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외제차 일색·고가' 유아전동차 시장…부모 겨냥한 상술있었네

중국산 전동차, 브랜드 로열티 비중 생산비 30% 달해
국내생산 '딜레마'…품질격차 미미· 중국산 대비 판매가 2배↑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2015-05-29 08:00 송고
12일 오전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어린이 모델과 레이싱 모델들이 유아용 승용완구 기획전
12일 오전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어린이 모델과 레이싱 모델들이 유아용 승용완구 기획전 "우리아이 키즈 모터쇼"행사를 알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14.10.12 © News1 민경석 기자
벤츠, 아우디, BMW 등 외제차 브랜드가 유아전동차 시장을 잠식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제품은 30만원 중반대부터 90만원 대까지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탓에 부모들이 선뜻 구매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부모의 심리를 겨냥한 업계의 상술과 생산지역에 대한 딜레마에 빠진 시장구조에서 비롯됐다.

29일 완구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아전동차 시장 규모는 약 15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시장은 헤네스를 비롯해 대호종합상사, 파파야9, 주주컴퍼니 등 4곳이 주도하고 있다. 헤네스와 대호종합상사가 각각 30~40% 점유율로 1,2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제조 및 유통하고 있는 전동차 모델이다. 자체 브랜드 모델을 개발한 헤네스를 제외한 3곳은 현재 외제차 브랜드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 전동차 시장에서 대부분 외제차 모델이 유통되고 있는 이유다.

문제는 소비자 입장에서 다른 완구 대비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현재 헤네스를 제외한 3곳의 전동차 평균 가격은 30만~35만원선이다. 전동차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기 전인 3~4년 전에는 가격이 50만원대에 육박했다.

주요 원인은 생산비용에서 차지하는 외제차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A사의 경우 제품 형태를 만드는 비용은 판매가에서 40~50%를 차지한다. 다음으로 많은 비용은 외제차에 지불하는 로열티인데 많게는 3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로열티 비중이 각 사별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헤네스를 제외한 3곳 모두 중국 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 뒤 국내에서 유통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중국공장은 생산뿐만 아니라 라이센스 계약 관련 업무까지 전담한다"며 "한국에서는 외제차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이 외제차 모델을 쓰면서 마진이 10% 내외로 낮아진 상황을 감수하는 이유는 부모들의 심리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동차는 기본적으로 '내가 못타는 외제차를 자녀에게 태워주고 싶다' '다른 자녀에 뒤쳐지기 싫다'는 부모의 심리를 이용하고 있다"며 "전동차 가격이 30만원 대 고가이다보니 몇 십만원을 더 보태서 좋은 제품을 사겠다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동차 시장에서 헤네스와 같이 자체생산업체만 살아남는 상황이 반길 일은 아니다. 전동차 가격 자체가 오를 가능성이 낮지 않기 때문이다.

헤네스의 제품 판매가는 평균 60만원 대인데 90만원 대 고가제품도 갖췄다. 제품개발비, 인건비 등이 반영되다 보니 중국산 전동차 대비 가격이 2배 넘게 뛴 것이다.

전동차 개발의 방향은 실제 자동차와 동일한 기능을 구현하는 쪽으로 맞춰졌다. 부가기능이 늘어날수록 가격은 현재보다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게다가 업계에서는 국산과 중국산 제품은 품질 차이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해 말 대호종합상사, 파파야9, 주주컴퍼니의 일부 제품에 대해 리콜을 결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동차 리콜은 1980년 이 시장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이들은 제품의 구조적인 결함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B사 관계자는 "포장을 벗기는 과정에서 떨어지는 스티커와 MP3연결잭의 성분 문제로 리콜이 결정된 것"이라며 "제품 모두 중국보다 더 까다로운 한국의 품질기준을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ggm11@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