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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핀현준, 한국 최초의 그래피티 건물을 세우다(인터뷰)

(서울=뉴스1스포츠) 이경남 기자 | 2015-04-01 00:15 송고

"힙합 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싶어요."

서울 마포구 대흥역 3번 출구로 나와 첫 번째 골목 모퉁이를 돌면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 속 올라프가 그려져 있는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화려한 그래피티로 뒤덮인 미국 뉴욕의 명물 '파이브 포인츠'를 떠올리게 한다.

"동네 어르신들이 왜 건물에 낙서를 했느냐고 이상하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동네가 밝아지고 재밌어졌다고 좋아하세요. 하하"

팝핀현준이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팝핀현준 아트 컴퍼니에 대해 언급했다. ©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팝핀현준이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팝핀현준 아트 컴퍼니에 대해 언급했다. ©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이 건물 이름은 팝핀현준 아트 컴퍼니(PAC)로 건물의 소유자 역시 팝핀현준이다. 이곳은 힙합의 4대 요소 중 하나인 그래피티를 알리고 싶다는 그의 꿈을 담은 첫 걸음이 되는 곳이다.

"그래피티 요소가 외국에서는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쓰이는데 한국에서는 거의 죽어 있어요. 3년 전 삼성동에 '파이브 포인츠'가 생길 뻔 했는데 주민들 반대로 무산됐어요. 대중은 힙합이라고 하면 그냥 춤추고 랩하는 것만 떠올리는데 그래피티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거든요. 힙합 문화와 아티스트를 제대로 보여주고 알릴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만들게 됐죠."

팝핀현준은 2005년 싱글앨범 '사자후'로 데뷔한 가수 겸 공연예술가다. 2000년대 중후반 세계적으로 유행한 팝핀댄스를 우리나라에 전파하며 이름을 알렸다. 현재 팝핀현준아트컴퍼니 대표로 공연·영화·방송·가요·출판 등 대중문화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하에는 연습실, 1층은 힙합하는 친구들이 자유롭게 와서 쉬고 놀고, 제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2층은 아내 박애리의 공간이고, 3층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있는 아지트로 사용할 거고요."

<span>팝핀현준이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그래피티 작품으로 덮힌 자신의 건물을 소개했다. </span>©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팝핀현준이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그래피티 작품으로 덮힌 자신의 건물을 소개했다. ©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이 건물에 그래피티 작품을 그린 아티스트는 팝핀현준을 비롯해 스타코즈 (stacoz), 레스원(res1), 엣지(edge), 부기블랙(boogieblack)까지 총 5명이다.

"한국 최초의 그래피티 건물이라고 할 수 있죠. 그간 몇 군데서 도전하기는 했지만 기업의 프로모션으로 잠깐하고 사라졌거든요. 저는 그래피티가 낙서가 아니라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에 그려진 그림은 평생 남는 거예요. 그게 굉장히 의미가 있는 거죠."

사실 팝핀현준은 춤보다 그림을 먼저 시작했다. 중학교 시절 그림에 소질이 없다는 미술학원 선생님의 말에 충격을 받고 잠시 그림과 멀어졌다가 1999년 일본으로 건너가 춤을 배우던 중 그래피티를 접했고, 그후로 춤을 추면서 계속 그림을 그렸다. 한 잡지를 통해 팝핀현준이 그린 명화 패러디가 소개되기도 했다.

<span>팝핀현준이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함께 작업한 그래피티 아티스트를 소개했다. </span>©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팝핀현준이 최근 진행된 뉴스1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함께 작업한 그래피티 아티스트를 소개했다. ©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홍대처럼 힙합 문화가 익숙한 곳에 이 건물을 세웠다면 더 알리기 쉬웠겠죠. 하지만 제가 있는 곳에서부터 차차 뻗어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지나가던 주민들도 '뭐하는 곳이냐'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그렇게 천천히 많은 사람들에게 그래피티를 알리고 싶어요."

팝핀현준이 그래피티 건물을 세운 이유는 하나다. 힙합의 문화를 바로 잡고 알리는 것이다.

"힙합을 하는 친구들도 자신이 하는 문화가 어떤 건지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친구들에게 제대로 된 힙합 문화를 알려주고, 또 기회가 없는 친구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 지금 2/3 정도 진행됐는데 5월 중순쯤이면 제가 원하는 그림이 나올 것 같아요. 그때 워크샵이나 대회도 개최할 예정이에요. 후배나 동료들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어요."


lee12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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