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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책銀·나랏돈 지원받은 TK정치인 업체 '씨알텍' 법정관리

포항 中企 씨알텍 최근 법정관리 신청. TK여성정치인이자 경북도 여성기업협회장 노선희씨가 오너
노씨 이명박 인수위 부대변인 지내..18대 대선서는 박 대통령 지지
법정관리 직전까지 국책은행, 나랏돈 지원...로비나 외압 의혹

(서울=뉴스1) 송기영 기자, 신건웅 기자 | 2015-04-22 11:05 송고 | 2015-04-22 16:40 최종수정
노선희 씨알-텍 대표© News1

국책은행과 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았던 업체로 경북지역 정치인이자 경북도여성기업협회장인 노선희(사진)씨가 운영하는 '씨알-텍'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정관리 직전까지도 국책은행 돈과 나랏돈이 들어가 로비나 외압 의혹이 제기된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자금을 대준 국책은행들은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22일 금융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북도여성기업협회장인 노선희가 운영하는 포항의 비상장 중소기업 '씨알-텍'이 이달 1일 대구지방법원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씨알-텍은 탄소재료전문기업으로 2000년 설립됐다.

씨알텍은 지난해 매출이 급감하면서 누적된 손실을 이기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씨알-텍은 지난해 61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이 78억원에 달했다. 당기 순손실은 90억원으로 집계됐다. 손실이 누적되면서 부채만 늘어났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만 84억원으로, 유동자산(17억원)보다 67억원이나 많다. 비유동부채(54억원)까지 더하면 전체 부채액만 138억원이 넘는다.
이 회사 오너이자 대표이사인 노씨는 최근 경북여성기업인협의회 회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 때 경제사절단으로 동행도 했다.

정치권에도 인맥이 넓다. 새누리당 경북도당 부위원장을지냈으며,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부대변인까지 역임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에서 민간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노씨가 MB정권 인수위 부대변인도 지냈고 18~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비례대표 공천 신청도 했었다"며 "18대 대통령 선거 때는 박근혜 대통령 지지 모임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업체에는 국책은행인 산업·기업은행 자금은 물론 나랏돈까지 들어갔다.

산업은행 포항지점은 12.4%의 지분투자를 했다.  기업은행의 자회사인 기은캐피탈도 11.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이 지역 지점차원에서 지역 중소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두 은행은 씨알-텍에 저리로 대출도 해줬다.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 현황을 살펴보면 산업은행이 연 5~6%대 이자율로 11억3900만원을 빌려줬으며, 기업은행도 4~7%에 4억원을 대출해줬다. 이외에도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연 4%대의 낮은 이자를 받으며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명목으로 34억원을 대출해줬다. 

정부보조금도 지원됐다. 지난해에는 13억원, 2013년에는 18억4000만원 넘게 정부보조금이 투입됐다. 

씨알-텍이 법정관리 직전까지 정부와 공공기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점을 두고 금융권과 지역 재계에서는 정치인사로서 영향력이 발휘된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투자자로 들어가는 경우도 흔치 않고, 이렇게 규모가 작은 회사에 저금리에 돈을 대출한 것도 의외"라며 "실적도 저조한데 정부보조금까지 들어간 것도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어 "확인이 필요하지만 수익성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나 국책은행의 지원이 있던 것은 특혜일 수도 있다"며 "어떤 부분을 보고 투자를 하고 보조금을 지급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씨알-텍의 매출은 2013년까지 148억원을 넘었지만 지난해 61억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매출원가는 같은 기간 129억원에서 132억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제품을 헐값에 팔거나 손실을 보면서 처분한 셈이다.

한 회계사는 "100억원 이상 매출이 나오다 급격히 꺾인 이유는 제품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재무제표로 모든 것을 알수는 없지만 규모에 비해 적자가 너무 크고, 이익을 내던 회사가 갑자기 망하는 부분이 수상하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이 기업의 법정관리를 최근에서야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대출이나 지분 투자는 모두 문제없이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당시 산업은행 포항지점에 근무했던 한 직원은 "2006년 10월 경 포항 지역 기술 우수 기업에 투자하면서 이 기업에 지분투자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기업 대표의 이력과는 전혀 상관없이 기술 우수 기업에 투자한 것으로 특혜 의혹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rck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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