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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박태환 "모든 노력이 약쟁이로…고의성 떠나 진심으로 반성"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2015-03-27 16:13 송고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자격정지 18개월의 징계를 받은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자격정지 18개월의 징계를 받은 "마린보이" 박태환(26)이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으며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15.3.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자격정지 18개월의 징계를 받은 '마린보이' 박태환(26)이 고개 숙여 용서를 구했다.

박태환은 27일 오후 서울 잠실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지약물 파문과 관련,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혔다.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박태환은 "늘 한결 같은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3일 국제수영연맹(FINA) 청문회는 올림픽 무대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살면서 가장 긴장되고 힘든 시간이었다"며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지난 10년 동안 거의 매월 도핑테스트를 받았지만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처음에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해받고 용서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깨달았다. 올림피안으로서 약물에 대해 스스로 체크를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후회했다"면서 "청문회에서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왜 너 같은 선수가 그런 성분이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치했느냐'였다. 고의성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 대표선수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다시 한 번 사과했다.
또 "2004년 태극마크를 처음 단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약물에 의존하거나 훈련 이외의 방법을 생각하지 않았다. 지난 10년의 영광이 물거품이 됐다. 모든 노력이 약쟁이로…(비쳐지게 됐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박태환은 "처음에는 억울한 느낌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그 병원을 가지 않았더라면, 주사를 놓지 못하게 했다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등을 생각하면서 후회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수영 하나만 알고 수영만으로 사랑을 받아온 제가 수영을 할 수 없게 됐다. 제가 얼마나 부족한 선수인지, 인간적으로도 얼마나 부족한지, 그럼에도 얼마나 과분한 사랑을 받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지난 10년간 저 혼자의 능력이 아니라 국민의 응원으로 여기까지 왔다.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거듭 사죄한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어떠한 비난과 질책도 달게 받겠다. 깊이 자숙하며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내년 3월2일 징계가 끝난 후에도 반성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며 "FINA에서 올림픽 가능성을 열어줬지만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음이 간절하지만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힘든,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 제가 지금 여기서 미래를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억울하지 않냐, 도핑테스트에 적발된 선수가 따오는 메달이 더 이상 무슨 의미가 있냐는 말도 하신다. 이 모든 것은 제가 평생 스스로 감당해야할 숙제다"며 "올림픽 메달이 목표가 아니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사력을 다해 메달을 따냈던 후배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또 제 이름을 딴 박태환수영장을 만들어주시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인천시 관계자 분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2016 리우 올림픽 출전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이 이번 일로 실망을 하셨다. 일단 올림픽에 대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떠한 힘든 훈련도 견딜 것이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이순간 올림픽 출전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힘든 일이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지난해 9월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실시한 약물 검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됐다.

이에 대해 국제수영연맹(FINA)은 지난 23일 스위스 로잔에서 청문회를 열고 박태환에게 18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확정했다. 징계는 지난 해 9월3일 시작, 오는 2016년 3월2일 끝난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딴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도 박탈당하는 등 불명예를 떠안았다.




yj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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