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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호랑이굴 1년…"호랑이 없네"라고 했다가

원내 입성 1년만에 제1야당 대표로…창당 주역에서 선거 패배 책임지고 대표 사퇴
차기 대권 경쟁 만만치 않은 상황…묵묵히 때 기다리기로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2015-03-26 11:41 송고 | 2015-03-26 14:23 최종수정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15.3.2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15.3.2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옛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신당창당기구가 통합해 탄생한 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로 정확히 창당 1주년을 맞았다.
다사다난 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역시나 가장 눈길이 가는 인물은 창당의 주역인 안철수 의원이다. 당의 행보 만큼 안 의원의 지난 1년도 굴곡진 탓이다.

지난해 3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두 세력의 합당은 정치권에 충격 아닌 충격으로 다가왔다.

더불어 당시 126석의 민주당과 사실상 안 의원 한 명로 대표되는 '안철수 신당'이 5대5 지분으로 합당을 선언한 것도 파격적이었다. 그 만큼 안 의원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2013년 4월 재보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안 의원은 1년도 되지 않아 제1야당의 공동대표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당시 안 의원은 "호랑이 굴에 들어가 보니 호랑이는 없었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안 대표에게 곧바로 가시밭길이 찾아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에 대한 당내 반발이 속출한 것이다. 2013년 재보선에 출마할 당시 가시밭길을 가겠다고 했던 안 의원에게 진정한 시험대가 주어진 셈이었다.

결국 안 의원은 합당의 명분이기도 했던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을 철회했다. 이 결정 후 안 의원에게 위기는 계속됐다. 합당의 최대 명분을 스스로 부정하면서 신뢰도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당시 선거 프레임이었던 '약속 대 거짓' 프레임도 사실상 퇴색됐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안 의원도 후회하는 부분이다. 시간이 흘러 공동대표에서 물러난 안 의원은 "기초선거 무공천 전당원 투표는 내 과욕이었다"며 "내부소란만 잠재우면 개혁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후회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안 대표에게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에게 지난해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는 위기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기회이기도 했다.

국회에 입성한 뒤 만 1년 여 밖에 지나지 않은 초짜 정치인이었지만 선거에서만 승리했을 경우 당에서 자신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고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도 확실히 구축할 수 있었던 탓이다.

그러나 안 의원은 그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하루에 많게는 세 지역을 다니며 지방선거 지원 유세를 다녔지만 여당과 승부를 가리지 못한 안 의원은 재보선에서 참패하며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재보선 참패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원칙없는 전략공천과 그에 따른 당내 반발,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문제였다.

추후 안 의원은 이를 두고 자신의 탓을 인정하면서도 "공동대표가 되니까 일주일 만에 흔들기를 시작하더라. 대표를 뽑는 이유는 권한과 책임을 주는 것인데 책임만 지게 하더라"며 당내 계파주의에 쓴소리를 하기로 했다.

공동대표직에 내려온 이후 안 대표의 상황도 녹록지않았다. 자신이 만든 당이 창당 1주년을 맞았으나 안 의원의 존재감은 미미한 상황이다.

더욱이 야권의 차기 대권 경쟁 주자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매번 차기 대선 지지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말부터 세미나와 토론회를 진행하며 자신의 전문 분야인 경제와 기업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이 마저도 최근 '유능한 경제정당'을 외치고 있는 문 대표에게 의제를 뺏긴 듯하다. 최근에는 포스코 사외이사 시절 성진지오텍 부실인수건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악재도 겹치고 있다.

당내 입지도 넓지 않다. 문재인 대표 체제에서 친노 진영이 당내 여론을 장악하면서 안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의원도 별로 없다.

당내 한 안 의원의 측근은 뉴스1과 통화에서 "최근 당내 인선 등을 보면 합당 정신은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다만 안 대표측은 차분히 때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안 의원측 관계자는 "안 대표가 잘 하는 분야에 대해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고 또 성과도 있다"면서 "안 대표의 길을 걸으면 기회가 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sangh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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