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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청년 끌어안기' 올인…부산서 대규모 토크콘서트(종합)

이번주 '릴레이' 청년 미팅…오늘은 지역구 영도의 한국해양대 찾아
"꼭 연애 결혼하라" 이색 조언부터 "사드 배치해야" 대형 발언까지
한국해양대 명예박사학위도 받아…朴대통령, 직접 화환 보내 축하

(부산=뉴스1) 김영신 기자 | 2015-03-24 20:42 송고
24일 오후 부산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5.3.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4일 오후 부산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5.3.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4일 부산에서 대학생 수백명과 토크콘서트를 갖고 '청년층 공략' 행보를 이어갔다.

김 대표는 이번주 내내 대학가를 릴레이로 방문하고 있다. 전날에는 서울대학교 인근 관악구 고시촌을 찾아 청년들과의 타운홀 미팅을 가진 데 이어 이날에는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구에 있는 한국해양대학교를 찾았다.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이 청년층에게 인기가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당 대표가 나서 적극적으로 당 외연을 넓힌다는 취지다. 

특히 김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약속이나 한듯 함께 활발한 외연 확장 행보에 나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맞물려 '차기 대권 경쟁'으로도 해석돼 눈길을 끈다.

이날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린 김 대표와 해양대 학생들과의 토크콘서트는 김 대표의 별명인 '무대'(무성대장)을 딴 '청년무대'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방송인이자 당 출신인 강용석 전 의원이 사회를 봤고, 김 대표와 강 전 의원, 해양대 총장과 학생들이 자리에 앉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의 꽃다발 증정과 박수·환호 등으로 큰 환대를 받은 김 대표는 6·25 전쟁 중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성장기를 소개하면서 "당시 가난에 고통을 겪던 사람들을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인이 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어린시절을 회고하면서 부산 영도다리가 가사에 등장하는 노래 '굳세어라 금순아'를 즉석에서 열창해 청중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김 대표는 이어 "어려운 서민들이 먹고 사는 데 걱정없도록 하고, 미래에 대한 작은 희망을 갖고 사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 정치를 잘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 서민, 특히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두려울 정도로 청년실업 고통 속에서 고민이 많다.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기대만큼 해결되지 않아 항상 송구스럽다"고 자성했다.

김 대표는 초·중·고 학창시절에 대해 "공부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고 바람은 어디서 불어올까, 하늘의 별은 왜 반짝거릴까 등 '개똥철학'에 몰두했다"며 "싸움도 많이 했고 공부에는 소질이 없었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반대하는 데모에 참여했다. 학창시절 민주화 데모에 투신했다"고 회고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학창시절 다양한 경험에서 얻은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큰 감동이었고, 그 후에 세상에 무서운 게 없어졌다. 뭘 해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누구나 어려움을 겪는데 이를 극복하면 반드시 경험이 있다는 교훈을 새겨 여러분도 늘 '도전' 하시라"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김 대표는 학창시절 연애사를 묻는 강 전 의원의 질문에 "그때는 친구들이랑 노는 것이 좋아서 여학생과 데이트를 잘 하지 못했다"며 "딸 자식을 가진 부모는 딸이 연애를 잘하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결혼은 연애 결혼이 제일 좋다. 젊은 청춘에는 반드시 연애하시라"는 맞춤형 이색 권유도 내놨다.

김 대표는 지난 18대 총선과 19대 총선에서 당 공천에서 탈락한 아픈 과거를 술회하면서 "자유민주주의가 과잉이라 할 정도로 법·제도가 과잉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민주적인 조직인 정치판을 바꾸고 정당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당 대표가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공천권을 당 권력자가 휘두르며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을 심기 위해 당에 충성을 다바친 동지들을 배신하고 쳐내는 게 대한민국 정당의 현실이었다"며 "공천권을 대표가 행사하지 않고 국민에 돌려드린다는 공약으로 대표가 됐고, 이를 위해 오픈프라이머리(국민공천제)를 도입하려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한편으론 정치인이 된 것을 "후회한다"고도 했다. 그는 "정치인은 가족들과 보낼 시간이 없어 자식들이 언제 어떻게 컸는지 모를 정도"라며 "정치인은 공인이고, 공인은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하는 선공후사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아들인 연기자 고윤씨가 군 입대 전 정치인이 되겠다고 해서 "절대 안된다"고 반대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김 대표는 군 제대 후에는 연기자가 되겠다는 아들을 처음에는 말렸다고 밝히면서 "현재는 내 도움 없이 밑바닥부터 올라가고 있어 잘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아들 고윤씨도 참석해 김 대표를 응원했다.

24일 오후 부산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5.3.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4일 오후 부산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15.3.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김 대표는 지역구인 부산 영도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김 대표의 부친인 고(故) 김용주 선생이 부산에서 해운회사를 설립했고, 김 대표의 형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밀가루 공장(신한제분)에서 사고로 숨졌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런 애환과 악연이 있는 곳이 영도인데, 2013년 영도 보궐선거에 출마했다"며 "영도에는 '할매 산신령'이 있는데 이 할매가 영도에 오는 나를 거부할까 고민을 하다 어느날 밤 형님이 숨진 공장 터를 찾아 형님에게 '아직 혼이 계시면 동생이 국회의원하러 왔는데 잘 보살펴달라'"고 읊조렸다고 털어놨다.

