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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지능 가진 9세 ‘경우’…기저귀값 대기도 벅찬 조손가정

외발 할아버지 벌이·기초생활수급비로 네 식구 생활

(전주=뉴스1) 박효익 기자 | 2015-04-09 19:30 송고
발달장애로 8개월 수준의 지능을 가진 9세
발달장애로 8개월 수준의 지능을 가진 9세 "경우" 2015.04.09/뉴스1 © News1 박효익 기자
전북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의 한 주택. 슬라브 지붕 사이로 비가 새고 햇볕이 제대로 들지 않아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었다. 승우(12)는 이곳에서 할아버지(64)와 할머니(52), 동생 경우(9)와 함께 넷이서 살고 있다.

    

승우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 해 발달상태가 또래들에 비해 늦은 편이다. 주의력 결핍 증세로 일주일에 한 번씩 정신과 상담 치료도 받고 있다.

    

동생 경우는 발달장애로 지적 능력이 생후 8개월에서 멈췄다. 신생아 수준의 지능 상태로 하루 종일 기저귀를 차고 있어야 하고, 음식도 씹지 못해 매 끼니마다 곱게 간 음식을 먹어야 한다. 간질 발작 증세까지 있어 2~3일에 한 번씩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두 형제를 보살피는 것은 온전히 할아버지와 할머니 몫이다. 본인들의 건강을 챙기기도 벅찬 상황에서 이들 형제를 보살펴야 하니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의 불화로 집을 나간 지 오래고, 아버지도 행방불명처리됐다가 최근에서야 겨우 연락이 닿았지만 교통사고로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조그만 구둣방을 운영하고 있지만 규모가 영세해 벌이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사고로 한쪽 다리가 잘려 다른 한쪽 다리에 의지해야 하다 보니 구둣방을 꾸려나가기도 만만치 않다.

    

할머니는 집에서 경우를 챙겨야 하는 탓에 경제생활은 엄두도 못 낸다. 주간에는 경우를 장애인시설에 맡기지만, 발작 증세로 한 달에 보름은 병원생활을 하기 때문에 항시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할머니 또한 짝다리로 걸음걸이가 온전치 않다. 치료가 시급하지만 경우를 챙기느라 정작 자신은 진료조차 받지 못한 상태다.

    

할아버지의 한 달 벌이와 승우 앞으로 지급되는 기초생활비로 네 가족은 한 달을 나야 한다. 월세 20여만 원과 경우의 기저귀 값 50여만 원, 경우의 병원비 등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액수다.

    

적십자 봉사원을 통해 이들 식구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는 승우 형제를 적십자 ‘희망풍차 위기가정 지원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하고 통합적인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당장 도움이 필요한 경우의 기저귀 구입비는 물론 경우의 소아 재활과 언어 치료, 할머니의 다리 관절 치료 등을 적십자 경인의료재활센터병원과 연계해 진행하는 등 경우네 가족에게 맞춤형 통합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어린 형제가 장애까지 갖고 있어 너무 안타깝다”며 “승우 형제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앞으로 지속적으로 전반적인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경우가 하루에 10개 이상씩 성인용 기저귀를 사용해야 하는만큼 관련업체 및 기업의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문의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 회원홍보팀 063-280-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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