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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인수戰, 박삼구 VS 김상열 2파전…'수싸움' 치열

호반건설, 금호산업 지분 처분…매각차익 노림수 의혹 해소
금호 경영진 자사주 연이어 매각, 박 회장 부담 덜어주려는 의도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5-03-05 16:46 송고
서울 종로구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금호산업 인수를 둘러싼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간 수싸움이 치열하다. 금호그룹 경영진은 금호산업 인수에 나선 박 회장 부담을 덜어주고자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 자사주를 연이어 매각했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인 호반건설은 우량 기업과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협상을 비밀리에 진행하는 등 양측이 서로의 움직임을 살피며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5일 호반건설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금호산업에 대한 인수의향서(LOI)를 내기 전 보유하고 있던 금호산업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인수전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하는 한편 금호산업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4.95%) 매각을 통해 거둔 차익은 3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 2013년 호반건설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이 회사 이익 잉여금은 6000억원에 달한다. 금호산업 지분 매각에 따른 이익을 더하면 산술적으로 당장 6000억원 이상은 동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지분 매각은 인수전에 필요한 실탄 확보는 물론 금호산업 주가를 끌어 올려 매각차익을 얻으려 한다는 세간의 의심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묘수라는 평가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자 일각에서는 주가 상승에 따른 매각차익을 극대화하려는 노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수전 열기가 달아오르면 그만큼 금호산업 주가가 상승하고 이에 따른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11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을 매입한 뒤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며 금호산업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현재 금호산업 주가는 2만4000원으로 지난해 10월 1만1000원선에 비해 무려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투자은행(IB) 업계는 금호산업의 최근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고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도 종료된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산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56억7935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돈을 더 벌어들였다.

호반건설이 주가 상승에 따른 막대한 이익을 포기한 것을 놓고 금호산업 인수전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호반건설은 내달 말 마감예정인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 앞서 우량기업 몇 곳과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협의를 물밑에서 진행하는 등 금호산업 인수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채권단 보유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측은 자금 조달과 관련된 부담을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원일우 금호산업 사장과 정광식 부사장, 정재웅 상무는 이달 금호산업 주식을 일제히 처분했다. 매각 주식수는 원 사장과 정 부사장, 정 상무가 각각 3000주, 2000주, 2000주다. 지난 1월에는 기옥 금호터미널 대표와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금호산업 지분 2000주와 3000주를 처분했다.

주요 계열사 임원들이 자사주를 처분한 것은 금호산업 주가를 떨어뜨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보통 기업 경영진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자 자사주를 사들이지만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업계는 금호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냉각시켜 급등한 주가를 끌어내리고자 그룹 경영진이 보유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금호산업 지분은 제3자 공개매각 절차를 거쳐 팔리는데 이때 결정된 최고가격을 박 회장이 받아들여야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서 "주가가 올라가면 공개매각에 따른 입찰가격도 상승하는 구조여서 이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그룹 임원들이 자사주를 연이어 처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산업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은 9일부터 5주간 입찰적격자에 대한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내달 말까지 입찰제안서 접수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호반건설을 비롯한 입찰적격자들이 금호산업 채권단에 박 회장과 컨소시엄을 맺지 않는다는 확약서를 제출함에 따라 인수 후보자들끼리 합종연횡을 구성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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