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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인수전 '쩐의 전쟁' 돌입…근심 커진 박삼구 회장

김상열 회장 "1조원 문제없다", 박삼구 회장 압박
박 회장 행보에 채권단 반감, 박 회장에 '악재'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5-04-14 17:35 송고 | 2015-04-15 14:41 최종수정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 좌측)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뉴스1DB© News1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 좌측)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뉴스1DB© News1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공격적인 베팅을 예고하면서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그동안 금호산업과 관련해 언급을 꺼렸던 김 회장은 최근 "인수가격이 1조원에 달해도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는 등 강한 인수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김 회장 발언의 이면에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을 압박해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노림수가 숨어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금호산업에 대한 실사작업을 마무리 짓고 이달 28일 예정된 본 입찰을 준비 중이다.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PEF) 4곳도 입찰을 준비하고 있지만 PEF 단독으로 금호산업을 인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호반건설이 가장 강력한 인수후보로 손꼽힌다.

EY한영을 통해 금호산업 재무상황과 기업가치 등을 파악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임시의원총회 등 공식선상에서 "호반건설 자금조달 능력은 충분하다"며 금호산업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회장 발언은 표면적으로 호반건설의 자금동원 능력을 강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해석이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은 제3자 공개매각 절차를 거쳐 팔리는데 이때 결정된 최고가격을 박 회장이 받아들여야만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박 회장이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현재로서 파악하기 어렵지만 인수후보자들이 높은 가격을 써내면 자금동원 능력에 한계가 있는 박 회장 부담은 가중되게 된다.

박 회장 입장에서는 금호산업 매각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거나 재무적투자자(FI) 모집을 위해 풋백옵션 제공을 약속하는 전략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매각주체인 채권단의 반감을 사게 된다. 안전을 중요시 여기는 김 회장이 이례적으로 1조원 이상을 베팅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을 놓고 박 회장을 압박하려는 고도의 전략이 숨어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실제 금호그룹 계열사 경영진들이 박 회장 부담을 줄여주고자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을 연이어 처분하자 소액주주 일부는 주가조작을 이유로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매각가격이 높을수록 더 많은 지분차익을 거둘 수 있는 금호산업 채권단 역시 박 회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장해주는 등 박 회장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채권단이 최근 들어 박 회장에게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금호산업 인수전도 다소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인수후보자를 방해하는 등 불공정행위가 적발되면 박 회장이 가지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박탈하겠다는 방침을 채권단이 내놨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도한 차입이나 무리한 풋백옵션을 통해 금호산업 지분을 매수하는 일도 제한하겠다는 게 채권단 입장이어서 박 회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보였던 금호산업 인수전 분위기가 뒤바뀐 모습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자금 동원 능력은 충분하다고 수차례 언급한데다 채권단이 보유 중인 금호산업 지분가치가 1조원 이상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박 회장이 상당한 부담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급해진 박 회장이 인수가격 낮추기에 나서는 등 방안을 강구했지만 채권단 눈 밖에 나는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의도된 전략인지 모르겠지만 김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전을 가격경쟁으로 유도하면서 박 회장에게 유리했던 금호산업 인수전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양상으로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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