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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오픈마켓 수수료 '제로섬 게임' 일까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5-04-01 08:00 송고
© News1
"중소기업중앙회의 보도자료와 이번 연구발표(오픈마켓 불공정거래 실태조사)로 인해 오픈마켓이 악덕업자로 몰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김윤태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상근부회장)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중소유통포럼'은 오픈마켓의 불공정거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에 앞서 중기중앙회는 소상공인들의 대부분이 오픈마켓의 불공정거래를 경험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적 있다.

이번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한 이정섭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설문조사 결과 소개와 함께 법제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앞서 배포했던 보도자료와 동일한 내용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법제화한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 연구위원의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의 가장 큰 불만은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였다. 소상공인들은 현재 지불하는 것의 절반 수준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감안할 때 중기중앙회의 취지대로 소상공인들을 위해 오픈마켓 관련 법안을 만든다면 해당 법안에는 수수료와 광고비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 이런 내용이 없는한 소상공인들이 근본적으로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 연구결과에서 나타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연구위원에게 묻자 "좀더 연구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만약 중기중앙회 등이 추진하는 법제화에 이같은 내용이 포함될 경우 문제의 소지가 크다.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담합을 조장하는 법이 될 수도 있다. 오픈마켓이 판매자에게 받는 수수료는 가격과 같다. 즉 가격을 어느 수준으로 하라고 법으로 정해버리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법안에 소상공인들의 가장 큰 불만인 수수료와 광고비 문제가 빠진다면 소상공인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즉 중기중앙회는 법제화를 추진한다고 했지만 세부적인 내용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포럼에서 중기중앙회는 시장 자체를 '제로섬 게임'으로 보고 오픈마켓의 몫을 줄여 소상공인에게 배분하라는 주장을 펼쳤다. 전문가들은 물론 상생을 위해 대기업의 몫을 나눠주는 것도 필요할 수 있지만, 더 큰 상생은 시장을 확장시켜 판로를 더 넓혀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베이코리아가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온라인으로 수출하는 CBT가 대표적이다. 경기침체로 어려운 상황에서 '루즈-루즈 게임'만 벌인다면 공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계이기는 하지만 태생은 국내업체인 G마켓과 옥션, 그리고 한국 기업인 11번가가 망하고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국내 오픈마켓 시장도 장악하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더 대우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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