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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년] 잔인한 4월…여전히 슬픔 머금은 안산

(안산=뉴스1) 최대호 기자, 송용환 기자 | 2015-04-01 07:38 송고
단원고등학교 인근 도로에 걸린 세월호 현수막. 2015.04.01/뉴스1 © News1 최대호 기자
단원고등학교 인근 도로에 걸린 세월호 현수막. 2015.04.01/뉴스1 © News1 최대호 기자
세월호 참사 후 350일. 시간은 무심히도 흘러 잔인한 4월이 돌아왔다.

    

4월을 하루 앞두고 찾은 안산시 곳곳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해달라는 노란색 깃발이 바람에 쓸쓸히 나부끼고 있었다.

    

약 50m 간격 가로수에 걸린 깃발 속에는 단원고 희생 학생의 이름과 함께 슬픔과 그리움을 담은 글귀가  담겨 있었다.

    

봄이 찾아왔건만 안산시는 여전히 슬픔을 머금은 모습이었다. 하늘도 그 마음을 아는지 이날 안산시 전역에는 종일 안개비가 내렸다.

    

안산시 단원구 고잔1동 단원고등학교 인근 거리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노란 리본이 새겨진 현수막을 제외하곤 문방구, 음식점, 세탁소 등 여느 학교 앞 풍경과 다름이 없었다. 상인들과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의 표정에서도 큰 그늘은 없어보였다.

    

하지만 1년여 전 그날의 이야기를 물어보면 하나 같이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거리에서 만난 한 시민은 “생각할수록 마음만 더 아프다. 가슴에 묻어두고 살아야지...”라며 애써 기억을 억누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산 단원고등학교 정문. 2015.04.01/뉴스1 © News1 최대호 기자
안산 단원고등학교 정문. 2015.04.01/뉴스1 © News1 최대호 기자
학교 안 풍경은 슬픔의 무게가 더했다.

    

2014년 4월, 설레는 맘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단원고 2학년 325명 중 250명(실종자 4명)은 끝내 엄마 아빠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공간으로 보존되고 있는 단원고 2~3층 10개 교실에는 형형색색의 쪽지가 창문과 벽면을 뒤덮고 있었다. 쪽지 속에는 그리움이 묻어나는 글들로 가득했다.

    

교실 칠판에도 먼저 간 친구들을 기억하는 글이 빼곡했다. 주인을 잃은 책상에는 꽃과 초콜릿·사탕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2학년 교무실도 ‘추모 교무실’로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학교에서 만난 선생님·학생들에게 차마 그날의 이야기를 물어 볼 수 없었지만 그들의 표정과 행동에서 먼저 간 친구, 스승, 제자를 향한 그리움을 읽을 수 있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 2015.04.01/뉴스1 © News1 최대호 기자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 2015.04.01/뉴스1 © News1 최대호 기자
발길을 돌려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화랑유원지로 이동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현수막들이 분향소 입구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하루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렸던 곳이었지만 비가 내린 탓인 지 이날 조문을 위해 방문하는 시민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분향소 한 관계자는 “주말에는 단체 조문객들도 오고하는데 평일엔 그리 많지 않다”며 잊혀짐을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세월호 실종자를 애타게 기다리는 시민을 만났다.

    

그는 ‘세월호 속에 있는 9명의 실종자를 꺼내 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외로이 분향소 앞을 지키고 있었다.

    

피켓에는 여전이 가족 곁에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9명(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양승진, 고창석,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의 얼굴도 담겼다.

    

자신을 한 아이의 아빠라고 소개한 그는 “(사람들이)혹시 잊을 까봐….”라는 짧은 말을 남긴 채 묵묵히 1인 시위를 지속했다.

    

지난해 4월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인근 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에는 단원고 학생을 포함해 모두 476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중 295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다. 

세월호 합동분향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시민. 2015.04.01/뉴스1 © News1 최대호 기자
세월호 합동분향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시민. 2015.04.01/뉴스1 © News1 최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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