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로 검찰소환을 앞두고 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4일 오전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도청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2015.5.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이른바 '모래시계 검사'로 불리며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 출신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오는 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다.'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6일 홍 지사를 오는 8일 오전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고 밝혔다.
홍 시자는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지난 2011년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1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홍 지사는 검찰 재직 당시 강단 있는 소신 검사로 명성을 얻었다.
홍 지사는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재직하던 1993년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며 당시 '6공 황태자'로 불렸던 핵심 실세 박철언 의원 등을 줄줄이 구속 기소했다. 슬롯머신 사건이 드라마 '모래시계'의 작품 소재로 활용되면서 홍 지사는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칭을 얻었다.1995년 검사복을 벗은 홍 지사는 김영삼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홍 지사는 신한국당에 입당해 1996년 4월 15대 총선에서 서울 송파갑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홍 지사는 15대 총선에서 동협의회 총무에게 선거운동비를 주고 허위 지출보고서를 제출한 혐의로 기소돼 1999년 당선 무효형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한다.
홍 지사는 이후 2001년 서울 동대문을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16대 국회로 돌아왔고, 18대 국회까지 이 지역 국회의원을 지낸다.
홍 지사는 금품수수 의혹으로 문제가 된 2011년 7월 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당선됐다. 친이(親이명박)와 친박(親박근혜)계 사이에서 당내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았던 그는 이명박 정부 말기 당 권력 지형이 요동치는 과정에서 당권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26일 '무상급식' 논란 속에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로 실시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하면서 홍 지사의 입지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이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소속 의원들은 홍 지사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고, 결국 그는 당 대표 취임 5개월만에 불명예 퇴진해야 했다. 이후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대위'로 개편되고, 당명 역시 새누리당으로 바꾼다.
불명예 퇴진으로 정치인생의 오점을 남긴 홍 지사는 2012년 4월 19대 총선에서 절치부심하며 본인의 지역구인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했지만, 이마저도 야당에 빼앗기며 정치 인생의 고비를 맞게 된다.
홍 지사는 같은 해 12월 19일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의 대선 후보 출마로 실시된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고향인 경남도에서 정치 활동을 이어갔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재신임을 받으며 경남지사 재선에도 성공했다.
홍 지사는 거침 없는 언변으로 구설수에도 자주 올랐다. 경남지사로 재직하면서도 진주의료원 폐쇄와 경남 무상급식 폐지 등으로 끊임 없이 중앙 정치권에 논란 거리를 만들었다.
홍 지사는 무상의료와 무상급식 등 이른바 '무상' 논란을 통해 전통적인 보수층의 지지를 끌어올리며 대권 등 중앙정치로의 복귀 무대를 꿈꿨지만, 이번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또 한 번 위기와 맞닥뜨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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