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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군대]'공관병' 아직도 필요한가?…미군은 없네

공군총장 전 공관병 SNS 글 논란 …사실상 가내 노비나 다름없다"
병력의 지휘관 사유화 문화 여전 지적 잇따라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2015-04-18 08:10 송고
청와대에서 열린 군 보직(장성) 및 진급신고식에 참석한 장성들이 경례하고 있는 모습 (참고사진) 2013.4.23/뉴스1 © News1
청와대에서 열린 군 보직(장성) 및 진급신고식에 참석한 장성들이 경례하고 있는 모습 (참고사진) 2013.4.23/뉴스1 © News1
현 공군 참모총장의 공관병이었던 한 대학생이 SNS에 게시한 글이 최근 군 안팎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자신이 최차규 총장이 과거 작전사령관으로 있었던 2013년 무렵 최 총장의 공관병이었다고 소개한 대학생 A씨는 최 총장의 부인이 관용차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가 하면, 국가재산인 공관의 가구를 개인적으로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공군은 지난 16일 해당 글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명했다.

최 총장의 부인이 당시 부부동반 행사 등 공식 만찬 일정 때문에 관용차를 서너차례 사용했지만, 당시 최 총장이 부적절성을 인지하고 조치를 취했으며, 공관 가구도 개인돈으로 구입한 것들을 가져간 것을 당시 공관병이 오해한 것 같다는 설명이다.

당장 당시 공관병의 주장을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 탓에 공관병의 폭로 사건은 공군의 해명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반면 공관병의 이같은 '고백' 덕에 군복무 중인 병사를 바라보는 장성들을 포함한 우리 군의 왜곡된 시선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공관은 장성급 지휘관의 근무 편의를 위해 국가가 마련해준 부대 내 생활 거처다.

국가가 지휘관에게 빌려준 공간인 동시에 지휘관이 식사를 하고 잠을 자는 등 개인 생활이 이뤄지는 곳이다. 공적 측면과 사적 측면이 공존하는 공간인 셈이다.

A씨는 페이스북 글에서 공관병에 대해 "사실상 가내(家內) 노비나 다름없는, 말도 안되는 권위주의 시대의 잔재"라고 표현했다.

지휘관 개인의 생활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하다보니, 군복무를 하고 있는 것인지 한 개인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렸다는 뜻이다.

실제로 인터넷 곳곳에서는 "시녀인지 군인인지 모르겠다", "가사도우미 분들을 존경하게 됐다", 심지어 "사모(지휘관의 부인) 잘못 만나면 전방근무 못지 않은 혹독한 군생활을 하게 된다"는 댓글도 보인다.

공관병의 근무가 지휘관 개인과 그 가족들에 대한 수발까지 종종 포함하는 현실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공관병이 사병(私兵)처럼 부려지는 게 일상화돼 있다면, 관용차를 개인적 용도로 쓰는 것은 더 어렵지 않게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미군의 경우 공관병이라는 보직 자체가 없다고 한다. 필요할 경우 지휘관 개인이 용역 형태로 인력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미군의 경우 자기 개인과 가족생활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군복무와 개인생활의 영역이 명확하게 분리돼 있다는 뜻이다.

일반 병사도 모두 직업 군인인 미군의 경우와 우리 군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없지 않다.

그러나 공관병 스스로 자신이 "노비였다"고 평가하는 보직을 굳이 따로 둘 정도로 군 고위직들이 병력을 사유화하는 문화는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bin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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