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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공영, '교회·거래처·학교법인' 통해 세금 회피

140억원대 법인세·지방세 납부 미루고 부동산 넘겨 재산 축소
이규태 회장 비리에 연루…3곳 모두 검찰 수사 대상

(서울=뉴스1) 홍우람 기자 | 2015-03-23 12:09 송고
서울 성북구 돈암동 일광공영 본사.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 성북구 돈암동 일광공영 본사. © News1 오대일 기자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사업 비리로 수사를 받고 있는 무기중개업체 일광공영이 수년 전 세금 회피 목적으로 자산을 축소하려 한 정황이 23일 확인됐다.


일광공영은 140억원대 법인세 과세통지를 받았던 시기 교회와 거래처, 계열 학교법인 등에 회사 사옥을 수십억원대 담보로 제공했다. 이를 당시 법원은 일광공영이 세무당국의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빼돌린 자산이라고 결론 내렸다.


일광공영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 회사는 법인세를 비롯한 140억원의 과세 통지를 받은 뒤 감사원에 과세처분 취소심판을 청구한 상태였다.

서울시의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도 일광공영은 2010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지방소득세 20억5000만원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일광공영 사옥 등기부 등에 따르면 일광공영은 2010년 7월을 전후해 서울 성북구 사옥 부지와 건물에 대해 성북구 성북동 B교회와 일광공영 계열 학교법인 일광학원, SK C&C 등 3곳에 근저당권을 설정했지만 법원의 결정으로 말소됐다.


당시 세무당국은 "사해행위이므로 근저당권 설정 등기를 말소해달라"며 일광공영이 담보를 제공한 B교회와 일광학원, SK C&C 등을 상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해행위란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숨기거나 제3자에게 증여하는 등 방법으로 재산을 축소해 압류 등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는 이에 대해 "(일광공영의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을) 양도하거나 처분해서는 안 된다"며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일광공영은 B교회에 채권최고액 18억원의 담보를 제공하고 사용처가 불분명한 15억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회는 ‘불곰사업 비리’와 관련한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 결과 일광공영 이규태(66·구속) 회장의 비자금 창구로 확인된 곳이다.


B교회는 최근에도 EWTS 도입 비리 수사와 관련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 교회 대표 목사의 동생인 조모(49)씨도 이 회장과 공모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EWTS 사업 자금을 부풀려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받아낸 혐의다.


SK C&C는 조씨가 이사로 있는 일광 계열사 솔브레인으로부터 20억4000만원의 담보를 제공받았다. 그러나 빌려준 돈은 없었다.

솔브레인과 EWTS 국내 연구개발 하도급 계약을 맺고 계약 이행 보증금 명목으로 받은 담보라는 게 SK C&C 측 설명이다. 아이티(IT) 업계의 관행이라는 것이다.


SK C&C 측은 또 "계약 이후 어느 정도 연구가 진행된 시기였기 때문에 세무당국의 소송에도 법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솔브레인은 EWTS에 대한 연구개발을 실제로 하지 않았다는 게 합수단 수사 결과다.


일광학원은 전세금 2억8000만원에 일광공영 사옥 3개 층을 사용했다. 일광학원도 역시 이 회장의 자금세탁 창구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회계장부를 조작하고 30억원대 학교법인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이 회장을 고발했지만 서울북부지검은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서울교육청이 항고하자 서울고검은 서울북부지검에 이 회장의 법인자금 횡령 혐의를 다시 수사하라고 명령한 상태다.


합수단은 터키 방산업체 하벨산사의 EWTS 납품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사업비 500억여원을 부풀려 가로챈 혐의로 구속된 이 회장, 공군 예비역 준장 출신 권모(61) 전 SK C&C 상무, 솔브레인 이사 조씨 등을 상대로 구체적인 계약경위와 이행과정을 집중 조사 중이다.


합수단은 이 회장 등이 빼돌린 자금의 일부를 교회와 일광 계열사를 거쳐 군과 정관계 로비에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의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hong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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