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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싸움부터 밀릴 수 없다"…정몽규·이부진 세계 최대로 '승부수'

재계 오너들, 서울 시내면세점 '올인'…HDC신라면세점 2만7400㎡로 후보지 규모 확대 발표
정용진의 신세계 '본점 본관 상징성', 정지선의 현대百은 '강남권 최대규모'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5-05-25 16:20 송고 | 2015-05-25 16:21 최종수정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25일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HDC신라면세점 출범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ews1

'탈락할때는 하더라도 기싸움에서는 절대 밀릴 수 없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세계 최대 규모 도심형 면세점이라는 카드를 뽑아 들었다. 
정 회장과 이 사장이 손을 잡아 설립한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은 25일 공식 출범을 선언하고 면세점 매장 연면적(건축물의 바닥면젹 합계)만 2만7400㎡인 'DF랜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밝힌 매장 면적은 지난 1월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 단독으로 면세점 사업 진출 계획을 밝혔을 당시 매장 면적(8500㎡)의 3.2배, 올해 4월 호텔신라와 합작을 통해 서울 시내 신규 특허 발급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면적(1만7000㎡)보다는 1.6배로 불어났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제공=신세계)© News1 2014.08.28/뉴스1 © News1

일단 제안 규모면에서는 서울 시내 최대 면세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면세점을 운영하는 공간인 특허면적 기준으로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현재 서울시내 최대 규모다.

△소공점 특허면적 1만3236㎡ △월드타워점 1만800㎡ △신라면세점 서울점 9335㎡ △워커힐 7560㎡ △동화면세점 6459㎡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5828㎡ 등의 순이다.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HDC신라면세점은 한류 공연장, 한류 관광홍보관, 식당, 교통 인프라와 주차장 등을 나머지 3만7600㎡에 조성할 계획이다.

면세점 매장과 연계시설 면적을 더하면 연면적 28만㎡인 용산 아이파크몰의 4분의 1 가량인 6만5000㎡를 면세사업을 위한 공간으로 할애하는 셈이다.

대형버스 주차공간도 당초 100대 규모에서 이번에 400대로 대폭 늘렸다. 

이번에 밝힌 매장 면적은 정용진 부회장이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제시한 본점 본관(연면적 1만3547㎡)을 규모면에서는 압도한다.

신세계는 본관과 함께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으로부터 매입한 옛 제일은행 본점(연면적 8333㎡)를 활용해 연면적 1만8180㎡ 규모의 면세점을 제안했다.

매장 면적은 후보군 중 2~3위권이지만 본점 본관은 1930년 국내 첫 백화점인 미스코시 경성점 매장이라는 무시못할 상징성이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2015.01.12/뉴스1 © News1
HDC신라면세점이 서울 시내 최대 면세점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려면 신세계가 제안하고 있는 상징성을 뛰어넘어 특허를 따내야 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특허면적 기준 롯데의 월드타워점을 뛰어넘는 강남권 최대 면세점을 계획하고 있다. 무역센터점 2개층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News1 2014.08.14/뉴스1 © News1
김승연 회장이 이끌고 있는 한화갤러리아는 공항과 가까운 여의도라는 입지적 강점을 지닌 63빌딩을 사업후보지로 정하고 면세점 매장 9900㎡ 내외 규모에 2만6400㎡의 부대시설 등 만만찮은 규모를 제시하고 있다. 63빌딩이 한화그룹 소유인 만큼 향후 매장 규모를 더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News1 2015.04.27/뉴스1 © News1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은 이번 입찰에서 규모보다는 실리에 좀 더 집중한 경우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가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은 중소 면세사업자인 중원면세점과 손잡고 동대문 피트인에 총 1만2149㎡ 규모의 면세점을 계획하고 있다.

복합 면세타운은 총 11개 층으로, 롯데면세점은 5개 층 8387㎡, 중원면세점은 2개 층 3762㎡에서 각각 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 외 2개 층은 전문 식당가로, 나머지 2개 층은 사무실과 교육장, 보관창고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케레스타에 1만5180㎡ 규모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최태원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어서 '오너부재'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랜드마크'임을 내세우고 있는 이유는 입지와 규모가 관세청 특허심사의 주요 평가 요소인데다, 정부가 상징성 있는 규모 있는 면세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른 투자활성화 대책 발표에서 대규모 면세점 도입에 중점을 둔 시내면세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5월 대만 금문도, 8월 중국 하이난에 대규모 면세점이 잇따라 개장한 것과 일본이 도쿄 오다이바에 대형 면세점을 올해 여는 것을 예로 들며 동아시아 경쟁국들의 면세점과 경쟁할 수 있는 대규모 면세점 도입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News1 2014.10.14/뉴스1 © News1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장 입지와 면적이 이번 면세사업의 중요 평가 요소인만큼 각 기업 오너들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면세점에 베팅하는 것 같다"며 "무조건 규모만 큰 것 보다는 실질적인 수요를 동반한 짜임새 있는 면세점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2곳, 중소·중견기업 1곳 등 총 3곳의 특허를 새로 발급하는 서울시내 면세사업 입찰은 오는 6월 1일 접수를 마감한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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