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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분리' vs.'KRX홀딩스'...거래소 개편방향은?

거래소 지배구조 개편 논의 착수..이르면 3분기 결과발표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15-05-03 17:01 송고 | 2015-05-04 13:20 최종수정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 News1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 News1

금융당국이 한국거래소의 지배구조 개편 논의에 착수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2005년 통합거래소 출범 이후 가장 큰 변화가 될 전망이다.

아직 논의 시작단계지만 금융투자업계서는 코스닥시장 분리 여부와 거래소 지주사 전환이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스닥 독자생존이냐, KRX홀딩스 탄생이냐가 관건인 셈이다.

◇거래소 지배구조 개편 논의 본격화..이르면 3분기 결과발표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융개혁회의를 주축으로 거래소 개편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3분기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취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이 각각 특성에 맞게 경쟁하면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거래소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3일 발표한 '자본시장 개혁을 위한 정책 추진방안'에서도 첫 번째 중점추진분야로 '거래소 구조개혁을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를 제시했다.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도 앞서 지난 1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인수합병(M&A)·사업다각화를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한국거래소의 소유·지배구조와 조직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거래소의 지배구조 개편은 경쟁력 강화와 자본시장 활성화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벗어난 한국거래소가 해외거래소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주사 전환과 기업공개(IPO)가 필수과제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05년 통합된 시장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비즈니스모델을 다각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금융당국은 금융개혁회의를 바탕으로 논의에 들어갔다. 당국 관계자는 "아직까지 다양한 얘기가 있지만 협의가 된 것은 없다"며 "논의시작 단계"라고 털어놨다.

거래소도 내부적으로 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TF) 만들고 IPO와 지배구조 개편 관련 내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스닥 분리' Vs 'KRX홀딩스'…거래소 개편 방향은?

거래소의 지배구조 개편에는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코스닥의 독립과 지주사 전환이 큰 틀이다.

코스닥 분리는 이미 꾸준히 제기돼왔던 이슈다. 2005년 통합 후 코스닥 시장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분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모험자본시장 활성화와 벤처투자자금 회수 기능을 강화를 위해서도 코스닥 분리가 유리하다.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스닥은 중견 벤처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놨는데 거래소 안에 있다 보니 원래 기능을 잃어버렸다"면서 "거래소 영역에서 끄집어내서 처음 만들 때처럼 탈바꿈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도 "코스닥 시장에 역할을 제대로 주고 기능을 살려야 한다"며 "코스닥을 거래소와 분리해 자율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거래소의 지주사 방안도 유력 시나리오 중 하나다. KRX홀딩스를 만들고 자회사로 IT와 코스닥시장, 청산시장, 파생시장, 예탁원 등을 거느리는 것이다.

지금과 비슷한 구조지만 각 시장별 자율성을 높이고, 차별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코스콤과 IT본부를 통합하고, 시장감시본부는 일부 KRX홀딩스에 편입하고 나머지는 금감원으로 편입시킬 가능성도 있다.

시장감시본부 분리는 대체거래소(ATS) 설립의 영향이 크다. 금융당국은 ATS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만약 거래소가 시장감시기능을 독점한다면 ATS와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서는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은 별 의미 없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미 지금 상황이 지주사와 별 차이 없고, 분리돼도 경쟁력을 나타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지주체 체계로 간다고 무조건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면서 "시장의 상품이 다른데 내부 경쟁이 어떻게 되냐"고 반문했다. 이어 "거래소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총체적으로 통합된 전략이 나와야 한다"며 "칸막이를 높이기보다는 기능별로 구분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래소 내부서도 꺼리는 모습이다. 내부 관계자는 "지금이 최선일 수 있다"면서 "굳이 거래소의 개편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글로벌 거래소 살펴보니…지주사가 '대세'

반발 속에서도 거래소 지주사 체제가 논의되는 것은 '생존'과 관련돼 있다. 글로벌 인수·합병(M&A) 흐름이 속도를 내고 있는 시점에서 지주사 체제는 거래소의 규모를 확장하기 유리하다. 이미 해외 주요거래소들은 지주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글로벌 거래소 1위인 CME는 유럽 파생상품청산소(CME Clearing Europe)와 다우존스(Dow Jones Indexes), 두바이상업거래소(Dubai Mercantile Exchange)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2위 거래소인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ntercontinentalExchange Inc.)도 뉴욕증권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와 ICE 선물거래소, ICE 퓨쳐스 등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3위는 유렉스(Eurex)그룹이다. 유렉스 클리어링, 유렉스 익스체인지, 유렉스 익스체인지, 유렉스 레포 등의 자회사를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지주사들은 전 세계 주요 금융 센터에 대표 사무소를 두고, 다른 거래소와 제휴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주요 거래소들은 모두 지주사 체제를 하고 있다"면서 "지주사로 전환하면 각 본부별 독립성이나 차별성을 유지하고, 글로벌 M&A 환경에도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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