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러대사 "우크라이나 침략할 의도 없다는 것 믿어줘"

"우크라이나 일부 군대 나치 상징 노골적 사용"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이 日항복 선언 이끈 것 아냐"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2015-04-23 15:59 송고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러시아대사가 23일 오전 오전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5.4.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알렉산드로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는 23일 우크라이나 사태 및 크림반도 합병과 관련,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의도가 없는 것을 믿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티모닌 대사는 이날 서울 주한 러시아대사관에서 가진 외교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러시아와 크림의 통일은 크림반도 국민 자유투표(96%)의 결과"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네오나치(신민족사회주의)가 생기는 것에 대해 특별한 주의를 하고 있다"며 " 미국, 서유럽에서도 이런 동향을 볼 수 있고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이런 동향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티모닌 대사는 "우크라이나 일부 군대는 나치 상징을 노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나치즘을 비판하는 결의안이 유엔 등에서 매년 나오는데 우리는 대한민국이 이 결의안을 지지하는데 흡족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크림반도 합병에 대해 한국이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한국 언론은 서양 자료를 인용한 보도가 많은데 러시아 언론의 보도도 주의 깊게 보고 그 보도에도 기초해 (기사를 썼으면)한다"고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식에 참석한 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승전기념식에 가지 않은 이유가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 두 나라 간에 그런 이견은 없다"며 "박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하고 양국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관련, "우리 인민은 동양에서 침략, 약탈 다른 인민의 노예화 정책을 하는 일본이 존재하는 한 최후의 승리를 선언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티모닌 대사는 "바로 이 때문에 얄타, 포츠담 회담에서 연합의무에 따라 1945년 8월 소련은 대일전쟁에 참전했다"고 밝혔다.

티모닌 대사는 "연합군과 합의한 대로 3개월이 지난 1945년 8월 9일 참전한 소련은 대규모 작전을 펼쳤고 이를 러시아 역사가들은 '만주작전'이라고 부른다"며 "2700km에 이르는 전선에서 교전이 전개됐고 소련군의 제1, 제2극동전선이 몽골군, 대일항쟁전사들과 함께 25일간 100만명의 일본 관동군을 파멸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작전에서 일본군 사망자가 8만 4000명에 달했고 소련군은 1만 2000명이 사망했다"며 "그중 한국 해방 작전에서 3000명 이상의 장병이 사망했다"고 강조했다.

티모닌 대사는 "태평양에서 일본을 파멸시키는데 연합군의 역할을 인정해야한다"며 "그러나 히로시마, 나가사키 핵폭격은 일본과 한국에 있어 (일본이 항복하는데)주요 요인이 됐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강한 일본 관동군 파멸에 일본이 항복을 결정한 주요 요소가 됐다. 따라서 1945년 9월 2일 일본 천황이 항복을 선언했고 이것이 제2차 세계대전의 끝이 됐다"고 말했다.

티모닌 대사는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오늘도 2차대전 후의 시기처럼 협력 갈등 사이의 선택지점에 왔다"며 "일부 국가의 지도자들이 다시 자국의 우월성과 특별성을 주장하는 게 불안감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일부 국가에서 인종주의를 보급하는 민족주의자, 극단주의자가 노골적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2차 대전의 역사를 수정해 나치와 그 일당이 군사범죄를 정당화해 세계를 영향권에 넣으려는 시도가 완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티모닌 대사는 "러시아는 대조국전쟁에서 많은 대가로 승리를 얻었다"며 "이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 또한 한반도 정세 정상화를 포함해 세계적, 지역적 안보 문제를 공동으로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티모닌 대사는 '나치 군사범죄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라는 언급이 일본을 지칭하느냐는 질문에는 "현대 일본에 대해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동향이 대두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cunjam@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