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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의 도우미로, 이동국-에닝요가 뜬다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5-03-07 01:04 송고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그리핀(griffin)이란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를 갖추고 뒷다리와 몸은 사자인 괴수다. 황금을 지킨다는 가상의 동물인데, 하늘의 제왕 독수리와 백수의 우두머리라는 사자가 만났으니 마주하는 이들이 두려움을 갖기에 충분하다.

지난 2009년부터 2013년 여름까지 전북현대의 녹색 유니폼을 입고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던 이동국과 에닝요는 딱 ‘그리핀 콤비’였다. 라이온 킹(이동국)과 녹색 독수리(에닝요)가 만났으니 조합 자체가 거짓 없었다. 필드에서 보여준 위력도 마찬가지였다.

K리그의 그리핀 콤비는 에닝요가 2013년 여름 중국 장춘 야타이로 떠나기 전까지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전북이 2009년과 2011년 K리그 클래식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 이동국과 에닝요의 위력적인 콤비 플레이가 있었다. 전북이 ‘닥공’이라는 색깔을 갖추게 된 것도 두 선수 영향이 적잖다.

´라이언킹´ 이동국(오른쪽)과 ´녹색 독수리´ 에닝요가 다시 뭉친다. ´그리핀 콤비´의 활약 여부에 전북 다관왕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 아니다. © News1 DB
´라이언킹´ 이동국(오른쪽)과 ´녹색 독수리´ 에닝요가 다시 뭉친다. ´그리핀 콤비´의 활약 여부에 전북 다관왕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 아니다. © News1 DB

과거의 추억으로 그칠 것 같던 ‘그리핀 콤비’가 2015년 부활한다. 에닝요가 중국 생활을 청산하고 전북으로 복귀, 다시 이동국과의 호흡을 준비하고 있다. 이동국의 가벼운 부상 때문에 ACL 1~2차전에서는 그리핀 콤비가 가동되지 않았다. 하지만 K리그 클래식과 함께 두 기록의 사나이가 다시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동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K리그 최고의 공격수다. 서른여섯의 적잖은 나이지만 결정력만큼은 여전히 으뜸이라는 평이다. 지난 시즌에도 수원 산토스(14골)와 함께 득점왕 경쟁을 펼쳤으나 막바지 부상 탓에 아쉽게 2위(13골)에 그쳤다. 나이가 무색한 이동국이 에닝요라는 날개를 다시 달았다.

에닝요 입장에서도 이동국은 든든한 파트너다. 에닝요가 지난 2013년까지 K리그에서 남긴 발자취는 214경기 80골 64도움이다. 최단 기간 ‘60-60 클럽’ 가입자다. 이미 K리그 최고의 외국인 반열에 올라섰다. 결정력도 범상치 않으나 역시 에닝요를 빛나게 만드는 것은 환상적인 도움 능력이다.

독수리 같은 넓은 시야와 급이 다른 오른발 크로스는 날카롭게 상대 진영을 헤집었다. 그 수준 높은 패스를 골로 마무리해주는 해결사가 있었기에 더 빛날 수 있었는데, 역시 이동국의 공이 크다. 양질의 패스도 넣지 못하면 포인트가 될 수 없다.

전북은 올 시즌도 화려한 공격 라인업을 구축했다. 2008년 수원의 K리그 우승 당시 혁혁한 공을 세운 에두를 영입했고 한교원과 이재성, 레오나르도 등 기존 멤버도 출중하다. 그 화려한 면면 속에서도 이동국과 에닝요는 남다른 빛을 뿜어내고 있다. 팀 성적은 물론, 각자의 목표를 위해서도 서로의 도움이 중요하다.

이동국은 지난 시즌까지 167골에 228 득점 포인트를 기록했다. 공히 K리그 통산 최다이다. 180골과 250 포인트라는 더 높은 곳을 위해 특급 도우미 에닝요가 필요하다. 에닝요 역시 새로운 이정표에 도전하고 있다.

지금껏 K리그 통산 64도움을 올리고 있는 에닝요는 5개의 어시스트만 추가하면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보유하고 있는 최다 도움(68도움)을 경신하게 된다. 이동국의 득점 페이스가 빠를수록 추월 가능성은 높아진다. 

서로가 필요한 이동국과 에닝요. 팀에게도 이들의 활약상은 중요하다. 다시 합체한 ‘그리핀 콤비’의 활약 여부에 전북 다관왕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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