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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터치] 어린이날 에버랜드 가면 미친짓?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2015-05-07 08:10 송고
용인에버랜드 5월 5일 오전 풍경. 에버랜드페이스북 캡쳐.© News1
용인에버랜드 5월 5일 오전 풍경. 에버랜드페이스북 캡쳐.© News1


"미쳤냐, 사람 구경만 하다 올텐데..."
어린이날을 맞아 에버랜드를 찾는다고 하니 주변에서 하나같이 한마디씩 던진다. "들어가는 데만 몇시간 걸릴텐데, 놀이기구 기다리는 줄은 어떻고, 하루종일 사람구경만 하다 녹초가 될꺼다." 에버랜드 페이스북엔 신논현에서 5시간 걸려 에버랜드에 입장했다는 하소연도 올라와 있다. 

물론 어린이날 테마파크를 찾는다는 것은 어지간한 용기없이 할 일이 아니다. 아이도, 어른도 고생 길이다. 하지만 활로는 있는 법이다. 몇년째 어린이날마다 에버랜드를 찾았지만 매번 만족감이 높았다. 비결은 '역발상'에 있었다. 우선 입장 시간을 느즈막히 잡는다. 에버랜드 개장시간은 오전 9시30분. 많은 이들이 줄이 길 것을 우려해 아침 일찍 나선다. 아예 근처 펜션에서 숙박을 하고 오전 9시 이전부터 줄을 길게 늘어선다.

아침시간을 포기하면 몸도, 마음도 편하다. 오전 11시나 오후 12시쯤 들어가면 톨게이트부터 주차장까지 들어가는 길도 막히지 않고 주차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편하게 탈 수 있다. 입장 시간도 짧다. 입장하고 이리저리 둘러보면 점심시간이다. 일찍 들어온 이들이 식사하러 쉬는 틈에 인기가 많은 놀이기구를 탄다.

바이킹으로 유명한 컬럼버스대탐험, 360도 회전이 아찔한 더블락스핀과 렛츠트위스트를 타는 데 대기시간은 길어야 20분 남짓이다. 하일라이트는 티익스프레스. 티익스프레스는 에버랜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놀이기구로 평상시엔 1시간, 2시간은 기다려야 하지만 어린이날엔 되레 한산하다. 길어야 30분, 나중엔 10분만에 한번씩 탔다. 올해도 그랬고 작년에도 비슷했다. 
어린이날엔 테마파크를 찾는 연령층은 매우 낮다. 강도가 센 놀이기구엔 상대적으로 사람이 덜 몰린다. 저연령층이 편하게 탈수 있는 회전목마나 볼거리 위주의 사파리 등엔 인파가 몰리지만 롤러코스터쪽은 덜 붐빈다. 퍼레이드가 열리는 시간엔 구경하는 인파가 빠져나가 대기시간이 더 줄어든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뒀다면, 데이트 코스로 에버랜드를 찾는다면 어린이날을 노려보라고 권하고 싶다.

'역발상'은 어린이날 에버랜드 즐기기에만 통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어있는 한국경제도 어린이날 에버랜드를 제대로 즐기는 방식처럼 '역발상'과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한국이 육성해야 할 미래 먹거리로 '농업'을 꼽는다. 중국 시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믿을만한 먹거리다. 중국에서 한국산 유기농 채소나 유기농 먹거리는 없어서 못판다. 일본산 제품은 방사능 오염 위험과 민족정서 탓에 꺼리고 유럽이나 미국 호주산 제품은 유통비용이 너무 높다. 한국에서 만든 믿을 만한 먹거리라면 중국에서 통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이 '농업'에 참여할 수 있을까. 현재 규제기준에서는 불가능하다. 동부가 기업형 토마토농장을 세웠다가 농민단체에 강제로 내놓은 적이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이 농업에 진출한다는 것은 쉽지않다. 생산한 농산물을 중국에 팔려면 믿을만한 유통구조가 필요하고, 대기업이 그 역할을 해야 하지만 각종 규제에 묶여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다.

정부는 창조경제를 육성한다며 첨단산업과 헬스케어를 신사업으로 제시했다.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선 17조원에 달하는 생산유발효과를 자랑했다. 무인자동차 상용화, 바이오임플란트 등 거창한 계획들을 열거해 놨다. 성사여부는 2020년이 지나야 파악이 된다. 

'역발상'을 더하면 당장 수조원의 시장이 열릴텐데 2020년 이후만 내다보고 있다. 역발상과 타이밍이 아쉬운 시점이다.


xp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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