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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국왕, 아들 총책으로 석유정책 라인업 구성…친정 강화

압둘라지즈 왕자, 석유부 차관으로 승진…무함메드 왕자, 경제개발 최고위 수장 임명

(리야드 로이터=뉴스1) 신기림 기자 | 2015-03-03 19:07 송고 | 2015-03-03 21:26 최종수정
사우다 아라비아의 살만 신임 국왕 © AFP=뉴스1 2015.01.23/뉴스1 © News1
사우다 아라비아의 살만 신임 국왕 © AFP=뉴스1 2015.01.23/뉴스1 © News1


사우디 아라비아의 에너지 정책을 관할하는 라인업이 미묘하지만 중대한 변화를 맞았다. 살만 신임 국왕의 이너서클은 석유 전략과 관련해 전임 국왕 시절보다 더욱 확고한 통제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살만 국왕의 아들 압둘라지즈 빈 살만 왕자의 승진이다. 50대 중반의 압둘라지즈 왕자는 석유부의 차관보에서 차관으로 올라갔다. 지난 1월 29일 국왕 칙령에 따르면 압둘라지즈 왕자는 석유부의 차관과 광물자원부의 장관에 임명됐다.

또 살만 국왕은 기존의 최고석유위원회를 없애고 경제개발 최고위원회를 신설해 또 다른 아들인 무함메드 빈 살만 왕자(35)를 수장으로 앉혔다.

물론 이번 인사 조치가 사우디의 석유 관련 정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거나 알리 알-나이미 석유 장관의 영향력을 감소시킨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살만 국왕이 이번 조치를 통해 앞으로 사우디의 에너지와 경제 전략을 개발하는 방식과 관련해 세대 교체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사우디 국영석유공사 아람코의 전 임원 출신인 사다드 알-후세이니 에너지 컨설턴트는 "무함메드 왕자와 경제개발 최고위원회가 국내 석유 정책을, 압둘라지즈 왕자가 국제 석유정책을 각각 맡았다"며 "하지만 여전히 살만 국왕이 직접 면밀하게 지침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 세대 교체 신호탄?

오는 8월 80세를 맞이하는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이 언제 퇴임하고 살만 국왕이 누구를 후임으로 세울 지에 대한 논의는 큰 의미가 없다. 전통적으로 알 사우디 군주집안은 석유 장관의 업무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그동안 사우디 왕조는 권력의 균형을 유지하고 석유정책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왕자를 석유장관에 앉히는 일은 없었다.

사우디에서 지난 1960년 이후 임명된 석유장관은 모두 4명이며 왕족은 아무도 없다. 나이미 이전 가장 유명한 석유장관은 아흐메드 자키 야마니로 1962년부터 1986년까지 24년 동안 재임했다.

하지만 압둘라지즈 왕자가 석유 차관으로 승진한 이후 중동 외교가에서는 왕족이 석유 장관에 임명될 가능성이 절대 없지는 않다는 분위기다.

한 외교 소식통은 "압둘라지즈 왕자가 차기 석유 장관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그가 승진하기 이전에는 아람코의 칼리드 알-팔리흐 사장이 차기 석유 장관직을 차지할 확률이 90%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었다"고 덧붙였다.

압둘라지즈 왕자는 석유 장관직에 오르지 않더라도 사우디의 에너지 정책을 관할하는 라인업에서 핵심을 차지할 것은 분명하다. 실제 그는 석유수출국(OPEC)의 사우디 대표단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았다.

◇ 사우디 석유 정책 최종 결정권자는 국왕

사우디의 의사 결정하는 방식은 불투명하기로 유명하지만 일반적으로 국왕이 고위급 관료들의 조언에 기반해 최고 왕족들 사이 동의를 얻어 마지막 의사 결정권을 행사한다.

석유 관련 정책의 경우 고(故) 압둘라 국왕의 의사결정은 왕세자, 외무장관, 내무장관, 재무장관, 석유장관, 아람코 사장 등을 포함한 최고석유위원회를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살만 국왕은 신임 군주로써 내린 첫번째 조치 중 하나로 최고석유위원회를 대신할 경제개발 최고위원회를 신설하고 경제개혁에 집중하도록 했다. 새로운 위원회는 나이미 석유장관을 포함해 22명의 장관들로 구성된다.

사우디에서 석유 정책의 최종 결정자는 국왕이지만 국왕은 석유부, 재무부, 외무부 소속 기술관료들과 고위 고문, 그리고 고위 왕족들의 의견을 주로 참고한다.

후세이니 컨설턴트는 "정책 변화는 상명 하달식이 아니다"라며 "사우디의 정책은 석유부에서 준비한 연구보고서와 추천안의 결과이며 국왕이 승인할 때 비로소 국가정책이 된다"고 말했다. 신설된 경제개발 최고위원회는 주로 국내 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무함메드 왕자가 업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사우디의 석유 정책 수립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나이미 석유장관의 전 고위 고문인 무하마드 알 사반은 "무함메드 왕자는 젊은 관료이며 국왕의 전폭적 신임을 얻고 있다"며 "그는 실용적 비즈니스 리더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장이 나머지 22명 장관들의 역할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금과 같은 변화의 시기에 연속성을 보여주는 것은 절대 군주인 살만 국왕에게도 중요하다. 광범위한 개각에도 나이미 장관을 유임한 것은 살만 국왕의 의도적 조치로 해석된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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