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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로 생긴 규제가 이번엔 '대못'으로…잠긴 조종실문

추락 저먼윙스 조종실문 못 연 것은 9·11후 강화된 보안 때문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2015-03-27 11:49 송고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AFP=뉴스1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AFP=뉴스1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4U9525편 추락의 간접적 원인이 된 조종석 문잠김은 지난 9·11 테러 이후 강화된 항공기 보안규정 때문이라고 AF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먼윙스 대변인은 26일 "조종실은 외부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장갑 문이다"라며 "조종실에는 누가 조종실로 들어오려 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으며 오직 내부의 조종사만이 문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지난 1980년대 처음 도입됐다가 지난 2001년 미국 뉴욕과 워싱턴 D.C.에서 3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9·11 테러 이후 본격적으로 표준화되기 시작했다.

유럽 항공안전청(EASA)과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항공사들에게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여객기의 운행을 장악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항공사와 항공기 제조사별로 조종석을 보호하는 방법은 조금씩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기 전문가는 "잠재적인 테러 용의자가 손쉽게 여객기의 조종석을 장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항공사나 제조사들은 각각 다른 기준을 통해 조종석을 보호해왔다"고 말했다.

저먼윙스의 여객기들은 비밀번호를 눌러야 문이 열리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저먼윙스는 비밀번호 시스템 외에 조종석으로 들어가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과정이나 조종석 문에 쇠지렛대 등이 설치됐는지 여부 등은 보안을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이 전문가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시스템의 경우 문을 열기 위해서는 조종석 내부와 외부에서 각기 다른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며 만일 조종석 내부에 아무도 없을 경우에는 1분 후에 자동으로 문이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보잉 737기종의 현직 조종사인 다프네 데로지에는 "비디오카메라는 조종석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확인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며 "또 조종석 내부에는 위법한 행위로부터 조종석을 보호하기 위해 접근을 차단하는 스위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먼윙스의 모기업인 루프트한자의 대변인은 "루프트한자 항공기의 조종석 문은 내부에서 버튼을 눌렀을 때만 열린다"고 말했다.

프랑스 검찰은 4U9525편 부기장인 안드레아스 루비츠(28)가 기장이 조종실을 나간 후 문을 잠근 채 고의로 기체를 하강시켜 추락시킨 것으로 추락 경위를 밝혔다.

블랙박스 음성분석 결과 추락 직전 기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조종석 외부에서 문을 열려고 한 것으로 확인돼 루비츠가 일부러 문을 열어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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