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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수능 쉽게 출제…영·수 대신 탐구가 당락좌우?

영어, 변형된 지문으로 체감난도 상승 가능성…출제오류 방지대책, 실효성 의문 지적도

(서울=뉴스1) 안준영 기자 | 2015-03-31 16:21 송고 | 2015-04-01 05:32 최종수정
김재춘 교육부차관이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능출제 오류 개선방안 및 2016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김재춘 교육부차관이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능출제 오류 개선방안 및 2016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교육당국이 31일 수능 출제오류 개선방안 및 2016학년도 수능 시행계획에서 밝힌대로 올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큰 틀에서 쉽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쉬운 수능 기조에도 불구하고 '물수능' 논란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 영어 변형 지문 등 영역별로 변별력 확보를 위해 적절한 난이도를 부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무튼 영어, 수학이 쉽게 나오면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등 탐구영역이 대입에서 당락의 열쇠가 될 수 있다.

한편 수능 출제진의 특정대학 출신 비율을 20%선으로 낮추고 출제기간을 이틀 늘리는 내용의 출제 시스템 개편에 대해선 취지는 그럴듯하나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쉬운 수능 불구 영어 변형지문 등 어려운 문제 대비해야

김재춘 교육부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학교에서 충실하게 공부한 학생들이 풀 수 있는 문제로 수능을 출제하겠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문제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의 이 같은 입장은 '쉬운 수능'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일 2016학년도 수능 난이도와 관련해 "지난해와 같은 출제 기조를 이어가겠다"며 "특히 수학은 어렵지 않게 출제하겠다"고 공언했다
작년 수능에서 국어는 다소 까다롭게 나왔지만, 이과생들이 주로 보는 수학B형은 1등급 커트라인이 수능 사상 처음으로 만점이 됐고 통합형으로 전환된 영어도 만점자 비율이 3%를 넘을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이런 맥락을 짚어보면 올 수능에서도 수학·영어는 쉽게 나올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다만 영어의 경우 학생들이 체감하는 난이도는 다소 높아질 수 있다. EBS 교재와 동일지문을 활용하는 문항 수가 7∼8개 줄어드는 것이 변수로 꼽힌다. 

이와 관련, 수능 출제 사령탑인 조용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본부장은 "영어의 경우 유사한 내용의 다른 지문을 활용하더라도 쉬운 단어를 사용해 난이도를 낮추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쉬운 수능 기조에도 불구하고 난이도 조절은 쉽지 않은 만큼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끼는 문제가 상당수 출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영어 체감난이도가 전년보가 다소 높아질 수 있다"며 "올해도 사회탐구, 과학탐구 1~2문제에 의해 수능 변별력이 갈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지난해 탐구영역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돼 변수로 작용했는데 올해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과학탐구는 원래 반영비율이 높은데다 국,수,영이 쉽게 출제되면 당락을 좌우하는 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수능 사탐 만점자 비율을 보면 생활과윤리는 0.36%인 반면 경제는 6.18%로 과목별로 천차만별이었다. 과탐도 생명과학Ⅱ 0.21%에서 지구과학Ⅱ 2.02%로 어느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확연했다.

◇출제오류 시스템 강화…"근본 해법으로 부족"

이번 개선안은 수능 출제 오류 사태를 예방하는데 나름 기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인 해법으로는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금까지 수능 출제는 교수 중심의 출제위원들이 문항을 만들면 검토위원을 맡은 교사들이 문제 오류를 판단해 수정을 요청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교수 중심의 출제진과 교사로 구성된 검토진이 대등하게 분리돼 출제 오류를 막는다. 교사로만 구성됐던 검토진에 교수를 포함시키는 것도 당초 시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진일보한 조치로 평가된다.

출제진의 인적구성도 다양화하는데, 수능 출제위원 중 특정대학 출신자 비율을 지난해 평균 22.4%에서 2018년까지 20% 이하가 되도록 낮춰갈 예정이다. 출제진 중 교사 비중도 현재 40.5%에서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하지만 학부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석사, 박사로 이어지는 '학맥 카르텔'을 깨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당국은 또 출제 기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던 탐구영역의 출제 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사탐과 과탐은 출제기간이 18일과 19일로 이틀씩 길어진다.

하지만 특히 탐구영역의 출제 기간을 단 이틀 늘리는 것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지난해 수능은 출제 과정에서 6번이나 검토를 했지만 오류를 잡아내지 못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출제진 구성에서 특정대학 출신을 줄이고 교사 비율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부분적인 손질만으로 수능 오류 및 난이도 개선이 이뤄지기 어려워 학교 현장의 신뢰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교총은 "수능의 폐쇄형 출제 방식 등 근본적인 틀을 깨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교육부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대입제도를 개선할 것이 아니라 상설 민간협의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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