티븐 워런 국방부 대변인은 "탄저균이 실수로 살아있는 상태에서 미국 내 9개 주와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로 배달됐다"며 "보내진 탄저균 샘플들은 적절한 절차에 따라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예방조치를 위해 현재 모든 군 연구시설에 보관 중인 탄저균의 배달을 중지한 상태"라며 이번 사고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배달 중지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탄저균이 배달된 곳은 오산기지를 비롯해 메릴랜드, 텍사스, 위스콘신, 델라웨어, 뉴저지, 테네시, 뉴욕,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등이다. 생화학 무기로 사용되는 탄저균은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죽은 상태에서만 배달할 수 있다.
이번 배달 사고는 탄저균을 받은 메릴랜드의 한 연구소가 지난 23일 이 사실을 국방부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국방부가 이번 사고로 인한 탄저균 감염이 확인되거나 의심되는 환자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탄저균이 배달된 연구소나 군기지 내의 연구원이나 직원들이 적절한 예방조치를 받았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계자는 "예방차원에서 민간인 4명에게 백신과 항생제 등 2종의 투여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피츠버그 의대의 아메시 아달자 박사는 "탄저균은 매우 위험한 물질이기 때문에 이를 다루는 연구원들은 백신을 투여 받아야만 한다"며 "만일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이 탄저균에 노출되면 신속하게 사후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국방부 발표 후 신속하게 사고 대응에 나섰다. 케이시 하든 CDC 대변인은 "이번 사고로 배달된 모든 탄저균 샘플은 안전하게 CDC로 이송됐다"며 "현지 조사를 위해 CDC 관료들을 탄저균이 배달된 연구소들로 파견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는 그간 종종 탄저균 배달사고가 일어났다.

지난해 7월에는 보호장치가 없어서 살아있는 탄저균 연구가 허가되지 않은 한 CDC 소속 연구소에 탄저균이 배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70여명의 연구원이 살아있는 탄저균에 노출됐지만 적절한 사후 조치로 감염 증상을 보인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3월에는 한 CDC 연구원이 탄저균은 아니지만 고병원성 변종 조류독감 병원균을 약한 병원균으로 착각해 배달하는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군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소 소장을 지낸 스티븐 모스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이 같은 사고는 절대 발생하면 안 되는 일"이라며 "탄저균과 같은 위험한 병원균을 다룰 때는 모든 과정에 반드시 2인 이상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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