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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요금 맨앞줄·옆줄은 할인해줘야 하는것 아니에요?"

평일과 주말 요금, 좌석따라 차이도 없어
"관람료 담합에 공정위는 뭐하나" 불만도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5-04-01 18:03 송고 | 2015-04-02 09:45 최종수정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시네마 본사 앞에서 참여연대,민변민생경제위원회, 청년유니온 3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대형 멀티플렉스 3사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에 서비스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News1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시네마 본사 앞에서 참여연대,민변민생경제위원회, 청년유니온 3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대형 멀티플렉스 3사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에 서비스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News1

"모든 영화가 왜 같은 요금을 받는 지 궁금합니다. 공산품은 들어가는 원재료비가 다르고 시장수요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인데 영화표 가격은 왜 고정이죠."

"시간대에 맞춰 영화를 보기 위해 맨 앞자리, 맨 옆자리 앉는 것까지는 감수하겠는데요. 주말에 똑같이 1만원 내라고 하니 좀 억울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등 대부분의 관람시설이 좌석별로 가격 차이를 두고 있지 않나요?"

소비자들과 시민사회단체의 영화관 요금체계에 대한 불만이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의 게시판에는 1일 현재 247개의 토론글이 올라와 있다.

여기에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92%의 스크린을 점유하고 있는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에 합리적이고 다양한 요금체계 도입을 촉구하는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leo'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영화관 표 가격만 봐도 담합하고 있는 게 뻔히 보이는데 왜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네티즌 '옥천거북'은 "관객들은 같은 요금을 내고 다른 크기의 영화를 보고 있다"며 "상영관 앞에 스크린 크기와 같은 사양을 자세하게 표시하는 것을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문제제기는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영화 관람 열기와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의 독과점 현상이 상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인구 1인당 영화관 관람횟수는 4.19회, 2013년은 4.17회로 미국, 일본, 중국 등을 앞선다. 영국의 미디어리서치 업체인 스크린다이제스트에 따르면 2013년 인구 1인당 연평균 극장관람횟수는 미국 3.83회, 일본 1.22회, 중국 0.45회 등이다. 한국은 영화 관람 열기가 높은 아이슬란드(4.28회), 싱가포르(4.15회)수준이다.  

그러나 요금 체계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평일 관람료는 보통 8000~9000원이다.

예를들어 현재 상영 중인 '신데렐라'의 경우 CGV와 메가박스가 평일(월~목) 8000원, 롯데시네마는 이보다 1000원 비싼 9000원을 받고 있다. 세 멀티플렉스 모두 주말(금~토)은 1만원, 조조는 6000원이다.

영진위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 영화관 1편의 평균 티켓요금은 7738원이다. 이는 2013년 평균 7271원보다 6.4% 오른 가격이다.

2015.04.01/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2015.04.01/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요금은 여타 국가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요금의 다양성은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스크린다이제스트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중국의 관람료는 6.23달러(6880원)로 우리나라보다는 낮다. 하지만 영화관과 상영영화에 따른 요금은 천차만별이다.

실제 중국의 CGV만 하더라도 신데렐라의 요금이 영화관마다 25, 30, 36, 48위안 등으로 다양하다. 같은 극장이라도 영화에 따른 요금도 조금씩 다르고 아이맥스나 3D 상영관은 더욱 많은 차등을 두고 있다.

미국의 경우 티켓 평균요금이 미국 8.19달러(9050원)로 우리나라보다 높은 편이다. 대신 미국은 일반 성인이라도 오후 6시 이전 주간상영, 60세 이상 노인, 어린이, 학생, 군인 등 연령대에 따라 다양한 요금을 적용한다.

더구나 미국의 관람료는 여타 엔터테인먼트 입장 관람료에 비해서는 매우 저렴한 편이다.

미국영화협회(MPAA) 조사에 따르면 2013년 4인가족 기준 영화 평균 관람료는 32.52달러인데 반해 놀이공원은 199달러, 메이저리그는 109달러, NBA는 210달러 등으로 6배 이상 비쌌다.

일본의 평균 관람료는 15.86달러(1만7520원) 우리나라의 2.3배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은 높은 요금 탓에 관람객수가 우리나라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일본제작자연맹 조사에 따르면 2013년 일본 영화관 관객수는 1억5589만명이다.

우리나라는 2013년 2억1335만명에 이어 지난해 2억1506만명이 영화관을 찾아 2년 연속 관람객수 2억명을 넘어섰다.

영화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화 자체뿐만 아니라 상영관에 대한 관객들의 눈높이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며 "일본의 예를 보면 지나치게 요금이 높아서도 안 되지만 영화관 수익도 높이고 관객들의 만족도도 높이는 합리적인 요금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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