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차범근 아들로 시작해 차두리로 끝나는 아름다운 여행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5-03-29 08:17 송고 | 2015-03-29 08:30 최종수정

차두리가 국가대표 축구 선수로서 마지막 여행을 앞두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태극기를 머리에 두르고 해맑은 웃음을 지어보이던 막내 차두리가 쏜 살 위에 올라탄 시간 속에서 어느덧 은퇴를 말할 위치에 섰다.

FC서울 소속으로의 여행은 아직 유효하나 태극 마크는 이제 내려놓을 참이다. 차두리는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을 끝으로 이미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번복은 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차두리와 다시 한 번 은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으나 자신의 뜻이 확고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존중해야할 결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금껏 한국 축구를 위해 공헌한 차두리를 위해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때 뜻 깊은 시간을 마련키로 했다. 차두리의 마지막 A매치다. 단순히 은퇴식이 아닌, 은퇴 경기다.

차두리가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여행을 앞두고 있다. 오는 31일 뉴질랜드전을 위해 대표팀에 소집됐다. 차범근 아들로 시작해 차두리로 끝나는 아름다운 여행이었다. © News1 DB
차두리가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여행을 앞두고 있다. 오는 31일 뉴질랜드전을 위해 대표팀에 소집됐다. 차범근 아들로 시작해 차두리로 끝나는 아름다운 여행이었다. © News1 DB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7일 “지금껏 한국에서 대표 선수들이 은퇴할 때는 다소 소극적인 형식이었다고 들었다. 하프타임 때 은퇴식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이벤트보다는 진짜 은퇴 경기가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축구 선수로서 아름다운 마무리는 역시 축구 경기라는 철학이었다. 이에 “오는 31일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때 차두리를 선발 출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세부적인 일정까지도 공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는 27일 대전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팀에 합류한다. 29일 소집해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뒤 뉴질랜드전에 선발로 내보낼 것”이라면서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전반이 끝나기 전에 교체시켜서 팬들의 박수를 받게 해주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결국 2015년 3월 29일부터 31일까지 차두리는 평생 잊지 못할 마지막 여행을 떠나게 된다. 대한민국 축구사에 있어 제일 유명하고 가장 위대했던 축구선수 차범근의 아들로 태어나면서 시작됐던 그의 축구 여행은 당당하게 차두리로 끝난다.

지난해 12월 ‘2014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DF 상을 수상하던 차두리는 “대한민국에서 차범근의 아들로 태어나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 상당히 힘든 일”이라면서 “드디어 인정을 받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너무 행복하다”며 가슴 속에서 나오는 벅찬 감정을 전했다. 사람들은 그저 ‘좋은 후광’이라 생각했으나 당사자의 심리적인 압박은 상당히 컸다는 방증이다.

시작은 차범근 아들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끝은 오히려 차범근을 차두리의 아빠로 만들었다. 지난 2001년 11월 8일 세네갈과의 친선경기에서 국가대표에 데뷔한 차두리는 호주 아시안컵까지 A매치 통산 75경기에 나서 4골을 넣었다. 짧지 않은 여정이었다.

이제 진짜 마지막이 될 76번째 여행을 앞두고 있다. 은퇴하는 마지막 무대까지 대표선수로서의 사명감을 보여준 차두리를 위해 팬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은 뜨거운 박수뿐이다.

참고로,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30일 오후 8시 축구국가대표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www.facebook.com/kfa)를 통해 국가대표 마지막 경기를 앞둔 차두리의 ‘LIVE 팬문선답(팬이 묻고 선수가 답한다)’을 개최할 개획이다. 이때부터 함께 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lastuncl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