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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뺨치는 '쾌락 도시' 베이징 곳곳엔 성매매 알선 전단이…"

성매매 여성 '한국인구' 맞먹는 4000여만명…비공식 1억 추산도

(베이징=뉴스1)임지연 통신원 | 2015-04-02 17:32 송고 | 2015-04-02 18:40 최종수정
필자가 거주하는 레지던스에 꽂혀 있는 성매매 전단지들.© 뉴스1
필자가 거주하는 레지던스에 꽂혀 있는 성매매 전단지들.© 뉴스1

최근 중국에서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각종 불법 성매매 정보가 범람하고 있다.

과거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성매매가, 중국 정부의 잇따른 대도시 경제 특구의 지정과 온라인 보급의 보편화로 성매매 산업이 대중 속으로 급속하게 파고드는 모양새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하룻밤을 즐길 유부남을 구한다'는 문구와 함께 반라의 여성 사진을 게재한 불법 광고가 버젓이 게재돼 있다. 유부남과 10대 미성년자와의 만남을 주선한다는 불법 사이트까지 개설돼 활발한 영업 중이다.

심지어 이 불법 만남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이 1억명을 넘어섰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는 중국 성매매 산업이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오프라인에서는 '시혼(試婚)'을 원한다는 광고가 성행하고 있다.

법적인 부부관계를 맺기 이전에 시범삼아 동거 해본다는 의미지만, 업체가 주선하는 것은 성매매 여성과의 은밀한 만남이 주를 이룬다.

베이징 중심가 건물 화장실 내부에는 명함만한 작은 광고 종이에 시혼이라는 문구와 함께 연락처가 기재돼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가입비는 500위안, 우리 돈 10만원 남짓이다. 

외국인 아파트, 레지던스 호텔 등은 이들 성매매 업자들의 주요 타깃이다. 타지에 나와 홀로 생활 하는 남성들이 밀집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짧은 미니스커트 차림의 여성 사진이 기재된 성매매 전단지는 심지어 호텔 로비, 복도에서도 발견된다. 오전, 오후를 가리지 않고 2~3 차례 씩 뿌려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관리실 청소 담당자가 전단지를 회수하지만, 미처 회수하지 못한 성매매 전단지가 문 틈 사이에 꽂혀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뿐만 아니다. 거주지 인근에 위치한 대형 마사지 샵에서는 마시지를 가장한 성매매 영업이 대낮부터 시작된다. 그 사실을 모르고 중국 전통 마사지를 받기 위해 샵을 찾은 외국인들은 민망한 옷차림의 성매매 여성들이 업소 곳곳에 포진한 모습을 보고 아연실색하기 십상이다.

이런 마사지 샵의 특징은 마사지 방 하나에 1인씩 입장하며 방마다 침대와 이불이 놓여져 있다는 점이다. 생각 없이 방안에 들어서면 깊이 파인 옷차림의 여성들이 보기에도 민망한 자세로 다가온다.

이런 업소형 뿐 아니라 능동형 호객 행위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밤늦게 호텔 객실로 직접 전화를 거는 것은 약과다. 성매매 여성이 아파트 복도를 활보하며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이런 호객 행위를 일컫는 '암탉이 밤에 크게 운다'는 표현도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13억 중국 인구 가운데 성매매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수는 얼마나 될까.

영국국제개발부(DFID)가 3월 초에 발간한 '중국의 지하 성 종사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성매매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수는 4000만명이 넘는다.

나이는 19~24살이 55%로, 학력은 중학교 졸업자가 45%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주된 활동 무대는 나이트클럽과 호텔, 노래방, 마사지 샵이었다.

그러나 이는 확인된 수치로 지방 소도시에서 음성적으로 성매매에 종사하는 이들까지 집계할 경우 1억명이 넘을 것이라는 어두운 추정치도 함께 나왔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도입한 지난 1970년 후반 이후 중국의 성매매 산업 종사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성매매 산업의 형태가 매우 체계적으로 분화돼, 5~6개 계층으로 나뉘어 운영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를 두고 현지언론들은 '중국식 특수 사회주의'라며 조롱하기도 한다.

최상위 계층에는 중국 정부 고위층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성매매 종사자이다. 이에는 얼나이(二奶, 두 번째 가슴)와 빠오포(包婆, 현지처)로 불리는 여성들이 속한다. 이들은 주로  고위층들의 첩이나 지방의 현지처가 되는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들이다.

두 번째로는 술집, 노래방, 음식점 등에서 성매매를 하는 경우이다. 우선 이런 영업소를 통해 업계에 발을 들였다가 출중한 외모 등으로 인해 후에 얼나이가 되기도 한다.

다음 단계는 여관이나 호텔에 그룹 형태로 투숙하며 내부 손님을 유혹하는 이들로, 대부분 전문 마사지사로 위장해 접근한다.

이하 단계에는 집창촌이나 퇴폐이발소 영업, 행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길거리 매춘 등이 포함된다.

성매매 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자, 중국 공안부는 최근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불법성매매 근절을 위한 집중단속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성매매업 종사자와 성매수자를 관련 법률에 따라 15일 이하의 구류나 노동교양, 5000위안(약 1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동시에 구류, 수용교육, 노동 교육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처벌을 확대하고 있다.

언론도 불법 성매매는 물론 파생적으로 일어나는 인신매매, 마약, 에이즈 등 사회적 문제의 심각성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성매매 근절을 위한 공익광고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불법 성매매는 독버섯처럼 전국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 사회에 만연한 빈부 격차와 성에 대한 개방적인 인식이 꼽힌다.

성매매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상당수는 지방 소도시에서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상경한 중졸 이상의 학력자들이다.

이들이 회사, 공장, 식당 등에 근무할 경우 일반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급여는 매달 평균 약 1000~1500위안(20~30만원) 선이다. 하지만 성매매를 할 경우 하루 평균 적게는 500위안에서 많게는 수 천 위안 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이들에게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 되고 있다.

성매매 사실이 발각되더라도 부과되는 벌금이 최고 5000위안(약 1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도 성매매를 부추긴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힘든 여행은 싫다. 여행을 같이 할 씀씀이가 큰 남성을 구한다"는 글을 SNS에 올린 1995년생 중국 여성.(출처=웨이보) © 뉴스1


이처럼 개방적으로 변한 여성들의 인식을 반영하듯 최근 중국의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미모의 20대 여성이 자신과 함께 여행할 남성을 찾는다는 글과 사진이 게재됐다.

1995년생이며, 상하이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여성은 "경제적 능력은 없지만 힘든 여행은 하고 싶지 않다. 나와 함께 여행할 경제적으로 능력 있는 남성을 찾는다"는 글을 남겼다. 그녀가 찾는 남성의 조건은 '돈 씀씀이가 커야할 것'이었다.

당연히 온라인상에서는 '몸을 파는 여자'라는 비난 의견이 쏟아졌다. 재미난 것은 '그녀 스스로의 선택'이라며 해당 글을 옹호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는 매년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의 이면에서는 성매매 또한 독버섯처럼 급속도로 자라나고 있다. '돈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도 괜찮다'는 무분별한 성 개방 의식이 커지는 중국인들에게 그들이 추구하는 경제 발전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묻고 싶다.

임지연 베이징 통신원.© 뉴스1

임지연 통신원은 현재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며 유학 중이다. 국내 일간지에서 정치부와 사회부 기자로 재직했던 경험을 살려 중국 내 다양한 이슈를 생동감있게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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