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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세계의 눈이 워싱턴에 있는 아베 주목"

아베 총리 美의회 연설 앞둔 가운데 과거사 문제 사죄 압박
"김정은 모스크바 간다면 국제사회 지도자들과 어울려 배우길"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2015-04-29 00:35 송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  2015.4.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8일 미 상·하원 의회 합동연설을 앞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향해 "세계의 눈이 지금 워싱턴에 있는 아베 총리를 주목하고 있다"며 식민지배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연설에서 사죄를 언급할 것을 압박했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플래넘 2015' 만찬사를 통해 "한국과 미국, 역내국과 국제사회에서는 아베 총리가 과거 독일이 했던 것처럼, 금년의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과거를 명확히 청산할 것을 촉구하는 강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윤 장관은 동서냉전시대 중국을 방문한 미국의 닉슨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흔히 사람들이 말하듯이, 닉슨만이 중국에 가는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며 "아베 총리도 그와 같은 리더십을 보여 일본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한국이 최근 역내 환경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이라며 "한국 내에서 미일동맹 강화를 한미동맹 약화와 동일시하거나, 심지어 한국이 고립되거나 배척되는 증거로 보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어떤 이들은 한미관계와 한중관계를 제로섬(zero-sum) 관계로 보기도 한다"며 "그러나 이러한 시각들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한국 방문 계기에 말했듯이 한미관계와 한중관계는 완전히 양립 가능하다"며 "그리고 한국인들에게 있어 동맹은 동맹, 전략적 파트너십은 전략적 파트너십이며 이들 모두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마찬가지로, 강력한 한미동맹과 굳건한 미일동맹이 양립할 수 있다는 점은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며 "역대 최상의 상태에 있는 한미동맹은 미일동맹 때문에 약화되거나 주변화될 수 없으며,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제로섬 게임적 사고방식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반둥회의 계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을 진행한 점을 의식한 듯 "최근 일중 정상간 대화가 한국을 배제한 채 진행되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며 "그러나 사실 그러한 대화는 우리가 지난 수년간 환영해온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1일 한국이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의장국으로서 서울에서 3국 장관회의를 성사시킨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최근 싱가포르와 반둥에서의 지도자들간 회동에 비추어 볼 때 3국 정상회의가 금년 내 열릴 수 있다고 어느 정도 낙관하고 있다"며 "3국 정상회의 개최는 미국의 역내 노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서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삼자간 신뢰구축조치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는 물론, 동북아에서의 긴장도 완화할 수 있다"며 "그리고 이것이 바로 한국이 핵심 국가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역내 메커니즘인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제안한 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의)아시아 재균형 정책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지역주의와 보조를 맞추어 진행되어야 한다"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든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든 지역 FTA(자유무역협정)는 제한된 구성원들로 시작하겠지만 이후에 자격을 갖춘 여타 모든 국가들에게도 문호는 개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의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이 지역에 진정한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요소들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역내 안보 도전에 대한 안정자(stabilizer)로서의 미국의 리더십 발휘 및 강화 △미국의 전진배치 전략(forward presence)의 중요성 등을 꼽았다.

이날 오전 발표된 신(新)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대해선 "이 지침은 미일 동맹의 틀 내에서, 전수방위 원칙하에 이행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양자간 관계는 평화와 안보를 위한 필요조건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역내 다자 대화 메커니즘에 의해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점에서, 동북아 국가들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그리고 동북아평화협력구상(NAPCI)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경우에 대해 "만약 김정은이 5월에 모스크바에 간다면, 국제사회의 지도자들과 어울림으로써 이 방문이 진정으로 두 눈을 뜨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동유럽 체제전환국들은 물론 베트남과 쿠바 정상들과 같은 지도자들부터 배울 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cunj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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