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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기도 어렵고 하기는 더 어렵다"…朴정부 총리 수난사

2년 2개월여간 후보자만 5명 지명…정상업무 수행은 사실상 정홍원 유일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5-04-21 11:24 송고 | 2015-04-21 12:25 최종수정
21일 오전 사의를 표명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5.4.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21일 오전 사의를 표명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5.4.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파문'에 연루돼 취임 2개월여만에 사의를 표명하며 퇴진 수순을 밟게됐다.

지난 2월16일 취임 후 63일만에 사의를 표한 이 총리의 공식 재임기간은 과거 제1공화국과 제2공화국의 과도기에 65일간 역임했던 제6대 허정 총리를 제외하면 최단기 총리로 기록될 전망이다.
아울러 2013년 2월 출범 후 벌써 6번째 총리 지명을 앞두게 된 박근혜 정부의 '총리 수난사'도 가히 기록적인 평가를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첫 총리지명자 김용준의 낙마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3년 2월 현 정부의 초대 총리로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이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을 지명했다.
김 전 소장은 대법관과 헌법재판소장을 모두 역임한 것은 물론 대선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하며 무난하게 국무총리직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헌재소장 퇴임 직후부터 법무법인 자문위원을 맡아 7개월 간 7억여원을 벌어들이는 등 '전관예우' 논란에 이어 두 아들의 병역면제와 본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되며 지명 닷새만에 총리 후보자에서 자진사퇴한다.

박 대통령은 헌정사상 최초의 초대 총리 후보자 낙마라는 예상치 못한 사태에 직면하자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검사 출신의 정홍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다.

부동산 투기와 위장전입 의혹이 있었지만 무난하게 청문회를 통과한 정 전 총리는 그러나 '무색무취'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박근혜 정부의 '책임총리제'에 걸맞지 않는 인사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적절한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결국 참사 발생 열흘 만에 사의를 표명하게 된다.
정홍원 전 국무총리 2015.1.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정홍원 전 국무총리 2015.1.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대쪽 검사 안대희와 문창극의 잇따른 좌절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수습 이후 사표를 수리하겠다고 밝히며 다음 총리 후보자로 역시 검사 출신의 안대희 전 대법관을 지명한다.

그러나 검사 재직 시절 '대쪽'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새누리당의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안 전 대법관도 '5개월 간 16억원'이라는 거액의 수임료로 인한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이며 지명 일주일도 안돼 사퇴했다.

'클린' 이미지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기도 했던 안 전 대법관의 전격 사퇴는 박근혜 정부의 '총리 수난사'를 부각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이후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의 총리 후보자 지명과 사퇴 과정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문제가 제기될 정도로 험난했다.

문 전 주필은 후보자 지명 이틀 만에 과거 교회 강연 동영상에서의 과거사 관련 발언이 공개되며 과거사 인식 문제가 불거졌다.

문 전 주필은 상대적으로 재산이나 병역 등의 개인사에 문제가 없었으나 이 동영상을 통해 "일본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알려지자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문 전 주필은 앞선 다른 후보자들과 달리 매일같이 다량의 자료를 준비하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으나 결국 후보자 지명 2주만에 자진사퇴를 피해가지 못했다.

◇총리 지명자 낙마 후 초유의 총리 유임

박 대통령은 두 달에 걸쳐 연이어 두 명의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자 결국 정 전 총리의 유임을 결정하게 된다.

이미 사퇴 의사를 밝힌 총리가 다른 후보자들의 낙마로 인해 다시 총리직에 유임된 것을 초유의 일로 이로 인해 정 전 총리는 '뫼비우스 총리', '불멸의 총리' 등의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올해 1월 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며 가장 강력한 '책임총리'로 기대를 모았던 이완구 총리도 풍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 총리는 아들의 병역 회피 의혹에 공개검증까지 실시하며 제기된 각종 의혹에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대응하는 듯 보였으나 사적으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압' 의혹 발언을 한 것이 전해지면서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난관 끝에 총리직에 취임한 이 총리는 부정부패척결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를 하는 등 강한 총리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행보를 이어갔으나 결국 '성완종 리스트'라는 초유의 부정부패 연루 의혹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seoji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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