부산을 연고로 하는 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부산 시민들이 롯데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롯데가 선수들을 잘 못다뤄 예전같은 성적이 안나와 내가 롯데 사장을 야단쳤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주제가 없는 토크콘서트이다 보니 '대선주자 김무성'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강용석 전 의원이 차기 대권후보 1,2위 모두(김 대표·문재인 대표) 부산 출신"이라고 말을 꺼내자 김 대표는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강 전 의원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음 대선에서 김 대표와 문 대표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 즉석 인기투표를 해보자"고 제안하자 김 대표는 손사래를 치며 "(대선) 출마선언 아직 안했다. 눈을 감겠다"고 쑥쓰러워했다.

강 전 의원이 "즉석 여론조사 결과 김 대표 지지와 문 대표 지지가 6대4로 김 대표가 다소 높지만 새누리당이 젊은 층에 워낙 인기가 없다"고 지적하자 김 대표는 "새누리당은 집안에서 자식들이 잘되길 바라는 욕심에 경험과 지혜를 급하게 전해주려는 인기없는 아버지 같다"며 "청년들의 고민을 더 많이 듣겠다. 그러기 위해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 대표는 민감한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도 막힘없이 답변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핵 보유국으로 봐야 하고, 우리 안보를 위해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형 발언까지 나왔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점에 대해 "철저한 진영논리에 나뉘어 다들 눈과 귀가 멀었다. 자기가 속한 진영 주장만 옳다며 상대 진영의 얘기는 옳더라도 듣지 않는다"고 짚으면서 "저도 과거 선거에서 지역감정을 고취시키는 발언을 많이 했는데 굉장히 후회한다. 정치인으로서 큰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김 대표는 아울러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문제도 심각하다고 진단하면서 "해결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으나 결과가 제대로 안나와 고민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회담에서 김 대표가 문 대표에게 '대통령이 되면 잘 모시겠다'고 발언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는 "표현이 일부 와전됐지만 그 말이 그 말"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한 발언은 "박 대통령께서 경제를 살려보겠다고 국회에 많은 법안을 제출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야당이) 통과를 안시켜주냐.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도록 협조해달라. 당신들(야당)이 집권하면 화끈하게 우리가 도와줄테니 법안들을 통과시켜달라"였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서는 우리 보수우파 정당이 집권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가 발전한다"며 문 대표 등 새정치연합을 향한 견제구를 빼놓지 않았다.

김 대표는 국내 정치권은 물론 외교적으로도 큰 논란 대상인 미국 고(高)고도미사일체계 사드(THADD)에 대한 질문에는 "제가 이 발언을 하면 문제발언인데,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봐야 한다. 전세계적으로 핵실험을 두번 내지 세번 하면 핵보유국으로 인정된다"며 "북한이 공공연히 핵전쟁 위협을 하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핵 방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방어 무기 체계를 갖추는 것은 우리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중국이 사드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이유는 사드의 레이더 반경에 중국이 포함되기 때문인데, 그러나 우리는 안보가 우선"이라고 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사드 배치 옹호론에 힘을 실었다.

김 대표가 사드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안미경중(安美經中)"이라며 "안보는 미국의 핵우산 속에 들어가야하고, 경제는 중국과 잘 교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24일 오후 부산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린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참석해 앉아있다.2015.3.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24일 오후 부산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린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참석해 앉아있다.2015.3.2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청년들의 해외 취업을 장려하는 발언에 대해 비판하는 한 학생에게 "우리나라는 이제 좁다. 해외에 눈을 돌려야 한다. 큰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이 여러분 미래 개척에 훨씬 도움이다. 대통령 말씀은 옳은 방향"이라고 답하며 박 대통령을 옹호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현 정부에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데 대한 질문에는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해외자원개발은 해야 한다. 문제는 하면 제대로 해야하는데 지난 정권에서 한 사업 중 전망이 있는 사업이 몇개 없다는 것"이라며 "판단을 잘못해서 투자를 한 것은 죄가 될 수 없지만 비리가 있다면 그대로 보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검찰에서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아울러 학생들에게 공무원연금개혁,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및 관광진흥법 등에 대해 평소 지론대로 거듭 역설하면서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장 입구에 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 30여명이 찾아와 김 대표를 비난하는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공무원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일도 있었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해양대 학생 600여명과 학교 관계자 등 7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국해양대는 김 대표가 학교와 지역은 물론 우리나라 발전에 지대한 공로를 세웠다며 '명예 행정학 박사학위'를 줬다.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친히 화환을 보내 김 대표를 축하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화환을 보냈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청년 끌어안기'에 주력한 김 대표는 25일에도 모교인 서울 한양대를 찾아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에 나선다. 

최근 '로봇 발연기'(어색한 연기) 동영상으로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잇따른 청년들과 만남으로 당 외연확장에 부쩍 매진하는 김 대표의 행보를 두고 "사실상 대권행보"라는 분석도 뒷따른다.

이런 해석에 대해 김 대표는 행사 후 "아직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과 진지한 대화를 하니까 기분이 좋다"고 웃어넘겼다.


eri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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