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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지마세요! 내립시다!" 지옥철로 변해버린 9호선

다행히 안전사고 없어…서울시, 역 곳곳에 안전요원 배치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손미혜 기자, 이정우 기자, 황라현 기자 | 2015-03-30 09:29 송고 | 2015-03-30 09:58 최종수정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구간이 개통한 후 첫 월요일인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역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급행 열차를 탑승하고 있다.  © News1 양동욱 기자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구간이 개통한 후 첫 월요일인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가양역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급행 열차를 탑승하고 있다.  © News1 양동욱 기자

"밀지 마요. 밀지마", "좀 내립시다. 비켜주세요!"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구간이 개통한 뒤 첫 맞은 출근길 곳곳에서는 "내릴게요. 밀지마세요"라는 등의 외침이 터져나왔다.
30일 오전 7시30분 본격적인 출근시간대를 맞이 한 지하철 9호선 가양역 승강장 앞에는 열차에 탑승하기 위한 승객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승강장을 가득 메운 승객들의 줄은 승강장 뒤켠에 마련된 계단까지 이어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종합운동장행 급행열차가 도착합니다'라는 안내 멘트가 승강장에 울려 퍼지자 승객들 사이에서는 '전운'이 감돌기도 했다. 가득 찬 승객들로 더 이상 비집고 들어갈 틈 조차 보이지 않은 열차가 승강장에 도착하자 시민들은 열차 안으로 억지로 몸을 우겨 넣으며 "아이고" 등의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손잡이가 필요 없을 정도로 가득 찬 열차 안에 선 승객들은 옆사람에게 간신히 몸을 의지한 채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열차 안에서는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서울시에서 무료 급행 순환버스를 운행합니다'라는 등의 안내멘트가 쉴 새 없이 흘러나왔지만 누구도 열차에서 내릴 생각은 없어 보였다.

이날 '지옥철'을 맛 본 김명순(33·여)씨는 "열차를 탈 때 숨이 턱턱 막혔다"며 "급행열차에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서둘러 집에서 나와 일반열차를 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노량진역의 상황도 비슷했다. 열차를 타기 위해 만들어진 긴 줄에 있던 한 여성은 이미 '만차'인 열차가 들어 서자 질린 표정을 지으며 열차 타기를 포기하기도 했다.

열차가 승강장에 도착하고 문이 열릴 때마다 열차 곳곳에서는 "비켜달라", "좀 내립시다"라는 등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한모(62)씨는 "9호선이 종합운동장까지 연장운행하게 된 건 좋은데 그만큼 잠실까지 가는 승객들이 늘어서 급행열차뿐만 아니라 일반열차도 너무 붐빈다"며 "9호선을 계속 타고 다녀야 하는데 앞으로 지하철 운행횟수를 늘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옥철에서 간신히 탈출한 강모(58·여)씨도 "염창역에서부터 열차를 타고 왔는데 여의도역이랑 노량진역을 지나면서 갑자기 붐비기 시작했다"며 "아무래도 염창역에서는 여의도역까지 가는 순환버스가 있어서 그나마 괜찮았는데 여의도역에서부터는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김모(75·여)씨도 "연장운행이 시작된 이후부터 말 그대로 지옥철이었다"며 "아침부터 벌써 지쳐서 1시간 정도는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구간이 개통한 후 첫 월요일인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염창역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급행 열차를 탑승하고 있다. © News1 양동욱 기자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구간이 개통한 후 첫 월요일인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염창역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급행 열차를 탑승하고 있다. © News1 양동욱 기자


이날 '지옥철'로 변해버린 9호선으로 인해 우려됐던 안전사고는 다행히 없었다. 9호선 곳곳에는 승객들의 편의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나온 서울메트로와 서울시 관계자 여럿이 배치돼 있었다.

9호선 각 구간별 혼잡도를 확인하던 이들은 역에 열차가 들어올 때마다 승객들의 질문에 답하는 등 출근길을 돕고 있었다.

이에 시민들은 "평소보다 출근 시간이 단축돼 좋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도 내비쳤다. 가락시장역 근처에서 근무한다는 직장인 김모(49)씨는 "종합운동장까지 개통되어서 너무 편리하다"며 "평소보다 10분정도 늦게 출발했는데도 많이 늦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회 근처로 출근하는 지민규(25)씨도 "평소 아침에 9호선을 타면 실소가 나온다"면서도 "오늘 연장으로 인해 걱정했는데 안내요원 덕분에 큰 충돌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연장개통에 걱정되서 평소보다 일찍 나왔다는 회사원 성현정(36)씨도 "생각보다 사람이 붐비지 않아서 놀랐다"며 "이 정도면 평소보다도 나은 것 같기도 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평상시 혼잡한 수준으로 유지됐다"며 "큰 고비는 넘긴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상대책기간을 안정화될 때까지 연장하고 서울시 전체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안전요원을 기존보다 늘리고 혼잡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역에 200여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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